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희고 불은 붉단다

[따듯한 정서를 느끼고 싶은 당신에게] 해는 희고 불은 붉단다

0 943

img_xl

“그런디, 니는 왜 노란 것을
노랗다고 하는 줄 아나?
아영이가 할매 집에 오면
어디에 밥이랑 국이랑 담아 주제?
그래, 그기 바로 놋그릇이다.

놋이 노라니께 노랗다고 하는 기다.
아이고, 밥이 다 타는갑다. 전화 끊자.
할매는 아영이를 젤로 사랑한데이.”

img_xl (1)

“그런디, 니는 왜 붉은 것을
붉다고 하는 줄 아나?
활활 타는 불이 붉으니께
붉다고 하는 기다.

불만 활활 타는 기 아니라
여그는 지금 단풍이 들어가
앞산 뒷산 활활 타는구마.
비가 올라나 보다.
고추 들여놔야 쓰것네. 전화 끊자.
할매는 아영이를 젤로 사랑한데이.”

img_xl (2)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멀리 계셔서 자주 볼 수는 없었지만
전화를 걸면 언제나 친구처럼 받아주고
재미난 이야기도 많이 해 주시던
할머니 였어요.

img_xl (3)

축구 시합의 노란 딱지를 볼 때면
잔에 담긴 붉은 포도주를 볼 때면
국화꽃을 달고 조용히 달리는
검은 자동차를 볼 때면

할머니가 생각날 거예요.
할머니 목소리가 그리울 거예요.

img_xl (4)

“할매는 아영이를젤로 사랑한데이.”

: )

노랗다. 연노랗다. 노르스름하다.
노르스레하다. 누리끼리하다. 샛노랗다…

색깔 하나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우리나라 말.
우리나라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우리의 색깔.

언젠가 TV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어떤 소리나 모양이
관련있는 글자를 발음하는데 있어
영어 표현은 한가지이지만
한글 표현은 너무나 다양하다고요.

유네스코에서
세계 문맹퇴치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는
상의 이름도
<King Sejong Prize>라고 하네요.

한글날을 맞이해
할머니 특유의 구수한 목소리로
읽을 수 있는 예쁜 그림책을
펼쳐보았습니다.

아이에게 한글날의
의미도 알려줄 겸~
우리 색의 어원도 알려줄 겸~
예쁜 색깔들을 읽어볼 겸~ ​

img_xl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