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잡은 피리

[형제자매끼리 맨날 싸우는 우리 아이들에게] 호랑이 잡은 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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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아들 삼형제를 둔
가난한 영감이 있었어요.

“얘들아, 나는 이제 죽을 때가 된 것 같구나.
내가 죽으면
맏이는 내 지게 작대기를 갖고,
둘째는 반닫이를,
막내는 내 피리를 갖도록 해라.
내가 없더라도 서로 의좋게 지내야 한다.”

그리고는 조용히 숨을 거두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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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형제는 마을 어귀의
세 갈래 길에서 헤어졌어요.

맏이는 할머니로 둔갑한 여우가
잔칫집을 난장판 만드는 것을 보고
지게 작대기로 후려쳤어요.

“예끼, 이 못된 여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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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이는 잔칫집 영감님께
쌀이랑 비단을 받아 부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둘째는 우락부락하게 생긴 사람들에게
쫓기는 아가씨를 반닫이 안에 숨겨주었어요.

둘째는 반닫이 덕분에
예쁜 섹싯감을 얻었지요.

막내는 피리를 불며 산길을 걷다
호랑이를 만났어요.
허둥지둥 나무 위로 기어간 막내는
얼른 피리를 꺼내 힘껏 불었어요.

“삐이~ 릴리이~ 삐이~ 삐이이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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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맨 밑에 있던 호랑이가
엉덩이를 씰룩씰룩,
고개를 꺼떡꺼떡 거렸어요.
그 바람에 호랑이들은 모두
땅바닥에 나동그라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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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는 호랑이 가죽을
몽땅 벗겨 팔았어요.
피리 덕분에
목숨도 구하고 부자가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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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삼형제는
아버지 말씀대로 의좋게
오순도순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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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형제.

아이들은 커서 뭐가 될까.
형제끼리 우애는 좋을까.
셋을 따로 또 같이, 어떻게 키워야할까.

부모로서
고민이 참 많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하면서 이론적인 첫째,
노래를 좋아하고 유머러스한 둘째,
개성 넘치면서도 꾀돌이인 셋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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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들에게
각각 어떤 ‘삶의 무기’를 주고
세상을 살아가게 해야할까요.

그림책 속,
삼형제를 둔 가난한 영감님이

첫째에게 지게작대기를,
둘째에게 반닫이를,
막내에게 피리를 주었던 것처럼

저도 부모로서
‘선견지명’을 가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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