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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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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와 이별했을 때
우리의 시간은 멈춥니다.

그리움 때문에
내 마음은 여전히 차가운 겨울인데

세상은 우리만 빼고 흘러가서
봄을 지나 기어코 여름까지 와버리곤 하죠.

김애란 작가는 이번 단편집 <바깥은 여름>에서

사고로 아이를 잃은 젊은 부부의 이야기,
긴 연애를 뒤로한 채 헤어진 연인의 이야기,
아버지와 강아지를 잃고 혼자 남겨진 아이의 이야기 등을 통해

이별을 겪은 이들의 얼어붙은 내면을
골똘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구 안에는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

– 단편 <풍경과 쓸모> 중에서

이별을 앞두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별을 겪고 우리는 어디로 가야만 할까요.

책을 읽다 보면

이별의 순간 제자리에 멈춰 서버린
누군가의 얼어붙은 내면에
손을 뻗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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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 님이 보내주신 소중한 사연입니다.

엄마의 ‘봄’은 바빴다.
농사일로 바쁜 것은 물론이고
틈틈이 산으로 들로 다니며
고사리, 냉이, 달래로 반찬도 챙겨야 했다.

그때마다 싸리 바구니 한구석엔
내가 좋아하는 산딸기며 찔레가 꼭 자리 잡고 있었다.

엄마의 ‘여름’ 또한 바빴다.
곡식이 자라는 속도에 맞춰
엄마의 손놀림도 그만큼 빨라져야 했고
매일 논과 밭 김매기는 기본적인 일이었다.

그렇게 해질 때까지 들에서 일하셨기에
우리 가족은 컴컴한 8시를 훌쩍 넘어서야
겨우 저녁밥을 먹을 수 있었다.

엄마의 ‘가을’은 더 바빴다.
시기에 맞춰 익어가는 곡식들을 거두어
말리고 털어 창고에 가지런히 보관해야 했고,
종가의 맏며느리로서 사대봉사도 섬겨야 했다.

내 기억 속에
엄마와 함께 잠든 기억이나
엄마의 잠자는 모습이 남아있지 않는 건
농사, 맏며느리, 엄마로서의 일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엄마가 조금은 한가해지는 계절은, 바로 ‘겨울’.
잎담배 감장이 끝나는 시기이다.

엄마는 날이 조금 쌀쌀해져서야
그제야 동네 분들과 화투도 치고
라면 국수도 끓여 함께 나눠드시곤 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다란 무쇠솥에 가득했던 라면 국수.
너무 많이 끓인 탓에 다 퍼졌지만
엄마가 해준 그 라면 국수의 맛은
어른이 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1년 내내 바빴던, 힘겨웠던 우리 엄마.

지금 우리 엄마는
어느 계절에도 편히 쉬고 계신다.

엄마 얼굴에 내 얼굴을 가만히 대보았던 어느 날.
마지막으로 엄마의 얼굴을 온전히 느꼈던 그 날.
따뜻했던 어머니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 있었던 잊지 못한 그 봄날…

난 잠시 마주했던 엄마의 얼굴을 뒤로하고
밖으로 뛰쳐나와 엄마와 함께한 시간만큼 울었다.
그렇게 엄마를 보내드렸다.

엄마와 서럽게 이별을 한 그 날 이후…
그동안 여섯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내 곁에 왔다가, 갔다.

오늘은 오랜만에
푹 퍼진 라면 국수를 먹어봐야겠다.

엄마와의 계절을 생각하며.

여리 님의 소중한 기억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용기를 내 사연을 보내주신 분들께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은 삼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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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한줄이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가족 #연애 #직장 #인생 #우리사는이야기

*선정되신 분들께는
– #책속의한줄 SNS 글 소개
– 도서 출간 시 우선 수록
– 도서를 선물해드립니다.

*사연 보내실 곳 : story@ladybugs.co.kr
– 사연, 사진, 필명, 연락처 필수^^
(보내주신 사연/사진은 보기 편하게 수정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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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희한한 노래가 있습니다.나이가 나오지만 몇 살에 들어도 내 이야기 같은 노래입니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입니다. 스무살에 들어도, 마흔살에 들어도… 울적할 때 들으면 참 좋은 노래입니다. 이 노래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 있습니다.‘매일 이별하고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면,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너를 보내고, 나이를 보내고, 하루를 보내고 우리는 매일 이별하고 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투닥거리다가 상처주는 말을 하면 ‘작은 이별’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도 이겨내고 서로 기대가며 살아갑니다.
지구표면에는 작은 ‘블랙홀’이 계속 만들어지고 없어진답니다. 그래도 지구는 블랙홀에 잡아먹히지 않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느끼는 작은 이별과 큰 이별에 우리가 무너지면 안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작은 이별’을 무관심하게 놔두게 되면 우리 마음에는 상처가 쌓입니다. 그러면 어느 순간 댐이 무너지듯 터져버립니다. 그러면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그냥 이해하자’라는 순간 상처 하나가 얹어집니다. 서운한 이야기, 말못하는 이야기… 우리가 쌓고 있는 상처가 아닐까요? 소리를 지르고 질러도 내 이야기를 안들어주는 상대방에 우리는 마음 아파합니다.

그(녀)와 나 사이에는 ‘벽’이 있습니다. 그 벽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상대편에서 들리지 않습니다. 눈 앞에 보이는 벽은 무너뜨리면 되지만 ‘감정의 벽’이 높아지면 영영 못만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이 ‘감정의 벽’에 낙서를 하는 작가 한 명을 소개합니다. 스토리디렉터, 포토 에세이스트, 소설가, 작사가, 여행가, 사진작가의 직업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는 일본, 태국, 크로아티아, 인도네시아 등을 여행하며 나라 별로 예쁜 벽을 찍어 왔습니다. 그 사진 옆에 자신의 글을 적었습니다.

‘사랑하지 않으려 부단히 발버둥치는 널 보며, 날 사랑하는 게 그렇게 끔찍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안으로 하면 할수록 더 깊이 멍들어가는 널 보며 울먹거릴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게 옳지 않을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되돌아오지 않는 사랑을 밀어붙인다는 건, 문 앞에 붙이고 가버리는 전단지와 같은 거라고. 결국, 니가 귀찮게 떼어버려야 하는 전단지일 뿐임을 이제 알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도, 사랑한다는 말도…’

벽과 낙서 그리고 이별의 감성을 한 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감성현의 <그녀와 그, 영원히 넘을 수 없는 벽>입니다. 막 가려운 곳에 뜨거운 것을 가져다대면 시원한 느낌을 받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그런 시원합니다.

싸움 안하는 커플 있으신가요? 이별없는 20대가 있나요? 상처안주고 대화하는 부부 있나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작은이별연습’입니다. 우리를 가로막은 ‘감정의 벽’을 무너뜨리는 감성 에세이입니다.

p.s. 이별한 친구가 매일 술을 먹으면 이 책을 선물하세요.
말 못했던 이야기를 이 책이 대신해줍니다.

141128_그래도 사랑

 

칼릴 지브란은 신전의 두 기둥처럼 사랑하라고 말했습니다.
신전의 두 기둥은 나란히 서 있죠.
그 사이로는 자유로운 바람이 오고 가고요.
기둥이 가까워지다 못해
하나로 포개진다면 신전은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가로수가 우거진 길을 걷는 걸 좋아합니다.
길가의 나무들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 있어요.
지나치게 가깝게 붙어 있으면 가지가 부딪치고 꺾일 거예요.
뿌리를 뻗어나갈 자리가 부족해 잎이 마르겠죠.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기둥도,
나무도,
사랑도,
관계 또한

그렇다는 걸 우리는 알아요.

정현주의 <그래도 사랑 언젠가 너로 인해 울게 될 것을 알지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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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두 사람 사이엔 바람 하나 지나가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죠…
사랑할 때는 바람에도 질투가 나거든요.

여러분은 어떤 사랑중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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