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그림 찾기

[순수함을 잃었다고 느끼는 어른들에게] 숨은그림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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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일에 쫓기고
아이들 뒤치닥꺼리를 하고
과제 하느라 밤을 새우고
손님들을 보며 억지웃음을 짓다,

저녁 해가 질 무렵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뭔가 잃어버렸는데?’

아무리 떠올려도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그렇게 우리의 하루 하루가 흘러갑니다.

문득
나도 모르게
그 놓쳤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오래된 책에서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는 순간.

시를 읽다
문득 떠나고픈 마음이 드는 순간.

설레임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결국 고백하게 되는 순간.

갓 태어난 아이의 눈과
마주치는 순간.

오래된 친구가 새로 생긴 북카페로
나를 부르는 순간.

평소에 듣던 음악이
새로운 감동을 주는 순간.

이 ‘순간’들이 조금씩 모여들어
우리의 일상이 됩니다.

일상은 시간 속에서
가장 잘 잊혀지고
가장 빨리 지나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작고 소중한 것들을
자주 놓칩니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작은 ‘순간’들을
잡아내어 머릿 속에 떠올립니다.

그 느낌으로
온 힘을 다해
자작나무를 깎고 그 위에 색을 입히고
꿈이라는 커다란 캔버스에 얹혀 놓으면

‘박현웅’의 그림이 됩니다.

어린 시절 알사탕의 기억과
곰돌이, 무지개, 자동차, 기차, 비행기, 풍선…

이 모든 일상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우리가 놓쳤던 것들이
무엇인지 드디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그 작고 아름다운 것이
‘행복의 조각’이었다는 것을……

커다란 것만을 쫓다가
잃어버린 작은 것들을
다시 잡아오는 그물을 짜보면 어떨까요?

박현웅이 그리고 쓴 <숨은그림찾기>입니다.

빨간색 안경을 끼면
세상이 온통 빨갛지만

박현웅의 안경을 끼면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놓친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맑은 냇가를 스치며
반짝거리던 햇살의 기억을
한 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p.s. ‘행복 건망증’에 걸린 분들이라면
꼭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상의 행복을 발견하는 따뜻한 그림 에세이. 숨은그림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