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꽃이 내 동생을 데려옵니다

[죽음의 의미를 통한 치유의 방법을 우리 아이에게] 하늘꽃이 내 동생을 데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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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저거 봐. 하늘에 꽃이 피었어!
하늘꽃이야, 하늘꽃!”
벤이 잔뜩 들떠서는 소리쳤어요.
처음으로 나비를 봤거든요.
“쉿! 그러다 도망가겠어.”
누나 에밀리가 작은 소리로 다그쳤어요.
“누나, 따라가 보자.”
벤과 에밀리도 손을 잡고
나비들을 따라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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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나 힘들어…”
벤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무릎을 세우고 쪼그려 앉았어요.
“엄마! 아빠!”
벤이 이럴 때면 얼른 집에 가서
쉬어야 한다는 걸 에밀리는 알고 있어요.
언젠가 엄마 아빠한테서 벤이
많이 아프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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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쉬면서도 벤은
하늘꽃 생각뿐이었어요.
“누나, 하늘꽃 또 그려 줘, 응?
노랑 하늘꽃 크게 그려 줘! 파랑 하늘꽃도!”

겨울이 오면서부터 벤은 부쩍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벤이 병원에 가는 날도 점점 많아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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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기를 바라던 그날이 왔어요.
“이젠 벤을 보내 주자, 응?
벤은 하늘꽃처럼 훨훨 날고 있을 거야.”
에밀리는 가슴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벤이 없는 세상은 캄캄하기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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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는 가끔씩
동생이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났어요.

“벤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어요?”
엄마는 에밀리는 꼭 끌어안으며 대답했어요.
“아니, 그런 일은 없을 거야.
하지만 어때. 우리가 벤을 안 잊을 건데.
눈 감아 봐. 벤이 보이니? 지금 뭘 하고 있어?”
“나비를 따라 다녀요!”
에밀리의 얼굴에 살며시 미소가 피어났어요.
“벤이 하늘꽃을 따라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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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는 이제
벤을 떠올리는 일이 좋아졌어요.
벤이 보고 싶을 때마다 나비를 떠올릴 거예요.
벤이 하늘꽃을 따라올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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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형아 잃어버리는 어떻게 해.
빨리 손 잡고 같이 가자.
오라고 해, 빨리이…”

“엄마, 애기 다치면 어떻게 해.
미끄럼틀이 얼마나 미끄러운데.
내가 같이 타야겠네.”

정 많은 둘째는 형아와 동생 챙기기에 바쁩니다.
형아가 저만치 혼자 걸어도 난리,
동생이 놀이터에서 혼자 다녀도 난리.

형아와 티격태격 싸우며 미워할 땐 언제고,
동생이 물건 뺏어갈 때, 때릴 땐 언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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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잠들기 전

형아 이불 덮어주고,
동생 볼에 뽀뽀해주고.
정 많고 여린 둘째가 귀엽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어주면
눈물을 펑펑 흘릴 것 같아
조금 높은 책꽂이에 꽃혀있는 그림책입니다.
엄마도 이 그림책을 읽다 울컥했거든요.

슬프지만, 그래도 언젠간
함께 읽어볼 예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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