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나를 쳐다봐요

[자존감을 형성하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모두 나를 쳐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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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는 얼마나 작아지려는 걸까요?
알프레드의 엄마와 아빠는
아침마다 생각합니다.
알프레드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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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는 사람들이 쳐다보면
아주 조금씩 줄어들었거든요.

“일어나렴. 유치원 가야지.”
“아빠! 저를 쳐다보지 마세요.”
“아, 참!”
아빠가 황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늦었어요.
알프레드는 이미 조금 더 작아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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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알프레드는 이모 댁으로 갔어요.
그곳에는 알프레드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을 만한 데가 없었지요.

특히 바로 옆에 앉은 수산네가
알프레드를 빤히 쳐다보았지요.
알프레드가 음료수를 천천히 빨아서
잔을 다 비울 때까지 말이에요.

​그 때 갑자기 알프레드의 배가
부글거리기 시작했어요.
“꺼~~~~~어어어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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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모두 웃음을 터트렸어요.
다들 배를 잡으며 웃고 또 웃었어요.
수산네도 웃었어요.
알프레드도 웃었지요.

그러자 알프레드가 커졌지 뭐예요.
아주 조금이지만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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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유치원에 간 알프레드.
“나랑 싸우고 싶은 사람 있으면
모두 덤벼 봐!”
알프레드가 외쳤어요.
아이들은 몹시 커진 알프레드가 무서워서
모두 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안녕!”
아빠가 오자 알프레드는
아이들과 선생님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어요.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이에요.
“안녕히 주무세요!”

알프레드는 혼자 침대에 누웠어요.
그런데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무서워진 알프레드는 엄마 아빠를 불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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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리가 없는데, 어쩌지?”
알프레드는 자신의 몸이
아주아주 커졌음을 깨달았지요.

놀란 알프레드는 엄마 아빠를 위해
자리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니에요. 여기에 자리 있어요!”
알프레드가 엄마 아빠에게 외쳤어요.
그러자 알프레드가 조금씩 작아졌어요.
알프레드는 점점 더 작아졌어요.

엄마 아빠가 쳐다봐도 알프레드는
더 이상 작아지지 않았어요.
그리고 커지지도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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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시절,
빛바랜 사진 한 컷 같은
오래된 기억이떠오릅니다.

한… 6, 7살 되었을까요.

가까운 가족 혹은 친지들이 모여
어디로 놀러가 동그랗게 앉아
아이들의 재롱잔치를 열었습니다.

다른 가족 아이들이
노래하고, 춤추고, 까불며^^
저마다의 특기를 선보이는 시간.

엄마는 제 옆구리를 쑤시며
잘하는 율동을 하라고 재촉하셨죠.
한 번, 두 번, 세 번…
저는 엄마의 ‘옆구리 콕콕’을
몸을 비비 꼬아가며
“시이러어~ 안할꼬야아~”
하며 엄마 무릎을 파고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재롱잔치가 끝나고
어른들만의 파티가 시작되는 찰나,
그 때서야 저의 자신감이 100% 충전되었죠.

“엄마, 나 이제 율동할래.”
“됐어, 아까 했었어야지. 끝났어!”

그 때의 서운함과 안타까움이란…
잘 할 수 있는데,
다른 아이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는데.

그 때의 상처?!로
전 그 후로도 오랫동안
소심하고 부끄럼쟁이로
남들 앞에 서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찰나의 기억은
제 무의식 속에 오래오래 남아
‘무대에 대한 동경’으로 이어져
배우라는 직업을 갖게도 했지요.

요즘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게 되면
그 시선들을 스스럼없이 즐기는
제 모습에 종종 놀라곤 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기억 속에도
상처로 되는 찰나의 순간이 생기겠지요.

엄마는 기억못할 정도로 아주 사소하지만,
아이에게는 사진처럼 각인될 순간.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믿습니다.
아이의 상처가 잘 아물고 치유되어
훗날 긍정적인 역할을 해줄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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