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어는 나무로 만들어졌어요

[자연의 순환과 소중함을 아이에게] 송어는 나무로 만들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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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은 흐르는 물을 타고
바위 위를 지나서
오르락 내리락
여행을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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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에 걸린 나뭇잎은
물에 흠뻑 젖어서
물속으로 가라앉아요.

벌레들이 슬금슬금 다가왔어요.
꾸정모기, 날도래, 새우, 진강도래가
나뭇잎을 뜯어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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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익, 짝! 야금야금, 사각사각!
이끼로 뒤덮인 나뭇잎은
나뭇잎을 먹은 벌레들의 몸이 되지요.

사냥꾼들이 헤엄을 치며 맴돌다, 덥석!
아지작아지작 굴뚝날도래를 잡아먹어요.
아사삭아사삭 진강도래를 잡아먹어요.

​이제 나뭇잎은
사냥꾼들의 몸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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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가 먹이 사냥을 나왔어요.
헤엄을 치다가, 덥석!
지느러미를 살랑살랑 헤엄쳐 가서는 꿀꺽!

송어는 잠자리와 굴뚝날도래,
진강도래와 피라미를 잡어먹어요.
이제 나뭇잎은 송어의 몸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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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는 나무로 만들어졌어요.
송어를 잡아먹는 곰도
송어를 잡아먹는 사람도
모두 나무로 만들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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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더운 주말이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사달라는 성화에
막내가 자는 틈을 타서
아이들과 쭈쭈바를 하나씩 입에 물었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
놀이터를 못 지나치는 아이들.
막내가 자고 있기에 마음은 초조했지만
아주 잠깐만 놀리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며
놀이터 벤치에 앉아있으려 했는데,
자리는 많았지만
앉을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먹단 남긴 음료수병,
질질 흘린 아이스크림 자국,
각종 종교 전도지부터 담배꽁초와
여기저기 놓여있는 테이크아웃 커피잔들.

지저분한 만큼 기분도 불쾌했습니다.
아이들이 그랬다면 교육을 시켜야하고
어른들도 그랬다면 아이보다
더 혼내고 싶었습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가까운 놀이터에서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우리 어른들 본보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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