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요, 아빠

[잠자리에 들지 않는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데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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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라, 얘들아!”

그런데요, 아빠.
물을 안 마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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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라, 얘들아!”

그런데요, 아빠.
고양이가 안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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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라, 얘들아!”

침대 밑에도 괴물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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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라, 얘들아!”

그런데요, 아빠.
뽀뽀하는 걸 잊어버렸잖아요!

​’쪽!’
엄마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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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아빠가 너무 많은 걸 빠뜨렸구나.
내일 밤에는 다 적어 와야겠다.
잘 자라, 내 아가들!”

그런데요, 아빠…
벌써 아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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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른쪽 첫째, 왼쪽 둘째, 배 위 막내.
넓고 넓은 이부자리 위
좁디 좁은 엄마의 잠자리.
그래도, 사랑으로 감싸안고
자려고 누웠습니다.

쑤시는 허리와 불편한 어깨.
아이들이 자면 해야할 집안일들을
머릿 속에 정리하며 낮은 목소리로
“코 자자~”하며 평화롭게,
지극히 친절하게 잠을 재우는데…
5분 채 되지 않아 한 놈이 얘기 합니다.

“엄마, 나 쉬 마려.”

곧이어 들리는 누군가의 대답!?
“나둥~”

침착하게 우르르~ 화장실 방문.
다시 잠자리에 누워 이번엔 3분 후.

“엄마, 나 목말라.”

조금씩 밀려오는 짜증.
“아까 일어났을 때 말했어야지!”

씩씩대며 차례차려 물 먹이고 다시 잠자리행.
이번엔 자겠지… 하지만!
정적을 깨는, 엄마를 분노케 하는 한마디.

“엄마, 또옹…”

됐다, 됐어. 엄마가 졌다!
이 소리없는 전쟁, 엄마가 항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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