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집으로 가자

[이별의 슬픔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이제 집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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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사람들에게 잊혀진
깊고 깊은 마법의 숲에는
마법사 로코와 강아지 보보가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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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세월이 흘러 둘 다 나이가 들었고,
보보가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혼자 남은 로코는 너무나도 슬펐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로코는
잃어버린 마법의 힘을 되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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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꽃의 요정이 말했습니다.

“음, 그건 네가 깊은 슬픔 속에 갇혔기 때문이야.
언젠가는 스스로 그 슬픔에서 깨어나야 해.
그러면 마법의 힘도 돌아올 거야.”

‘하지만 답은 아직도 모르겠어.
그리고 난 여전히 슬퍼.
무엇보다 보보가 정말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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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숲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용을 만나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한 순간을
떠올릴 수 있나요?
보보와 함께 모든 게
사라져 버린 것 같아요.”

용은 나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습니다.
“마음으로 느끼는 건
영원히 너와 함께할 수 있어.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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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가 나무들 사이로
걸어 들어갈 때였습니다.
나무에 있던 구슬에서 빛이 반짝였어요.

구슬 속에는 로코와 보보의
행복했던 한때가 담겨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구슬을 바라보던 로코는
용기를 내어 마법봉을 들었습니다.
“마법의 숲 로코가 명한다.
빛나는 별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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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는 푸른 별들을 올려다보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보보야. 내 마음속엔 언제나 네가 있어.
난 너를 생각할 때마다 늘 행복할 거야.”

“이젠 집으로 가자, 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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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가 나무들 사이로
걸어 들어갈 때였습니다.
나무에 있던 구슬에서 빛이 반짝였어요.

구슬 속에는 로코와 보보의
행복했던 한때가 담겨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구슬을 바라보던 로코는
용기를 내어 마법봉을 들었습니다.
“마법의 숲 로코가 명한다.
빛나는 별이 되어라!”

스무살 때.
저는 대학입시를 실패하고
한 증권사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원하던 일도, 원하던 삶도 아니었기에
어린 마음에 ‘난 억지로 돈을 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억지로 일터를 향했지요.

그런 마음으로 일을 하다 보니
일이 손에 익지도 않고,
매일 불평불만만 토해낼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절 잡아준 분이 있지요.
“잘하고 있어, 잘하게 될거야.”라며
일하기 싫어하는 저에게 밥도 사주시고,
철없는 말을 할 땐 술도 사주시며
토닥여주시던 ‘이 주임님.’

“정말 이 일은 저랑 맡지 않아요.”
-딱 맞는 일 하기 전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해…

“저 내일 관둘거에요. 진짜!”
-그래, 관두더라도 오늘까지 잘 버텨보자.

“월급이 들어와도 신나지 않아요.”
-일단 부모님 좀 드리고, 모아놓으면
나중에 정말 도움이 될거야.

투덜거리며 일한 지 1년차,
이제 일이 막 손에 익히려던 그 때
저는 그토록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표를 내고,
직장분들과 시원한 마음으로
이별의 인사를 나눴지요.

“주임님, 저 학교가 근처니까
자주 놀러올게요. 저 밥 사주세요, 네?”
-그러엄… 언제든 놀러와.
하고 싶던 공부 하게 됐으니까 열심히 하고!
난 언젠가 꼭 잘 될줄 알았어.

6개월 후,
이 주임님의 결혼 소식이 들렸습니다.
학교 생활에 폭 빠져 있던 전,
전화 한 통화로 축하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 후,
불의의 교통사고로
이 주임님께서 운명을 달리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언제나 익숙한 그 곳에 가면
“어, 왔어?!”
하며 환하게 웃어주시던 이 주임님…

동네 증권사 앞을 지나면
‘이 주임님’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인사합니다.
“주임님, 잘 지내시지요.
스무살 철딱서니 없던 제가 아들셋 키우다니..
저 보며 웃고 계시는 거 다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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