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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도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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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는 산골에 살아요.
마루네 마을에는
가을이 일찍 오지요.
가을이 오면 모두가
바빠요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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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뜰에 알밤이 툭툭 떨어지면
마루는 아침 일찍 밤을 줍느라고
다람쥐랑 청설모는
밤을 나르느라고
바빠요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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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들판에 벼 이삭이 출렁이면
마을 사람을은 벼를 베느라고
마루는 벼를 나르느라고
바빠요 바빠.

감나무에 감이 빨갛게 익으면
아빠는 감을 따고,
할아버지는 주워 담고
엄마랑 할머니는
곶감을 만드느라고
바빠요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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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도 나무 밑에서
홍시를 쪼느라고
바빠요 바빠.

‘부엉, 부엉’
감나무에 부엉이가
내려왔다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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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또르륵또르륵
콩을 고르느라고
마루는 새근새근 자느라고
바빠요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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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 여벌옷부터
기저귀에 물티슈,
응급약에 세면도구까지
큰 가방에 싸느라고
‘엄마는 바빠요 바빠’

남편이 운전할 때
졸음운전 할까봐
얼음물과 박하사탕, 껌,
심심풀이 과자 챙기느라
‘아내는 바빠요 바빠’

시골집에 가서
인사 잘하고 밥 잘먹기로
약속하고 다짐받고
기억시키고 또 약속하느라
‘엄마는 바빠요 바빠’

바쁜 엄마에게
느긋한 목소리가 말해요.

“뭔 짐이 이렇게 많아?”

하루종일 짐 챙기느라
종종거렸지만 정작
내 짐은 못챙겼는데~

느긋한 목소리,
‘나빠요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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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어디에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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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에 있나요?
책상 아래에 있나요?
의자 뒤에 있나요?
복도에 있나요?
계단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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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사슴은
흐린 봄의 햇빛 속으로 사라져요.

​아기 북극곰은
눈 속으로 사라져요.

아기 코끼리들은
코끼리 다리 사이로 서서히 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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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박쥐들은
조용하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박쥐 몇 백 마리와 함께
매달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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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아기들은
자신들이 어디에 있든지
위에 있든지 아래에 있든지
올라와 있든지 내려와 있든지

걱정할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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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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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집집마다 아이들의
단골 ‘숨바꼭질 장소’가 있으시지요.

냉장고 옆, 베란다 구석, 책상 밑, 문 뒤,
화장실 욕조, 장롱 속, 이불더미 속…

우리 아이들의 단골 ‘숨바꼭질 장소’는
바로, 식탁 밑입니다.

특히 엄마 아빠가 오붓하게
밥을 먹으려고 할 때,
소심하게^^ 발가락을 간지럽히지요.

약속도 안했는데
순식간에 술래가 되는 엄마아빠.

밥을 먹는 건지, 술래잡기를 하는 건지…
놀아주는 건지, 놀면서 밥을 먹는 건지…

정신을 쏙 빼며 먹는 밥.
어디로 들어가는 지 모르겠는 식사.
그래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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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르~ 꺅꺅!”
천연소화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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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네 손가락을 세어보던 날
그만 손가락 하나하나에 입맞추고 말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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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내리던 날,
널 하늘 높이 치켜올리고
가만히 지켜보았지.

네 고운 뺨 위에
흰 눈이 내려앉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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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아기였던 네가
이제 아이가 되었구나.

언젠가 나는 보고 있겠지.
나에게 손을 흔드는 너의 모습을.

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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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런 날이 올 거야.
그토록 크게 느껴지던 이 집이
이상하게 작게 느껴지는 날이.

언젠가 느끼게 될 거야.
네 등에 온몸을 맡긴 너의 작은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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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나는
네가 네 아이의 머리를 빗겨 주는 걸
보게 되겠지.

언젠가,
지금으로부터 아주 아주 먼 훗날,
너의 머리가 은빛으로 빛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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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 오면,
사랑하는 딸아.

넌 나를 기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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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는 모습에 함께 따라 웃게 되는 그녀,
예소엄마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아나운서로 얼마 전까지
P방송국에매일 같이 출퇴근하고,
종종 주말까지도 일하던’열혈 워킹맘’이었습니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전향해
여유를 조금씩 즐기고 있지요.

얼마 전 만났을 때는 ‘반대표’가 되었다며
초보 학부모로서의 좌충우돌 고충과
애환을 이야기 함께 나누었는데
이번에 만나니 많이 적응한 모습입니다^^

“우리 예소가
줄넘기를 그렇게 못하는 지몰랐어요.
다른 애들은 X자, 쌩쌩이 막 하는데
예소는 겨우 한 두번 폴짝…
얼마나 안타깝던지.
미안한 마음까지 들더라구요.
내가 우리 딸을 이렇게 몰랐나 싶고.”

예소엄마는 예소를 낳고
3개월 만에 복직했습니다.
친정 부모님과 함께 살며
계속 일을 할 수 있었지요.

“아이들에게 많이 서툴렀어요.
떼 부릴 때는 어떻게 해야하는 지,
까르르~ 웃기고 싶을땐 어떻게 해야 할지,
온통 물음표 투성이었죠.
아이들도 컨디션이 안좋을 땐
엄마가 아닌할머니, 할아버지를 찾더라구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얼마나 짠~ 하던지.

엄마는 난데, 내가 너희를 낳았는데.
난 아이들을 너무 모르고,
너희들은 엄마품을 모르는구나…하는 생각에.”

어린 아이를 둔 ‘일하는 엄마’라면
예소엄마처럼 가슴 아파한 적 있으시지요.

8살 의젓한 첫째딸 모습에 뿌듯하고
5살 둘째 아들이 우는 모습조차 예쁘다는 그녀.

연애 6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
남편이 군대-인턴-레지던트로
생활하는 내내 ‘내조한’ 의사의 아내.

지금도
‘9시 출근-6시 퇴근’이 아닌,
‘6시 출근-9시 퇴근’하는 남편을 대신해
두 아이들을 홀로 케어하고 있는 대단한 그녀.

멋지고 대단한^^
예소엄마가 들고 온 그림책은 바로,
<언젠가 너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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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소도 좋아하지만
예소엄마가 더! 좋아한다는,
따스하고~ 뭉클하고~ 여운이 오래가는~
‘예소엄마’와 꼭닮은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p.s. 표지에는 예소가 직접 붙인
스티커가 가득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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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툭 투두둑
빗방울이 떨어져요.
지붕에 떨어진 빗방울이
홈통을 따라 줄줄 흐르고
유리창을 타고 흘러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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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서
풀과 나무를 적시고 땅에 스며들어요.

물방울이 눈에 보이지 않는
가벼운 수증기가 되어
위로 위로 올라가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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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물방울들이 서로 엉켜 붙어
더 큰 물방울이 되어요.
물방울들이 점점 커지고 무거워지면
구름도 잿빛 먹구름이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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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이 몹시 무거워져 공기 중에
떠 있을 수 없으면 땅으로 떨어져요.
작은 물방울은 보슬보슬 보슬비로,
커다란 물방울은 쏴쏴 장대비로 내려요.

​밭에도 비가 내려요.
채소들은 축축해진 밭에서 물을 얻을 수 있어요.
채소들은 뿌리로 물을 빨아들여 쑥쑥 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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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르르 톡.
지붕 끝에 매달려 있던 빗방울이
쪼르르 쪼르르 흘러내려요.
어느새 비가 그쳤어요.

“비야, 잘 가.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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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비가 옵니다.
우르르, 쾅쾅! 천둥번개도 치네요.

자전거도 못타고, 놀이터에도 못가고,
주말 축구도 취소에, 나들이도 못하는…
‘비 오는 날’은 아이들에게 감옥과도 같지요.

그런데 엄마는 빗소리가 좋습니다.
화~ 한 비 특유의 냄새도 좋구요,
뽀송뽀송한 옷을 입고 베란다 밖으로
우산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재미있어요.

요즘 너무 비가 오지 않아서
농사짓는 분들이 무척 고생을 하신다던데
비가 조금 더 많이 내려
논농사, 밭농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결혼 전엔 비가 오면
통유리 창가 카페에 앉아
향긋~ 한 아메리카노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그랬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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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앞엔 아기 기저귀와 이불더미들,
여기저기 과자 부스러기를 밟고 지나간 흔적,
그리고
놀아달란 성화에 어쩔 수 없이
응급처치로^^ 펼쳐준 스케치북 세 개.
(한 10분 그림그리다 이내 실증내며
또 심심하다고 난리칠 게 뻔하지만요..)

밖에 못나가서
좀 시달려도 오늘은 괜찮습니다.
간만의 빗소리가 참 좋거든요.

“비야, 오래오래 내려라. 촉촉하게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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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는 얼마나 작아지려는 걸까요?
알프레드의 엄마와 아빠는
아침마다 생각합니다.
알프레드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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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는 사람들이 쳐다보면
아주 조금씩 줄어들었거든요.

“일어나렴. 유치원 가야지.”
“아빠! 저를 쳐다보지 마세요.”
“아, 참!”
아빠가 황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늦었어요.
알프레드는 이미 조금 더 작아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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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알프레드는 이모 댁으로 갔어요.
그곳에는 알프레드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을 만한 데가 없었지요.

특히 바로 옆에 앉은 수산네가
알프레드를 빤히 쳐다보았지요.
알프레드가 음료수를 천천히 빨아서
잔을 다 비울 때까지 말이에요.

​그 때 갑자기 알프레드의 배가
부글거리기 시작했어요.
“꺼~~~~~어어어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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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모두 웃음을 터트렸어요.
다들 배를 잡으며 웃고 또 웃었어요.
수산네도 웃었어요.
알프레드도 웃었지요.

그러자 알프레드가 커졌지 뭐예요.
아주 조금이지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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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유치원에 간 알프레드.
“나랑 싸우고 싶은 사람 있으면
모두 덤벼 봐!”
알프레드가 외쳤어요.
아이들은 몹시 커진 알프레드가 무서워서
모두 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안녕!”
아빠가 오자 알프레드는
아이들과 선생님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어요.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이에요.
“안녕히 주무세요!”

알프레드는 혼자 침대에 누웠어요.
그런데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무서워진 알프레드는 엄마 아빠를 불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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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리가 없는데, 어쩌지?”
알프레드는 자신의 몸이
아주아주 커졌음을 깨달았지요.

놀란 알프레드는 엄마 아빠를 위해
자리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니에요. 여기에 자리 있어요!”
알프레드가 엄마 아빠에게 외쳤어요.
그러자 알프레드가 조금씩 작아졌어요.
알프레드는 점점 더 작아졌어요.

엄마 아빠가 쳐다봐도 알프레드는
더 이상 작아지지 않았어요.
그리고 커지지도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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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시절,
빛바랜 사진 한 컷 같은
오래된 기억이떠오릅니다.

한… 6, 7살 되었을까요.

가까운 가족 혹은 친지들이 모여
어디로 놀러가 동그랗게 앉아
아이들의 재롱잔치를 열었습니다.

다른 가족 아이들이
노래하고, 춤추고, 까불며^^
저마다의 특기를 선보이는 시간.

엄마는 제 옆구리를 쑤시며
잘하는 율동을 하라고 재촉하셨죠.
한 번, 두 번, 세 번…
저는 엄마의 ‘옆구리 콕콕’을
몸을 비비 꼬아가며
“시이러어~ 안할꼬야아~”
하며 엄마 무릎을 파고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재롱잔치가 끝나고
어른들만의 파티가 시작되는 찰나,
그 때서야 저의 자신감이 100% 충전되었죠.

“엄마, 나 이제 율동할래.”
“됐어, 아까 했었어야지. 끝났어!”

그 때의 서운함과 안타까움이란…
잘 할 수 있는데,
다른 아이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는데.

그 때의 상처?!로
전 그 후로도 오랫동안
소심하고 부끄럼쟁이로
남들 앞에 서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찰나의 기억은
제 무의식 속에 오래오래 남아
‘무대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져
배우라는 직업을 갖게도 했지요.

요즘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게 되면
그 시선들을 스스럼없이 즐기는
제 모습에 종종 놀라곤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기억 속에도
상처로 되는 찰나의 순간이 생기겠지요.

엄마는 기억못할 정도로 아주 사소하지만,
아이에게는 사진처럼 각인될 순간.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믿습니다.
아이의 상처가 잘 아물고 치유되어
훗날 긍정적인 역할을 해줄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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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가자, 자전거 가게!
방귀 자전거를 타고 뿡뿡 달려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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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가자, 모자 가게!
프로펠러 모자 쓰고,
하늘로 윙윙 날아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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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가자, 솜사탕 가게!
푹신푹신 솜사탕이 사르르.
큰일 났다!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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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가자, 신발 가게!
물총 신발을 신고 물싸움해야지.
찌이익찍, 슝슝!
물총을 맞아 흠뻑 젖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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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가자, 수건 가게!
폭신폭신 수건을 쓰고,
준이도 곰돌이도 아이 포근해.
준이는 낮잠 자고 싶어요.
곰돌이도 낮잠 자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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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가자, 엄마한테!
동네 한 바퀴 돌고,
콜콜 낮잠 자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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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골목골목이 놀이터였습니다.

공사장에 쌓인 모래 속 조개찾기,
전봇대는 모든 놀이의 출발지,
동네 구멍가게 앞은 휴식처,
여기저기 돌멩이들은 소꼽놀이,
바닥에 선을 그으면 니땅내땅.

동네 한 바퀴만 돌면
하루의 절반이 지나갔지요.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에겐..
학교나 주변 공원, 집 앞 놀이터,
주차장 그리고 키즈카페가 전부입니다.

어떻게 보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너무나 ‘만들어진 공간’에
길들여지는 것 같아서요.

이번 주말엔 아이들과
동네를 한 번 돌아봐야겠습니다.
곳곳의 나뭇잎과 흙과 돌멩이들.
몸을 숨길 수 있는 구석진 공간들.

우리 주변에 있는 색다른 장소를 찾아
뛰고 걸으며 함께 놀아봐야겠습니다.

(위험하지만 않으면~)
옷이 마구마구 더러워져도,
신발에 모래나 물이 들어가도,
여기저기 털썩! 주저 앉아도,
이상한? 것들을 만져도,

아.무.말.하.지.않.겠.습.니.다.

맹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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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옛날에 농사꾼이
하나 살았는데 참 가난했어.
자기 땅이 없으니까
남의 집에 품이나 팔아서 먹고 살았지.

하루는 남의 집에 가서 농사일을 해 주고
품삯으로 돈 서 푼을 받았어.
그 돈을 괴춤에 넣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 도깨비란 놈이 불쑥 튀어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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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님, 나 돈 서 푼만 꾸어 주.”
“내가 무슨 돈이 있다고 꾸어 달래니?”
“아, 품판 돈 서 푼 있지 않우?”

빤하게 다 알고 그러는데 어떻해?
하릴없이 돈 서 푼을 꺼내 줬어.

“내일 꼭 갚을 테니 염려 마우.”
농사꾼은 빈손으로 털레털레 집에 돌아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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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튿날, 농사꾼은 또 남의 집에 품을 팔고
저녁이 돼서 집에 돌아왔어.

“어제 꾼 돈 서 푼 가지고 왔소. 옜소, 받우.”
세어 보니 딱 서 푼이야.
그놈의 도깨비가 약속 하나는 잘 지키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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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날,
아, 또 뭐 시커먼 것이 문 앞에 썩 나타나네.

“어제 꾼 돈 서 푼 가지고 왔소. 옜소, 받우.”
“아니, 또 무슨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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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에도 돈 서 푼.
그 다음 날에도 돈 서 푼.
또 그 다음 날에도 돈 서 푼.
날이면 날마다 돈 서 푼…

나중에는 돈궤에 돈이 아주 철철 넘쳐.
농사꾼은 점점 형편이 펴게 됐어.

​저녁마다 도깨비가 돈을 들고 찾아오니
돈이고 뭐고 다 귀찮아진단 말이야.
농사꾼은 문 앞에다 말 피를 잔뜩 뿌려 놨어.
아니나다를까, 도깨비가 안 나타나.

그런데, 아니 이게 뭐야.
아닌밤중에 마당에 돈벼락이 떨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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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나 무서워하라고 문 앞에
말 피를 뿌려 놨겠다. 너도 어디 맛 좀 봐라.
옜다, 네가 제일 무서워하는 돈이다.”

한 푼, 두 푼, 서 푼, 너 푼, 닷 푼…
우르르 와르르 짜르르 콰르르.

“어이쿠, 이러다가 정말 돈에 깔려 죽겠다.
제발 그만 좀 해라.”

도깨비는 사흘 동안 밤마다 와서
마당에 돈을 던져 넣더니
그 다음부터 다시는 안 오더래.
어디로 갔냐고? 그건 나도 모르지.
또 어디 가서 돈 서 푼 꾸어 쓰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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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빚’없이 사는 분
어디 계실까요.

갚아도 티가 안나고,
갚아나가도 재미도 없고,
갚아도 갚아도 끝이 안 보이고…

어디 하늘에서 뚝, 돈이 떨어져
목돈으로 ‘옜다!’하고 갚아버리면
속이 다 시원할 것도 같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는 끝낼거라고 믿으며
“힘을 냅시다!”

‘빚’은 ‘빚’일뿐,
언젠가는 ‘빛’나리!

“정신없는 도깨비야,
이 아줌마한테 좀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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웸믹들은 날마다 똑같은 일을 하며 살았어.
나무결이 매끄럽고 색이 잘 칠해진
웸믹들은항상 별표를 받았어.
하지만 나무결이 거칠고 칠이 벗겨진
웸믹들은늘 잿빛 점표를 받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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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넬로는 남들처럼 높이 뛰어 보려고
애를 썼어. 하지만 늘 넘어지고 말았지.
넘어져서 마무 몸에 상처라도 나면
웸믹들이 달려들어 너도나도 점표를 붙였어.

점표를 잔뜩 붙인 펀치넬로는
이제 밖에 나가기가 싫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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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넬로는 좁은 길을 따라 언덕 위로 올라가
커다란 작업장 안으로 들어섰어.
모든 게 너무나 커서
펀치넬로의 눈이 동그래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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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그냥 집에 가야겠어.”
바로 그 순간 펀치넬로의 귀에
자기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저를 아세요?”
펀치넬로가 더듬거리며 물었어.
“물론이지. 내가 널 만들었는걸.”
만든이는 펀치넬로를 작업대 위에 앉혔어.
“흠… 나쁜 표를 많이 받았구나.”

“저도 이런 표를 받고 싶지 않았어요,
엘리아저씨.전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얘야, 내게 변명할 필요는 없단다.
누가 별표나 점표를 붙이는 거지?
그들도 너와 똑같은 나무 사람들일 뿐이란다.
펀치넬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단다.
난 네가 아주 특별하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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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아저씨는 펀치넬로를 내려다보더니
커다란 손을 작은 어깨에 얹고 천천히 말했어.

“왜냐하면, 내가 널 만들었기 때문이지.
너는 내게 무척 소중하단다.”

엘리아저씨는
펀치넬로를 바닥에 내려 주었어.
“기억하렴.”
작은 나무 사람이 문 밖으로 나갈 때
엘리가 말했어.

“내가 너를 만들었고, 너는 아주 특별하단다.
나는 결코 좋지 못한 나무 사람을
만든 적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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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넬로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어.
“그의 말이 맞을지도 몰라.”

바로 그 순간,
펀치넬로의 몸에서 점표 하나가…
땅으로 떨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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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냥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입니다.
‘저 아이가 내 아이라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울컥, 하는
그냥 평범한 엄마입니다.

우리 첫째와 동갑내기인,
올해 여덟살이 된 혁규가
‘아.직.도’ 아빠와 함께
그 차갑고 깜깜한 깊은 물속에 있습니다.
혁규에게 아줌마로써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

​’아가야, 어디있니…
아빠 품 속에 안겨있니. 아빠 손을 잡고 있니.
동생에게 구명조끼도 양보한 기특한 아가.
얼마나 무서웠을지, 얼마나 울었을지.

동생이 오빠를 기다리고 있단다.
엄마가 하늘나라에서 두팔벌려 기다리고 있단다.
아빠 손 잡고 어서 나오렴. 미안하다, 혁규야.
아줌마가 많이 미안하다. 아무것도 못해서.’

그리고…

‘하늘에 있는 혁규엄마…
마지막까지 혁규를 찾으면 입혀줄 구명조끼를
품에 꼭 안은 채 주저있었던 당신의 모습에
속절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아이 걱정에 엄마로서 막막하고 고통스러웠을
그 마음, 생각만 해도 절절히 느껴집니다.

하늘에서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혁규를 지켜주세요.
미안해요, 혁규엄마.

당신을 위로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1년 전, 뉴스를 통해 보고 들었지요.
지인들의 한 두 다리만 건너면 아는 가족들이
바로 뉴스 속 주인공이었습니다.

하지만, SNS 프로필 사진을
노란리본으로 대신한지 벌써 1년.
잊지 않으려했지만
종종 잊기도 했음을 고백합니다…

아픈 댓글로 유가족을 한번 더 죽이는 현실.
그저 교통사고라 말하며 ‘그만하라’는 현실.
금식농성장에서 치킨피자를 먹는 현실.
엄마의 마음으로
‘현실 속 그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는 모두 특별합니다.
안산의 아이들도.
물론, 당신의 아이들도.”

▶◀ 세월호 1주기를 추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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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아, 쑥아, 어디 있냐? 쑥쑥 나오거라.”

​옥이는 쑥을 부르고,
할머니는 코를 벌름거립니다.

“아이고, 쑥 냄새가 좋구나, 좋아.”

할머니 손이 바빠집니다.

​”여기도 쑥, 저기도 쑥,
온통 쑥 천지네그려.
어디서나 쑥쑥 잘 자라서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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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을 캐다 말고 옥이는 꽃을 땁니다.

​”우리 옥이 예쁜 옥이 먹을
쑥개떡 만들려면 이만큼이면 될까나?”

할머니 광주리는 벌써 쑥으로 가득 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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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언니는 고소하게 지져서 쑥전을,
점심이 언니는 고슬고슬 보송보송 쑥버무리를,
별이 할아버지는 구수한 쑥 된장국을,

옥이랑 할머니는 쫀득쫀득 쑥개떡
향긋한 쑥개떡을 만들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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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뒷산으로도 갑니다.
옥이는 팔랑팔랑 나비 따라갑니다.

​”뾰족뾰족 쌉쌀한 엄나무 순은 따서 뭐하게요?”
“우리 옥이 예쁜 옥이,
맛난 반찬 귀한 반찬 해 줄란다.”

할머니 망태기에
엄나무 순이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할머니는 뾰족한
엄나무 가시에 손을 몇 번이나 찔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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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뾰족 엄나무 순
초고추장에 무쳐 먹고 찍어 먹고
동글동글 쌈을 싸서 저분저분 씹어서
꿀꺽 삼키니 입 안에 단맛이 가득 퍼집니다.

볼이 빵빵하게 쌈을 싸 넣고 오물오물 씹느라
모처럼 할머니들 얼굴 주름이 쫙 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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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에 네 할머니가 이거 많이 해줬어.
하도 먹을 게 없으니 이것도 귀했지.
할머니는 이마저도 못먹고
새끼들 먹이려고 허리가 꼬부라져가지고…”

봄마다, 쑥버무리를 해오는,
엄마의, 단골 이야기.
봄마다, 쑥버무리를 먹으며 듣는,
엄마의 엄마 이야기.

6남매의 맏이인 우리 엄마는
할머니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랑이 참 많습니다.
봄만 되면
쑥버무리를 하며 할머니를 생각하고
진달래꽃 보며 할머니를 그리워하고
봄나물들을 보며 할머니를 떠올립니다.

봄마다 듣는 쑥버무리 이야기.
달콤쌉싸름한 쑥버무리의 맛과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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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만 되면 맛보는
엄마의 엄마 이야기.
그리고
엄마가 만든 할머니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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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가게에 곰 인형이 있었어요.
다른 인형들과 달리 곰 인형은
늘 화가 난 듯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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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쟤가 자꾸 나 째려봐요.”
곰 인형은 진짜로 화가 났어요.
“왜 모두 나를 무서워하는 거야?”
곰 인형 볼이 빵빵해졌어요.
몸도 빵빵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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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인형은 풍선처럼 자꾸자꾸 부풀어 올라,
집채만큼 커져 버렸어요.

사람들은 곰 인형을 보고 겁에 질려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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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섭다고? 흥!
진짜 무서운 게 뭔지 보여 주지.’
곰 인형은 도시를 거침없이 헤집고 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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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한 아이가 보였어요.
아무리 겁을 줘도 아이는 무서워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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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

아이가 곰 인형을 보고 웃자
곰 인형 얼굴에도 웃음이 번졌어요.
곰 인형은 예전처럼 작아져서
아이 품에 폭 안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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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학년이 된 첫째가
자꾸만 가정통신물을 소홀히 다뤄
준비물을 빼먹고 가서 속이 상합니다.

특히, 어제는 반 친구 생일파티가 있어
간식을 조금씩 싸가야하는 날이었는데.

아직 한번도 뵙지 못한 같은 반 엄마들과
‘깨톡’을 하다 준비물이 잔뜩 있었다는 사실을
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속이 상하더군요.
준비물을 빠뜨린 것도 속상했지만
다른 아이들 간식 먹을때
멍하니 있을 아이 모습이 떠올라
(친구들이 나눠줬을거라 믿지만요.)
더 속이 상했습니다.

‘들어오기만 해봐라.’
집에 들어오는 아이에게
소리를 빽 질렀습니다.
“너 왜 준비물 있다고 엄마한테 말 안했어!
가정통신문은 도대체 어디에 빠뜨린거니.”

신나게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다
엄마의 매서운 목소리에 눈만 말똥말똥.
그 모습을 보니 이내 밀려오는 후회.

아이가 준비물을 못 챙겨간 것,
아이가 간식을 못 먹은 것보다
가장 많이 화가 난 이유는,
“준비물 혹시 없니?”하고
한번 물어보지 못한 제 자신이
미웠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림책 속 <꼼>처럼
아이의 ‘잘못했어요, 엄마’소리에
몸이 쪼그라들듯
화도 사그라들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먼…
초보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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