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반가운 당신에게] 투두둑 비가 와요
툭 툭 투두둑
빗방울이 떨어져요.
지붕에 떨어진 빗방울이
홈통을 따라 줄줄 흐르고
유리창을 타고 흘러내려요.
비는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서
풀과 나무를 적시고 땅에 스며들어요.
물방울이 눈에 보이지 않는
가벼운 수증기가 되어
위로 위로 올라가는 거예요.
작은 물방울들이 서로 엉켜 붙어
더 큰 물방울이 되어요.
물방울들이 점점 커지고 무거워지면
구름도 잿빛 먹구름이 되어요.
물방울이 몹시 무거워져 공기 중에
떠 있을 수 없으면 땅으로 떨어져요.
작은 물방울은 보슬보슬 보슬비로,
커다란 물방울은 쏴쏴 장대비로 내려요.
밭에도 비가 내려요.
채소들은 축축해진 밭에서 물을 얻을 수 있어요.
채소들은 뿌리로 물을 빨아들여 쑥쑥 자라요.
쪼르르 톡.
지붕 끝에 매달려 있던 빗방울이
쪼르르 쪼르르 흘러내려요.
어느새 비가 그쳤어요.
“비야, 잘 가. 또 만나.”
: )
간만에 비가 옵니다.
우르르, 쾅쾅! 천둥번개도 치네요.
자전거도 못타고, 놀이터에도 못가고,
주말 축구도 취소에, 나들이도 못하는…
‘비 오는 날’은 아이들에게 감옥과도 같지요.
그런데 엄마는 빗소리가 좋습니다.
화~ 한 비 특유의 냄새도 좋구요,
뽀송뽀송한 옷을 입고 베란다 밖으로
우산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재미있어요.
요즘 너무 비가 오지 않아서
농사짓는 분들이 무척 고생을 하신다던데
비가 조금 더 많이 내려
논농사, 밭농사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결혼 전엔 비가 오면
통유리 창가 카페에 앉아
향긋~ 한 아메리카노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그랬었는데.
지금 제 앞엔 아기 기저귀와 이불더미들,
여기저기 과자 부스러기를 밟고 지나간 흔적,
그리고
놀아달란 성화에 어쩔 수 없이
응급처치로^^ 펼쳐준 스케치북 세 개.
(한 10분 그림그리다 이내 실증내며
또 심심하다고 난리칠 게 뻔하지만요..)
밖에 못나가서
좀 시달려도 오늘은 괜찮습니다.
간만의 빗소리가 참 좋거든요.
“비야, 오래오래 내려라. 촉촉하게 내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