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몬스터

[스스로 분홍 몬스터라고 생각한 적 있던 모든 이들에게] 분홍 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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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분홍 몬스터.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다른 친구들과 달랐어.
분홍 몬스터는 덩치가 크지.
그의 친구들은 모두 작은데 말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나 웃는 분홍 몬스터.
하지만 그의 친구들은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리 때문에 웃을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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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모두 잠자러 집으로 들어가.
분홍 몬스터는 예외지.
너무 커서 집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거든.
그러니 늘 집을 껴안고 자는 수밖에.

분홍 몬스터는 늘 다른 세상을 꿈꾸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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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몬스터는 이곳에서 살기로 했어.
여기에서는 늘 웃을 수 있으니까.
분홍색이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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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 회화, 스토리텔링 수학, 호기심 과학,
독서 논술, 학교 체육, 미술, 피아노…

참 고민이 많은 부분입니다.

-영어에 흥미가 없는데 지금부터 시작해줘볼까…
-아직도 사람을 ‘졸라맨’으로 그리는데…
-동생들 때문에 수학 문제 하나 살뜰히
봐주지 못하는데…

또래 아이들이 배우는 것들을 듣고 보면
조바심과 걱정되는 것이…
저도 어쩔 수 없는 엄마인가 봅니다.

이런 고민을 남편에게 털어놓으면
흔들리지 말자고만 합니다.
휘둘리지 말자고만 합니다.

남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한 편으론 어디까지가 ‘기본교육’이고,
어디부터가 ‘엄마 욕심’인지 헷갈립니다.

엄마도 분홍 몬스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도 그럴 수 있겠지요.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
관심 있는 것을 찾게 해주는
‘지혜로운 몬스터’가 되렵니다.
실패나 좌절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씩씩한 몬스터’가 되게 하렵니다.

이러면서도
불안염려, 이게 맞나… 싶은 건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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