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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동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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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는
일요일을 사랑했어요.

월요일도
사랑했어요.

화요일은…
그럭저럭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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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수요일은,
뭔가 달라졌어요.

“널 위해 데려왔어!”
난 싫은데…

목요일은…
기분이 나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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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는
도망가고 싶었어요.

쿵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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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렇게 어질렀어?”

쟤가 그랬어요!
쟤가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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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와 포는
일요일을 사랑했어요.

사랑해!

알았어, 알아.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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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일을 기다렸습니다.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빨간 금요일.
벌써부터 아이들은
투닥투닥, 엉엉엉…
정신없이 흘렀습니다.

토요일.
나가면 좀 나을텐데
주륵주륵 비. TV만 쳐다보며
‘심심해~’노래부르는 아이들.

일요일.
잠깐 외출을 했지만
생각보다 매서운 바람에
감기들까, 걱정뿐이었습니다.

월요일.
엉망인 집을 뒤로 한 채
가을 햇살을 받으려 나왔습니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직장인에게 월요병?
엄마에겐 월요기다림병!^^

미안하지만~ 엄마는 간만에
혼자인 월요일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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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로저라는 이름의 토끼가 살았어.
로저는 정말 자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었어, 지금은 말이야.

지금, 잠자는 대신에
저녁 내내 더 놀고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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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언니오빠들은
엄마 토끼가 침대에 눕혀 주면
매일 저녁 쉽게 잠들었어.
하지만 로저는 아니었지.

로저는 놀 생각을 하니까
점점 더 피곤해졌어.
놀면 얼마나
더 지치게 될까 생각했지.

엄마 토끼가 이렇게
말할 때까지 말이야.

쉿, 로저.
이제,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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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는 지금 얼마나 피곤한지,
얼마나 누워서 잠자고 싶은지 깨달았어.

게다가 하품 아저씨네 가서
잠들기로 엄마 토끼와 약속했지.
지금 말이야.
로저는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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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에는 작게
안내문이 붙어 있었어.

“지금, 정말로 잠들 준비가
되었으면 문을 두드리세요.”

로저는 피곤하다고 느끼면서
너희가 지금, 잠들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어.
로저는 문을 두드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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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효과가 센, 눈에 보이지 않는
마법 가루를 가져왔어.
토끼와 어린이에게
뿌리면 잠이 오게 만들지.

셋.. 둘.. 하나..
지금 잠이 든다,
지금 잠이 든다,
나는 지금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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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서는 언니오빠들과
아빠 토끼가 침대에 누워서
깊은 잠에 들어 있었어.

로저는 자려고
침대로 천천히 걸어갔어

지금. 너무, 너무 힘들어.(하품)

잘 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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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소원이 통일이라면
엄마들의 소원은…
‘아침까지 한번도 안깨고 자기’
아닐까요.^^

자다가도 어김없이 깨우는
신생아 아기의 배고픈 울음소리.
자는 건지 깬 건지~
눈감고도 갈아치우는 기저귀.

수.면.부.족.
수.면.장.애.

엄마들이라면
누구가 가지고 있는 증상이겠지요.

어른들도 그렇듯
아이들도 가끔
잠들기 싫다며
몸부림 칠 때가 있습니다.

자야한다는 건 아는데
이상하게 잠자기 마냥 싫을 때…

자연스럽게 잠들지 못하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잠자기 마술’을
부리는 그림책이 등장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잠든 아이들
인증샷을 많은 부모들이 공유하고
있어 저도 한번 시도해 보았는데
은근 효과가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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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읽어주다보니
에고고, 엄마가 먼저 졸려오네요.

하.지.만.
정신을 퍼뜩! 차리게 한
아이의 한마디,
‘엄마, 나 쉬~’
아이의 작은 목소리에도
저절로 반응하는 신기한 엄마의 몸.

엄마는 잠자고 싶습니다.
한번도 깨지 않고
아침까지 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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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하루의 방으로 손님이 찾아왔어요.
날씨가 좋아서 놀러 왔대요.
누가 왔을까요?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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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누굴까?

알았다!
하루가 좋아하는 토끼 베개구나?
토끼가 숨바꼭질 하자고 찾아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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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요. 아니에요.
이건 동~ 그랗고,
빠~~ 알간 거예요.

알았다! 무당벌레구나?
무당벌레가 땅따먹기 놀이하자고
구슬을 가져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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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 틀렸어요.
이건 무당벌레보다
훨~~ 씬 커요.

아! 꽃님인가?
퐁퐁달리아 꽃님일지도 모르겠구나.
소꿉놀이 하고 싶어서 찾아왔구나?

아니에요.
이건 꽃님보다 훨~~ 씬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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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풍선!
하루랑 술래잡기하려고
하늘에서 찾아왔구나?

엄마, 아직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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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해님이구나!

맞았어요!
해님이 하루랑 놀고 싶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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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째 임신했을 때가
무척 까마득합니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좋은 시간인지도 잘 모른채
그냥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임산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둘째 때부터는
임산부 시간을 즐길래야
즐길 수 없는…^^;
아시죠?ㅋㅋ

정기검진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했습니다.
여기저기 임산부들이
산모수첩을 들고 있더라구요.

가만히 보니~
첫째 출산을 앞둔
초보 임산부인지, 아닌지가
한눈에 구분지어 보이더군요.

엄마들이라면, 아시죠?

“엄마들,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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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있잖아,
엄마가 정말 좋아.

엄마는
“얼른 일어나! 또 늦잠이야.”
라고 말해. 하지만

“잘 잤니?” 하면서
다정하게 꼭 안아 주면
난 있지,
그런 엄마가 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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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녀왔습니다.” 했을 때도
엄마는
“흙투성이로 오면 어떡해!
빨래하기 힘들게!”
라고 말해. 하지만

“하하, 흙투성이가 됐네.
재미있었어?
실컷 놀아서 좋았겠네.”
하고 말해 주면

난 있지,
그런 엄마가 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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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만 좀 하고 얼른 목욕해!
맨날 게임이랑 만화야!”
라고 말해. 하지만

“오늘은 같이 목욕하면서
이야기할까?” 하고 말해주면
난 있지,
그런 엄마가 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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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그래, 잘 자.”

엄마도 있잖아,
네가 정말 좋아.
그런데…
자꾸 혼내기만 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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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엄마라도
좋아한다고 말해 줘서 고마워.

태어나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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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있잖아, 네가
정말, 정말, 정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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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하고 남편과
처음 시댁에 내려가
맞이했던 명절, 전날 밤.

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시댁 어른께 인사 잘해라.
-아침엔 일찍 일어나야한다.
-눈치껏 잘 도와드려라.

엄마는 몇 번이나
강조하고 말씀하셨지요.

‘지금 엄마는 뭘 할까’
‘막내딸 없이 허전하지 않을까’

어두운 낯선 천장을 바라보며
이런 저런 생각에
주르륵 흘렀던 눈물.

그랬던 제가 이제는
세아이를 단도리 합니다.

-시골 어른들께 인사 잘해야해.
-아침에 일찍 깨워도 짜증내면 안돼.
-할머니, 할아버지 힘들게 하면 안돼.

엄마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엄마가 되어갈수록
우리 엄마가 참 좋습니다.

명절날, 함께 할 수 없지만
명절날, 가장 많이 생각나는
우리 엄마.

엄마가 있어서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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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 우리나라에
‘신라’라는 나라가 있었지.
임금님은 공주들을 불렀어.

“한 달 뒤면 추석이구나.
오늘부터 길쌈 내기를 시작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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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내일로 성큼 다가왔지만
달빛공주는 빈둥거리기만 했어.
산신령이 공주를 불렀어.

“네 자손들이 사는 곳으로 가서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을 때
신라로 돌아오너라.”

달빛공주는 감나무 집
가족들을 따라갔어.
감나무 집은 추석 전날이라
한자리에 모인 친척들로 시끌벅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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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누나,
우리랑 같이 송편 빚어요.”

달빛공주가 만든 쑥 송편은
찌그러진 두꺼비 같았어.

“언니, 송편 잘 빚어야
예쁜 아기 낳는대요.”
화가 난 달빛공주는
송편 빚기를 그만두어 버렸지.

감나무 집은 맛있는 냄새로 그득했어.
달빛공주도 가족들이 생각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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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공주는 꽹과리 소리가
울리는 논두렁으로 갔지.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어.

“올해는 풍년이에요!”
“한 해 농사짓느라 수고했네.”

달빛 공주도 흥겨워서
어깨를 들썩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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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이렇게 즐거운
날인 줄 왜 몰랐을까?’
달빛공주는 신라의 추석이
점점 더 그리워졌어.

그때, 어디선가 안개가 밀려왔어.
안개는 달빛공주를
자욱하게 감싸 안았지.

다음 날, 달빛공주는 아랫마을
아낙들과 함께 열심히 길쌈을 했어.
달빛공주는 웃으며
음식을 베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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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왜 어른들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말씀하셔?”

추석날이 되면 날씨가 참 좋거든.
여름처럼 덥지고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고. 그치?

“엄마, 추석은 언제 생겼어?”

옛날옛날 신라 시대에 생겼어.
신라 유리왕 때 왕녀 두 명이
여자들을 두 편으로 짜서 옷감을
누가 많이 짜나 경쟁을 시켰데.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음식을 만들어
이긴 편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며 놀았거든.
그때 궁중 놀이가 유래가 되어서
지금의 추석이 된거야.”

“엄마, 왜 보름달을 보는거야?”

추석이 되면 일 년 중에
가장 밝고 둥근 달이 뜨거든.
올해 곡식수확에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풍년이 들게 해달라고
달님께 기원하는 거야.

또 앞으로의 이루고 싶은 소원을 빌지.
너도 소원을 빌어봐.
그러면 달님께서
소원을 이뤄주실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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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는 산골에 살아요.
마루네 마을에는
가을이 일찍 오지요.
가을이 오면 모두가
바빠요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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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뜰에 알밤이 툭툭 떨어지면
마루는 아침 일찍 밤을 줍느라고
다람쥐랑 청설모는
밤을 나르느라고
바빠요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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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들판에 벼 이삭이 출렁이면
마을 사람을은 벼를 베느라고
마루는 벼를 나르느라고
바빠요 바빠.

감나무에 감이 빨갛게 익으면
아빠는 감을 따고,
할아버지는 주워 담고
엄마랑 할머니는
곶감을 만드느라고
바빠요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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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도 나무 밑에서
홍시를 쪼느라고
바빠요 바빠.

‘부엉, 부엉’
감나무에 부엉이가
내려왔다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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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또르륵또르륵
콩을 고르느라고
마루는 새근새근 자느라고
바빠요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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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여벌옷부터
기저귀에 물티슈,
응급약에 세면도구까지
큰 가방에 싸느라고
‘엄마는 바빠요 바빠’

남편이 운전할 때
졸음운전 할까봐
얼음물과 박하사탕, 껌,
심심풀이 과자 챙기느라
‘아내는 바빠요 바빠’

시골집에 가서
인사 잘하고 밥 잘먹기로
약속하고 다짐받고
기억시키고 또 약속하느라
‘엄마는 바빠요 바빠’

바쁜 엄마에게
느긋한 목소리가 말해요.

“뭔 짐이 이렇게 많아?”

하루종일 짐 챙기느라
종종거렸지만 정작
내 짐은 못챙겼는데~

느긋한 목소리,
‘나빠요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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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끼가 오독오독
알밤을 깨물며 집에 들어가는데,
대문에 못 보던 게 걸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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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저건 벼 이삭이고,
저건 조 이삭이네.
누가 저런 걸 매달아 놨지?”

“올게심니도 몰라?”
형이 나와 꽁 꿀밤을 먹였어요.

“올해 처음 거둬들인 곡식을
대문에 매달고 내년에도
풍년들게 해주세요, 비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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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대청마루에
커다란 상이 놓였어요.
햇대추, 햇밤, 햇배, 햇감 차례로 놓고,
송편도 잘생긴 것만 올려요.

​옥토끼가 슬그머니
상 위로 손을 뻗는데

“어허! 조상님들 맛도 보시기 전에
제사 음식에 손대는 놈이 어디 있느냐.”
할아버지가 불호령을 내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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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피우고 술 올리고 절할 동안
옥토끼는 침만 꼴깍꼴깍 삼켰어요.

둥그런 보름달이
동산 위로 둥실 떠올랐어요.

둥근달 보름달 먼저 보면
시집 장가 잘 가고,
둥근달 보름달 먼저 보면
달처럼 고운 아기 낳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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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끼도 순이도
가슴에 담아 두었던 소원
하나씩 꺼내 달님에게 빌어요.

‘달님, 우리 엄마 얼른 낫게 해주세요.’
‘달님, 이다음에 순이한테
장가들게 해 주세요.’

둥글둥글 탐스러운 보름달 아래서
빙글빙글 강강술래 돌아요.

일 년 하고도 열두 달
늘 오늘만 같아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오늘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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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추석이 뭐야?”

응, 추석은 일 년 중에
가장 큰 보름달이 뜨는 날이야.

“엄마, 한가위가 뭐야?”

추석을 한가위라고도 불러.
‘한’은 크다라는 뜻이고,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이야.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말이지.”

“엄마, 제사는 왜 하는거야?”

그 해에 처음 거둬들인 곡식으로
맛있는 음식을 해서 조상님께
감사드려요…하고 인사드리는 거야.

“엄마, 다른 나라에도 추석이 있어?”

​어, 중국에서는 <중추절>이라는 하고,
일본에서는 <츠키미>라고 해.
두 나라 모두 이 날엔
동그란 ‘보름달’구경을 꼭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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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어!

아무도 내 생일을
기억하지 못하면 어쩌지?
에이,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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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엔 신나게 놀아야 제 맛!
맛있는 음식도 빠질 수 없지.

시끌벅적한 생일도 있고,
혼자 맞는 생일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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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사는 누군가에게도
백 년을 사는 누군가에게도

생일은 아주아주 특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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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소원을 빌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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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꺼지고
마술처럼 연기가 피어오르면
소원이 이루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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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생일이 되면
생일 케이크 초를
기본 3번 켜고 끕니다.

생일 당사자-형아-동생.

생일 케이크도
기본 3번 자릅니다.

생일 당사자-형아-동생.

아무리 예쁜 케이크도
그렇게 절차?를 마치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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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 생일이었습니다.
-자, 소원 빌고 촛불 끄자!

“소원? 음…
킥보* 사주세요!”

-생일 케이크는
산타 할아버지가 아니야.
선물달라는 소원이 아니라
하고 싶은 거, 이루고 싶은거
마음 속으로 비는거야.”

“그래? ‘우리 가족 행복하게
해주세요’… 이런 거?

-어, 그런 거.

“난 벌써 행복한데…?!”

너의 날.
너를 만났던 8년 전 오늘,
엄마가 행복했던 너의 날.

“생일 축하한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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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이 씨앗으로 가득 찼구나.
좋아, 어서 출발하자!”
초록이 아빠가 씨앗 가방을
어깨에 짊어지며 말했어요.

“좋아, 여기에 씨앗을 심자.”
초록이 아빠가 씨앗 가방
덮개를 열었어요.
모두들 씨앗을 손에 꼭 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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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도블록이나
돌담 사이사이에 씨앗을
단단히 심었어요.

“예쁜 꽃이 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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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가끔씩 커다란 신발이
머리 위로 훅 덮쳐 와요.
하지만 이번에도 잘 피해서
우쭐우쭐~.

“여기에도 예쁜 꽃이
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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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남은 씨앗 하나는
전봇대 밑에다 심었어요.

해가 슬슬 질 무렵,
초록이 오빠가 말했어요.

“여기, 전에 온 적이 있어요!”
맞아요, 이 계단 꼭대기에
씨앗을 심은 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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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었을까?”
모두들 두근두근하면서
계단을 올라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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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꽃이 정말 많이 피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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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꽃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엄마는 나팔꽃이 참 좋더라.
이게 아침에 활짝 피었다가
금방 꽃잎을 오무리거든.
옛날 시골에 살 때
아침일찍 나무하러 산에 오르는 길에
이슬맺힌 나팔꽃을 참 많이 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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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활짝 핀 나팔꽃을 보면
참 정겨운 마음이 듭니다.

얼굴을 쑥 내밀고 살랑살랑
바람결에 몸을 흔드는
코스모스도 예쁘지만,

활짝 웃다가도 금새 고개 숙이는
수줍은 나팔꽃에 더 눈이 갑니다.

찰칵,
사진을 찍었습니다.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라고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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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오래전에 스트로쿠르라는
작은 용 한마리가 살고 있었어요.
험한 산골짜기 동굴에서
아빠 용과 함께 살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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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빠 용이 말했어요.
“아들아, 너도 이제 다 컸구나.
내일 날이 밝으면 산 너머
마을에 가서 집을 불태우고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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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스트로쿠르는
인간 마을로 날아갔어요.

스트로쿠르는 공기를
아주 힘껏 들이마셨어요.

“기다려, 어린 용! 그러면 안 돼!”
“왜 안 돼요?”
학교 선생님은 꾀를 내어 대답했어요.

“이곳에 오는 아이들은
용을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는 아이들이거든.”

“고마워요. 하지만 저는 할 일이 있어요.
아빠가 집을 불태우라고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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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아이들이 그린
<용 그림>을 선물로 주며 말했어요.
“그럼 강가에 가보지 않을래?
거기에 버려진 오두막이 있어.”

강가에 가보니 오두막이 있었어요.
스트로쿠르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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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때!
강가에 있던 할아버지가 말을 건넸어요.
“오, 마침 잘 왔다. 내가 통통한
연어를 잡았는데 불 피우는 걸
도와주면 맛있게 먹게 해주마.”

스트로쿠르는 불을 뿜었어요.
그리고 모두가 강가에서
맛있게 연어를 먹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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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로쿠르는 집으로 돌아왔어요.
“…집은 하나도 못 태웠어요.”
“뭐라고? 도대체 왜?”
“사람들을 괴롭히고 싶지 않았어요.
모두들 저한테 얼마나 잘해줬다고요!”

“뭐라고? 인간들의 친구가 됐다고?”
“그럼요, 아빠.
사람들이 제게 준 선물을 보세요.”

“이게 뭐냐?”
“에이, 아빠는 자기 얼굴도 못 알아봐요?
아빠 초상화잖아요!”
스트로쿠르는 꾀를 내어 대답했어요.

“그러면 그렇지!”
뿌듯한 아빠 용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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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초등학교에서
연극예술수업을 하며 겪은 일입니다.

그 날은 <변형>에 대한 수업을 했지요.
의자를 컴퓨터로, 연필을 낚시대로,
책상을 자동차로, 지우개를 공으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물건을 소품으로 상상해
무대 위에서 표현하는 활동이었습니다.

수업을 마무리를 하며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엄마>를 ‘변형’시키면
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천사요! 요리사요! 만능기계요!
선생님이요! 감시자요! 울타리요!

“그럼, <아빠>를 ‘변형’시켜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장난 지퍼’요.
우리 아빤 화낼 때만 말하거든요.

한 학생의 대답에
화가 났을 때 아이를 외면하고 무시하며
입을 다물었던 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비행기’요.
우리 아빠는 날 버리고
비행기 타고 떠나셨거든요.

이 학생의 대답에
가슴이 철렁, 했습니다.
그리고 미안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표정은 매우 평범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대신 우리 엄마가
‘개그맨’이거든요. 맨날 웃겨주세요.

아이가 엄마를 개그맨으로
떠올릴 수 있는 건,
그 아이도 엄마를 매일
웃겨줬기 때문이겠지요.

그림책 속 ‘아들용’처럼
현명하고 지혜롭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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