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그의 영원히 넘을수 없는

그녀와 그의 영원히 넘을수 없는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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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희한한 노래가 있습니다.나이가 나오지만 몇 살에 들어도 내 이야기 같은 노래입니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입니다. 스무살에 들어도, 마흔살에 들어도… 울적할 때 들으면 참 좋은 노래입니다. 이 노래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 있습니다.‘매일 이별하고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면,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너를 보내고, 나이를 보내고, 하루를 보내고 우리는 매일 이별하고 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투닥거리다가 상처주는 말을 하면 ‘작은 이별’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도 이겨내고 서로 기대가며 살아갑니다.
지구표면에는 작은 ‘블랙홀’이 계속 만들어지고 없어진답니다. 그래도 지구는 블랙홀에 잡아먹히지 않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느끼는 작은 이별과 큰 이별에 우리가 무너지면 안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작은 이별’을 무관심하게 놔두게 되면 우리 마음에는 상처가 쌓입니다. 그러면 어느 순간 댐이 무너지듯 터져버립니다. 그러면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그냥 이해하자’라는 순간 상처 하나가 얹어집니다. 서운한 이야기, 말못하는 이야기… 우리가 쌓고 있는 상처가 아닐까요? 소리를 지르고 질러도 내 이야기를 안들어주는 상대방에 우리는 마음 아파합니다.

그(녀)와 나 사이에는 ‘벽’이 있습니다. 그 벽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상대편에서 들리지 않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벽은 무너뜨리면 되지만 ‘감정의 벽’이 높아지면 영영 못만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이 ‘감정의 벽’에 낙서를 하는 작가 한 명을 소개합니다. 스토리디렉터, 포토 에세이스트, 소설가, 작사가, 여행가, 사진작가의 직업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는 일본, 태국, 크로아티아, 인도네시아 등을 여행하며 나라 별로 예쁜 벽을 찍어 왔습니다. 그 사진 옆에 자신의 글을 적었습니다.

‘사랑하지 않으려 부단히 발버둥치는 널 보며, 날 사랑하는 게 그렇게 끔찍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안으로 하면 할수록 더 깊이 멍들어가는 널 보며 울먹거릴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게 옳지 않을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되돌아오지 않는 사랑을 밀어붙인다는 건, 문 앞에 붙이고 가버리는 전단지와 같은 거라고. 결국, 니가 귀찮게 떼어버려야 하는 전단지일 뿐임을 이제 알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도, 사랑한다는 말도…’

벽과 낙서 그리고 이별의 감성을 한 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감성현의 <그녀와 그, 영원히 넘을 수 없는 벽>입니다. 막 가려운 곳에 뜨거운 것을 가져다대면 시원한 느낌을 받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그런 시원합니다.

싸움 안하는 커플 있으신가요? 이별없는 20대가 있나요? 상처안주고 대화하는 부부 있나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작은이별연습’입니다. 우리를 가로막은 ‘감정의 벽’을 무너뜨리는 감성 에세이입니다.

p.s. 이별한 친구가 매일 술을 먹으면 이 책을 선물하세요.
말 못했던 이야기를 이 책이 대신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