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순이 어디가니

[소리없는 봄을 느끼고 싶은 당신에게] 우리 순이 어디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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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함지박 이고,
순이는 주전자 들고
자박자박 타박타박 걸어가는데
돌담 위에서 다람쥐가 물어.

“우리 순이 어디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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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길을 따라 동구밖을 지나
아버지 목마르시겠다,
타박타박 걸어가는데
당산나무 옆에서 장승들이 물어.

“우리 순이 어디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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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꽝을 지나,
돌이네 못자리를 지나
쑥버무리 다 식겠다,
자박자박 걸어가는데
무논에서 백로가 물어.

​”우리 순이 어디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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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가에 둘어앉아 새참을 먹었어.
아버지는 쑥버무리를 들면서
​”야, 참 맛있다.”

할아버지는 막걸리를 마시고

​”어허, 시원하다.” 그러는데

송아지도 젖을 빨면서
“메에메에, 맛있다.” 이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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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빈 함지박 이고,
순이는 빈 주전자 들고
우리 아기 울겠다,
자박자박 타박타박 돌아오는데
멀리서 보리 피리 소리가 들려.

“삐리리 삐리리, 우리 순이 어디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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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애 첫 이사 후유증.
(포장이사는 포장일 뿐 너무 기대말자!
여기저기 쌓여있는 ‘박스째’ 살림살이와
닦아도 닦아도 새까만 걸레)
이사 첫날, 큰아이 열감기.
(학교 적응에 집 적응까지. 미안한 엄마마음)
둘째, 막내의 차량없는 어린이집 등하원.
(각각 하원시간이 달라 총 하루 세번 왕복운동)

그리고, 오늘 아침.
예민해진 아내와 눈치없는 남편의
가벼운 말다툼. (방금 화해^^;;)

휴식과 한숨이 필요한 순간,
그림책을 펼쳐봅니다.

눈과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는,
소리없는 봄을 느끼게 해주는,
그리고
잠시 현실을 잊게해주는 단.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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