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스러운 개

[묵묵히 역할을 감내하며 사는 이들에게] 충성스러운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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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고을의 시장에서
개를 팔고 있었어요.

“쯧쯧, 불쌍한 녀석.
나랑 같이 살자꾸나.”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그 개를 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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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금세 포동포동 살이 올랐고
할아버지 곁에서 잠시도 떨어지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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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개를 데리고
친구의 생일잔치에 갔어요.

“하하, 술맛 한번 좋다!”
할아버지는 기분이 좋아
술을 잔뜩 마셨어요.
개는 할아버지 옆에서
꼼짝도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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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에
할아버지는 술에 취해
풀밭 위에 털썩! 잠 들어 버렸어요.

그때 산에 불이 났어요.
“컹! 컹! 커엉!”
개는 세게 짖었어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꼼짝하지 않았어요.

불길은 점점 가까이 다가왔어요.
개가 개울로 뛰어가서 첨벙!
온몸에 물을 적셔서
할아버지의 얼굴과 몸에 비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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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있는 힘을 다해
젖은 몸으로 풀밭을 뒹굴었어요.
‘아, 뜨거워.’

“컹! 컹! 컹!”
개가 목청껏 짖어 대며 뒹굴었어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깨지 않았어요.

​한참이 지난 후,
할아버지가 눈을 떴어요.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불길이 잦아든 풀밭 위에
까맣게 그을린 개가
숨을 헐떡이고 있었어요.

“아이고, 네가 나를 살렸구나!
죽으면 안 돼. 죽으면 안돼.”
개는 곧 숨을 거두고 말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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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개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어요.
무덤 옆에는 나뭇가지를 꽂아 주었지요.
그런데 나뭇가지가
큰 나무로 자라났어요.

사람들은 이 나무를
‘개나무’라고 불렀어요.

개 오, 나무 수,
한자로는 ‘오수’라고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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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니, 여기 자리 있어요?”
“어머, 언니가 언니에요.
저 언니보다 나이 어려요.”

처음만나 나이를 잘 모르면
일단 ‘언니’라고 부르는
저의 버릇 때문에
그녀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7살, 6살 연년생 딸을 키우고 있는
세령이 엄마는 11년차 ‘소방관’입니다.
소속은 다르지만 그녀의 남편도
멋진 소방관입니다.

소방관 엄마 아빠를 둔 아이들은
얼마나 자랑스러울까요.

“자전거를 탈 때
안전수칙이나 안전용품을
꼭 착용한다거나 하는…
직업상 다치는 아이들도 많이보니
저절로 그렇게 교육하게 되는것 같아요.”

구급차로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업무를 하는 그녀로서는
당연한 육아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소방관이기에 앞서 엄마이기에
힘든 일도 많은 세령엄마.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어서
주말이나 공휴일에 제가 일을 할 때는
남편 혼자 육아를 담당하게 되요.
그런데 가끔 남편도 갑작스런
‘비상근무’를 서게 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우리 집도 비상사태가 되죠.”

남편과 같은 일을 하기에
서로의 힘든 점을 누구보다 이해해
좋을 때가 더 많다는 세령엄마.

“응급차로 달려갈 때
횡단보도에서 응급차의 사이렌 소리를
듣고도 멈추지 않고 지나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정말 가끔은 응급차에서
내려서 때려주고 싶을때도 있다니까요^^;”

세령엄마는
다친 아이가 응급차에 탔을 때는
아이의 엄마를 진정시키는 것에
더 신경이 쓰인다고 합니다.
엄마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니까요.

이런 그녀의 그림책은무엇일까요.

“그림책을 보면서 울었던 기억이 나요.
강아지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져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구요.
이별이나 죽음을 소재로 한 그림책이
흔하지 않잖아요. 그런면에서
저에겐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아이를 낳고 전보다 감수성이
더 풍부해지고 마음이 여려졌다는
그녀는 <외강내유>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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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그녀는 오늘도 교대근무를
나가기 위해서둘러 집으로 향했습니다.

엄마로서, 소방관으로
묵묵히 오늘을 살아가는
그녀를 응원합니다.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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