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표주박 하나 주워서

[자연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우리에게] 은표주박 하나 주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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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구불구불 구불강 가에
욕심 사나운 장사꾼 하나가 살았어.
하루는 장사를 끝내고 집으로 가는데
날이 그만 저물었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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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은 곳에 집이 있어 달려갔어.
그런데 사람 집이 아니고 도깨비 집이네!
대문 틈으로 살펴보니,
낡디낡은 집 안에서 우당당탕 와당당탕.

조그마한 은표주박 안에서 도깨비들이
떼 지어 나오더니 한순간에 뚝딱뚝딱.
낡은 집을 번쩍번쩍 새 집으로 바꿔 놓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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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쟁이는 은표주박을 챙겨 들고
눈썹이 휘날리도록 집으로 달렸어.

다음 날, 밤이 깊자 대장 도깨비가 찾아왔어.
“이봐, 내 표주박 좀 돌려줘.”
“공짜로? 그럴 수야 없지.
내 집을 돈으로 가득 채워 줘. 그러면 돌려줄게.”

​대장 도깨비는
일도깨비들과 집을 짓기 시작했어.
일도깨비들이 집을 다 짓자
날이 훤하게 밝아 왔어.
그 바람에 도깨비들과 대장 도깨비는 사라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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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밤, 대장 도깨비가 다시 찾아왔어.
“소원 하나만 더 들어줘. 그러면 돌려줄게.”
“또? 소원이 뭔데?”
“물고기 많이 잡는 그물 하나만 만들어 줘.”

하지만 이번에도 그물을 다 만들자
날이 밝았고, 도깨비들은 사라졌어.

또다시 밤이 되고 대장 도깨비가 찾아왔어.
“이제 그만 내 표주박을 돌려줘.”
“구불강 말인데, 강 끝에 둑을 쌓고
굽은 물길을 펴 줘.”

대장 도깨비는 일 도깨비들과 일을 하고
이번엔 은표주박과 함께 사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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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흐르고 구불강은 병들었어.
마을 사람들은 화가 나서
욕심쟁이 집으로 쳐들어갔어.
“네가 구불강을 망가뜨렸지?
어서 당장 돌려놔!”
“잠깐 기다려 봐.
대장 도깨비가 오면 다 해결될 테니까.”
“도깨비가 뭘 어째?”

마을 사람들은 욕심쟁이를 마을에서 내쫓았어.
도깨비가 쌓은 둑은 무너졌고,
고였던 물은 다시 흐르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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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쟁이는 어떻게 되었냐고?

욕심쟁이는 은표주박을 또 얻고 싶어서
날마다 산속 허름한 집을 찾아다니다
무시무시한 산귀신에게 붙잡혀서
죽을 때까지 산귀신 심부름만 했다지 뭐야.

고것 참 쌤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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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의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하나를 얻으면
또 하나를 얻고 싶은엄마의 마음.

아이가 질질~ 배밀이를 하면,
아이가 기어다니길 바라게 되고.
아이가 아장아장~ 한 발자국을 떼면,
아이가 혼자 걷게 되길 바라게 되고.
아이가 폴짝 폴짝~ 뛰어다니면,
아이가 조잘조잘 이야기 했으면 합니다.

엄마의 행복은 생각보다 작습니다.
거창한 뭔가가 아닌 사소한 것에
힘을 얻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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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쓴 ‘엄마’라는 두 글자에 감동하고
아이들끼리 알콩달콩 밥 먹는 모습에 흐뭇하고
두 팔 벌려 뛰어오는 아이를
품에 쏙 안으며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끝없는 욕심,
생각보다 작은 행복.

아이에게 부담되는 욕심을 부리지 않으리라,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리라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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