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이 걸었다

[헛헛한 밤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너 없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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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스터’
아무리 떠올려도
처음 들어보는 도시 이름.
발음조차 낯선 독일의 도시.
인구 삼십만 명이 사는 곳,

뮌스터.

1992년,
한국의 소도시
진주에 살던 한 시인이
독일의 소도시 뮌스터로
학생이 되어 떠났습니다.

그것도 시,
시를 공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고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이
시인을 기다렸습니다.

우리말로 시를 쓰는 데 타고난 시인이
어떻게 독일 여인이 될 수 있겠느냐며
곧 돌아올 거라고,
머잖아 돌아오게 될 거라고들 말했습니다.

하지만 시인은
23년째 한국을 떠나
아직도 그곳,
뮌스터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시인은 뮌스터 거리 곳곳을 걸으며
그곳만의 사람들과
그곳만의 시간을
여전히 음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 한 권에
그 추억거리들을
오롯이 담아냈습니다.

시가 아닌 에세이로,
에세이인데 시를 꼭 빼닮은,
시인만의 글쓰기 스타일로 말이죠.

시인은 읽는 이로 하여금
내가 지금 뮌스터의 어느 골목을 걷고 있나,
착각에 빠져들게 할 만큼
상세하게 도시를 풀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방인으로서 느낄 수 있는
낯선 시간을 통해
묘한 위로를 건넵니다.

“낯섦을 견뎌내는 길은
걷는 것 말고는 없었다.
걷다가 걷다가 마침내
익숙해질 때까지
살아낼 수밖에는
아무 도리가 없었다.”

-본문에서

책을 읽다 보면
맘에 드는 페이지 한 귀퉁이를 접어
표시해두기보다
맘에 드는 문장 아래 밑줄을 쭉
그어놓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밑줄을 긋는다고
그 모든 문장들을
평생 기억하게 될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 책은,
밑줄을 긋지 않고는 도저히 못 배기는,
침묵 속에 가슴 먹먹해지게 만드는
한 줄, 한 줄이 너무나 많습니다.

술술 읽히면서도
마음에 온전히 남는
긴 호흡의 시를 읽고 싶다면,

하이네, 괴테, 릴케, 트라클…… 외에도
알고 싶은 독일 시인들이 있다면,

시인이 말해주는
뮌스터의 거리를
시인과 함께 걸어보세요.

오래된 도시를 가슴에 품은
한 권의 시집 같은 에세이,

#너없이걸었다 입니다.

당신과 나의 시 그리고 뮌스터,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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