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한줄이 추천하는
베스트셀러 책속의 한줄
12번 째 시간,
오늘은 살랑살랑 가을 바람과 어울리는
시집 책속의 한줄을 가져왔습니다.
베스트셀러 시/에세이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입니다.
자자, 심호흡 한 번 하고
감성의 바다에 한 번 푸욱~ 빠져 봅시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이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 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꿈 / 랭스턴 휴즈
꿈을 잡아라
꿈이 사그라지면
삶은 날개가 부러져 날지 못하는 새이니.
꿈을 잡아라 꿈이 사라지면
삶은 눈으로 얼어붙은 황량한 들판이니.
당신의 눈물 / 김혜순
당신이 나를 스쳐보던 시선
그 시선이 멈추었던 그 순간
거기 나 영원히 있고 싶어 물끄러미
물 꾸러미 당신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내 것인 물 한 꾸러미
그 속에서 헤엄치고 싶어
잠들면 내 가슴에 헤적이던
물의 나라 그곳으로 잠겨서 가고 싶어
당신 시선의 줄에 매달려 가는 조그만 어항이고 싶어
걸어보지 못한 길 /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 두 갈래길 나그네 한 몸으로
두 길 다 가 볼 수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덤불 속 굽어든 길을 저 멀리 오래도록 바라보았네
그러다 다른 길을 택했네
두 길 모두 아름다웠지만
사람이 밟지 않은 길이 더 끌렸던 것일까
두 길 모두 사람의 흔적은 비숫해 보였지만
그래도 그날 아침에는
두 길 모두 아무도 밟지 않은 낙엽에 묻혀 있었네
나는 언젠가를 위해 하나의 길을 남겨 두기로 했어
하지만 길은 길로 이어지는 법
되돌아올 수 없음을 알고 있었지
먼 훗날 나는 어디선가 한숨지으며 말하겠지
언젠가 숲에서 두 갈래 길을 만났을 때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갔었노라고
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다고
별빛/ 김용택
당신 생각으로 마음에 가득차야
하늘에 별들이 저렇게 빛난다는 것을
당신 없는 지금
지금에야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