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동생이죠?

[장애에 대해 편견이 있는 이들에게] 왜 내 동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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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8월 18일

​로디야, 네가 태어나면서
우리 집은 모든 게 변했어.
우리 가족을 짜 맞추고 있던 퍼즐 조각들이
갑자기 ‘툭 툭 툭’ 튀어나와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어.

이사벨과 나는 제때에 건강하게 태어났는데
너는 다른 아기들보다 조금 빨리 태어났어.
엄마 탯줄이 네 목을 감고 있어서.

아빠는 병원 복도를 안절부절못하며
왔다 갔다 했고 엄마는 슬퍼 보였어.
네가 인큐베이터 안에서 자고 있었기 때문에
엄마는 너의 작고 쪼글쪼글한 몸을
쓰다듬을 수조차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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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0월 3일

의사 선생님이 네가 다른 아이들과
다를 거라는 말을 해준 날,
엄마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얼굴을 하고 집에 오셨어.

“로드리고는 뇌성마비란다.”
엄마는 잠긴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어.
네가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고.
단지 다른 사람보다 몸을 움직이는 게
불편한 너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나는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서 크레용으로
거울에 이런 말을 수도 없이 썼어.
“왜 내 동생이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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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4월 16일

로디야, 오늘 드디어 처음으로 네가 기었어!
처음엔 힘들어 보였지.
그렇지만 영차! 영차!
엄마의 끈기와 너의 의지 덕분에
드디어 너는 ‘네 발’로 걷게 되었단다. 히히.

너를 정말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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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 8일

​로드리고, 알고 있니?
오늘은 내 생애 최악의 날이었어.
수학시간에 내 짝이 작은 목소리로
내게 소곤거렸어.
“욜라, 네 동생은 왜 그래?
왜 저런 기구를 사용하는거야?
왜 그렇게 뒤뚱거려?”

그때 뒤에 앉아 있는 친구가 거들었어.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고칠 수 있는 병이니?”
솔직히 난 갑자기 창피하고 화가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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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 8일

​로드리고, 알고 있니?
오늘은 내 생애 최악의 날이었어.
수학시간에 내 짝이 작은 목소리로
내게 소곤거렸어.
“욜라, 네 동생은 왜 그래?
왜 저런 기구를 사용하는거야?
왜 그렇게 뒤뚱거려?”

그때 뒤에 앉아 있는 친구가 거들었어.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고칠 수 있는 병이니?”
솔직히 난 갑자기 창피하고 화가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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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초등학교에서
연극예술수업을 하던 중 있던 일입니다.

약간의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수업시간에 자꾸만 일어나려고 했습니다.
여자짝꿍은 그런 친구를 가만히 앉히고
“지금은 쉬는 시간이 아니야”하고
조용히 이야기하며 달랬주더군요.

쉬는 시간, 담임선생님께
넌지시 물어보았습니다.
저기 앉아있는 친구의 짝꿍이 정말 기특하다고.

“아, 저 두 친구요? 작년에도 같은 반이었어요.
올해도 일부러 같은 반으로 해달라고
어머님께서부탁하셨답니다.
정말 친구를 잘 챙겨줘요.”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그리고 따듯했습니다.
우리 아이도 저렇게 따뜻한 아이로 자라길,
마음 속으로 바래보았습니다.

또 같은 반, 같은 짝꿍이 되도록
기꺼이 허락해준짝꿍의 부모님도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뇌성마비 장애가 있는 동생을 위해쓴
한 소녀의 일기가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이 그림책은 장애에 대해 편견이 있는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장애’는 틀림이 아닙니다. 다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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