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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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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열 여섯 살에 성장이 멈추었습니다.
키도, 마음도… 그 후로 살만 ㅜㅜ
그렇게 어른인척하며 계속 살아왔죠.

청춘, 방황, 반항, 충동…

이런 단어들을
모두 마음속 상자에 담아 봉인해버렸습니다.
그때 봉인했던 종이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헤르만 헤세 Hermann Hesse’

헤세는 세계의 모든 10대의 마음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평생 글을 쓰며
어른 마음속에 숨어있는 사춘기를 골라냅니다.

아버지의 요구에 신학교를 간 한스의 이야기.

‘수레바퀴 밑에서’는

한스가 타인의 요구에 따라 살다가
자신을 잃어버리고 불우한 최후를 맞습니다.

드디어 타인의 요구를 털어내고
자신만의 삶을 찾아가는 골드문트와
그에게 길을 알려주는 나르치스.

자신의 삶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싱클레어와 데미안.

10대 만의 문학이 아니라 우리 삶 전체를
흐르는 ‘마음의 여정’을 그리는 헤세의 글에서
숨겨둔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 봉인을 뜯게 된 책이
정여울의 ‘헤세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 이해 안 가던 헤세의 표현을
하나하나 해석해주며 그의 책을
다시 읽게 하였습니다.

정여울은 우리 삶의 어두운 통로를 비추는
랜턴으로 심리학자 ‘칼 융’을 소개합니다.

골드문트가 세상을 여행하며 얻은 것은
‘진정한 나다움’이었습니다.

내 안에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잠자고 있는 힘을 끌어내어
자신을 찾아가는 길.

이것이 심리학자 칼 융이 말한 ‘개성화’의 완성입니다.

우리는 자신 속에 신비함을 잃어버리고
어른이 되고 나면 모든 잠재력을 없애버립니다.

사실 절대 없어지지 않습니다.

심장 한구석에서
꺼내달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으로
우리에게 ‘감성 로드’를 개척했던 정여울은

이번에는 헤르만 헤세가 낸 길을
칼 융의 횃불을 들고 비춰줍니다.

사진작가 이승원은
헤세의 생가에서 그가 다녔던 공원까지
100장 넘는 사진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헤세의 친필 편지와
그린 그림도 책 곳곳에 박혀있습니다.

앞뒤로는 헤세의 명언과
정여울의 친절한 해설이 예쁜 사진과 함께 있고

중간에 있는 1/3의 분량은 심리학, 에세이, 문학까지.
그녀의 섬세함이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소설가 김영하의 독서법 중 하나는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그 책을 보면
같은 책인데 전혀 다르게 느껴지거든요.

헤세를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80대…

이렇게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 전에 이 책을 읽어보세요.
정여울의 ‘헤세로 가는 길’입니다.

p.s. 오늘 부록은 인생을 달뜨게 하는
헤세의 ‘명언 카드’입니다.

사진에서 보는 비키니 걸은
헤세의 책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가 남자라는 걸 알 수 있는 증거입니다.

나도 모르게 나의 치유자가 되어준 헤세를 그리며, 헤세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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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테마] 당신을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한줄

길을 모르면 물으면 될 것이고,
길을 잃으면 헤매면 그만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늘 잊지 않는 마음이다.

<히피의 여행 바이러스> 중에서
여행 계획만으로도 에너지가 퐁퐁~
기분 전환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줄테마 더보기>
-동심으로 돌아가 보고 싶은 당신에게
-@여보 당신과 같이 보고 싶은 한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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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파라디소’ 는
천국이라는 뜻의 이탈리아 어입니다.

1400년대 후반, 이탈리아 밀라노,
공국의 통치자, 스포르차 가문의
결혼식 축하연 이름이기도 합니다.

‘별이 빛나듯 매우 많은 조명이 있었고
벽에는 행성 일곱 개가 걸려 있었고
안에서는 멋진 음악과 소리가 흐르고 있었다.’

이 쇼에서는 별들이 기계장치로 움직였고
남자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가
한 명씩 나와서 시를 읊었다고 합니다.

15세기 끝 무렵에 밀라노 궁정의 뜰.
천국을 눈 앞에 보여준 쇼의 기획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입니다.

천 년 넘게 이어온 신의 시대가
인간의 상상력으로 바뀌던 이탈리아에서,

르네상스는
하늘의 별 같은 천재들의 노력으로 시작됩니다.

이 천재들이 연구해서 논문 발표를 했다면
역사는 수 백 년 뒤처졌을 것입니다.

이들은
성당을 짓고,
벽화를 그리고,
조각했습니다.

피렌체, 밀라노, 베네치아 그리고 로마.

귀족 가문의 재정적 후원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곳에 세워집니다.

브루넬레스키, 보티첼리, 다 빈치, 미켈란젤로, 티치아노.

인간에게 생각하는 방법과
무한한 자유와 함께
실천을 눈으로 보여줬던 그들.

이들은 인류 역사의 돌연변이로
우리에게 ‘르네상스 유전자’를 남겼습니다.

자유, 상상, 도전, 해방…

이전에 신만이 가지고 있던 것들이었죠.

그리고 지금,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에서
우리 곁에 있는 무한도전의 김태호,
삼시세끼의 나영석까지.

지금과 다른 삶을 살려면
‘르네상스 유전자’를 깨워야 할 때입니다.

시인이자 미술평론가이며
‘아트인문학’ 강의로 전국을 누비는 김재진과

전자공학 학사, 사진 석사, 미용 예술학 박사를
딴 독특한 이력의 사진가 백승휴의 글로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아트인문학 여행’입니다.

‘이탈리아를 거닐며
르네상스 천재들의 사유를 배우다.’

여행과 역사, 인문학과 예술…

우주를 그 작은 지구의,
그 작은 이탈리아의, 그 작은 밀라노의,
그 작은 궁정의 정원에 옮겨놓았던 다빈치처럼

우리 삶에 잊혀진 ‘새로움’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지적인 여행, 아트인문학 여행

당신의 잠들어 있던 예술 세포를 뛰게 해줄
저자 강연회에 초대합니다. 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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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근씨는 곰배령을
최고의 겨울 여행지로 뽑습니다.

봄, 여름, 가을에는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습니다.

곰배령은 사계절 여행지로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원근씨가
여행 가이드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

곰배령에 갔을 때도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습니다.

“원근씨, 저 꽃 이름은 뭐예요?
저 노란색은요?”

원근씨는 그 순간 ‘길만’ 아는
가이드가 되었습니다.

초짜 여행 가이드 원근씨는
과감하게 야생화 도감 3권을 사서
달달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주 후에 곰배령을
다시 방문해서 사람들에게 자랑했습니다.

“여기에 핀 꽃은
제가 이름부터 특징까지
다 알고 있으니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그리고 길에 피어 있는 꽃을 봤더니
2주 전에 피어 있던 꽃은 다 지고,

새로운 꽃이
야생화 천국의 주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결국 아무 대답 못 하고
그 후로 원근씨는 3년간의 여행길에
야생화 도감 3권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지금은?
아마 숲 해설가로
직업을 바꿔도 괜찮을 듯합니다.

원근 씨와의 여행은 길 안내와 맛집뿐 아니라
지역의 역사부터 그 길에 난 풀과 꽃까지
소개를 받는 여행입니다.

남들 다 하는 것 아니냐고요?

하나가 다릅니다.

원근 씨가 찾는 여행지는
한국의 오지 마을입니다.

일단 차로 가서 예쁜 산길을 따라
걷다보면 한적한 마을이 보이는
그런 여행입니다.

남들 다 가는 데는 영 매력이 없나 봅니다.

사실 이건 유전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원근 씨의 아버지도
국내여행 전문 가이드입니다.

게다가 국내 최고령이시지요.
40년간 해오셨으니

아버지와 함께
십수 년의 국내여행을 같이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가볼 곳이 많다는 국내여행 전문가.

이원근씨가
이번에 여행책 한 권을 출간했습니다.

온몸으로 부딪쳐 배운 여행이라 그런지,

책은 에누리 하나 없이
최저가로 움직일 수 있는 코스와
꼭 들러봐야 할 맛집 3~4곳.

55곳의 지역별 특징을
또박또박 적고 있습니다.

봄날~!
맨날~
가는 곳이 아닌,

조금은 특별한 곳을 찾아가고 싶다면
이 책을 꼭 보셨으면 합니다.

이원근의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입니다.

20여 년의 여행 노하우를 묶어놓은
‘요점정리 여행 가이드’ 입니다.

중앙일보 여행기자 손민호는
저자와의 여행을 이렇게 말합니다.

“지난 13년,

그와 더불어
참 많이도 싸돌아다녔다.

무턱대고,
정처 없이,
그리고
아무데나 헤집고 다녀서

우리의 여행은 거칠었고,

하여 행복했다.”

우리도 행복해 볼까요?

우리의 4월과 5월을 위해
봄날 가보면 좋을 9곳을 먼저 소개합니다.

우리가 가고 싶었던 우리나라 오지 마을,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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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학 생활,

29만원의 옥탑방 월세 내기도 빠듯합니다.
등록금에서 생활비도
다 스스로 책임져야 합니다.
게다가 아버지의 카드빚까지
갚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학자금 대출도 받고
결국 채무자가 되었습니다.

수도권 곳곳에서 과외를 하고
아르바이트는 종류별로 다해야 했습니다.
방학 때는 거의 매일 삼각김밥과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돈을 벌어야 했기에
밥먹을 시간도 낼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녀의 자취방 벽에는
‘세계지도’가 붙어 있었습니다.
아무리 사는 게 힘들어도
‘죽은 20대’로 만들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소원은 세계 여행이었죠.

여행이 얼마나 가고 싶었던지
아르바이트 하는 지역의
지하철역을 여행합니다.
서울과 수도권 지하철역은
그녀의 걷기 여행 코스였습니다.

그녀가 아버지의 빚을 다 갚았을 때
사정상, 사치일 수 밖에 없는
일본여행을 최초로 떠납니다.
더듬거리는 일본어지만 도쿄 여행을 합니다.

그 전에 여행통장을 만들었습니다.
조금씩 모으고 아무리 돈이 없어도
절대로 그 통장에는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휴학을 합니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미쳤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3개월 간의
미국여행을 계획했고
그 비용을 벌기위해
9개월 간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집의 딸은 빨리 졸업해서
빨리 취업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뉴욕으로 떠납니다.
뉴욕에 사는 지인의 집으로 갔지만
7일 만에 쫓겨납니다.
사정상 생긴 일입니다.

당장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지만
뉴욕에서 마이애미로 여행지를 옮깁니다.
그리고 다시 미국 여행이 시작됩니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그녀의 통장에는 30만원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고된 학교 생활은 다시 시작됩니다.

그래도 여행은 쉬지 않습니다.
‘한 번의 용기’로 이제 비법을 깨달았거든요.

중국, 터키, 파리 등등
그녀의 세계 여행은 쉬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현재 미국 델타 항공사의 승무원으로
전세계를 날고 있습니다.

그녀에게 여행은 휴식과 사치가 아니라
자신을 즐겁게 하고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뒤로 미루지 않는 그녀.
얼마 전에 소개했던 ‘소유흑향’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노경원의 꿈을 이루는 여행 에세이,
<그럼에도 여행>입니다.

많은 여행 에세이에는 ‘감상’이 담겨있습니다.

<그럼에도 여행>에는 현실과 삶 그리고
언제든 간직해야 하는
‘열정과 교훈’이 있습니다.

p.s. 10대와 20대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세요.
그리고 ‘지구가 생각보다 작다는’ 말과 함께요…

읽어보기 > http://goo.gl/53u8Y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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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밀라노로 가기위해 기차를 탑니다. 그런데 산사태로 기차길이 막힙니다. 어쩔 수 없이 기차에서 내려 버스를 탑니다. 그렇지않아도 속상한데 더 큰 문제가 생깁니다. 어려보이는 스페인 남자가 그녀의 옆에 앉아서 끊임없이 말을 걸어옵니다. 그녀에게 낯선 사람과, 그것도 남자와 여행을 한다는 건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녀의 얼굴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싫은 표정과 시큰둥한 표정, 짜증섞인 표정. 이 남자는 하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눈치!!’ 이 남자는 말을 멈추지 않습니다. 드디어 이 남자가 속내를 드러냅니다. ‘남자 친구 있어요?’ 이 남자를 조용하게 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습니다. “NO!” 그녀는 남자친구도 없지만 앞으로 사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분연히 대답합니다. 남자는 평범하게 대답합니다.

“아. 그래요? 저는 남자친구 있는데…”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거립니다. 남자는 바로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전 게이에요. 남자친구는 스위스 사람입니다.”

이 말 한마디로 그녀는 친구 한 명이 생깁니다. 밀라노에서 그녀는 그 남자와 함께 두오모Duomo 근처를 구경합니다. 점심도 같이 먹습니다. 헤어지기 전에 남자가 그녀에게 밀라노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남자는 그녀에게 인사를 합니다.

‘편견을 갖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다고…’

그녀의 여행 코스는 바뀝니다. 그가 알려준 코스로 말이죠. 밀라노의 한 때는 여느 여행지와 완전히 다른 기억을 남깁니다. 그녀에게 그는 여행의 이정표같은 사람입니다. 이렇듯 여행은 가끔 불운을 행운으로 바꿔주기도 합니다.

그녀는 가수 조용필 <기다리는 아픔>, <작은 천국>과 윤하<오디션> 등의 노래의 작사가, 이애경입니다. 에세이스트로도 활동하며 <그냥 눈물이 나>,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서른살을 겪는 여성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해왔던 그녀가 이번에는 여행에세이를 출간했습니다.

그녀의 감성은 여행을 하면서 훨씬 더 깊어지고 짙어졌습니다. 그녀는 쿠바의 트리니다드에서 춤을 추고 도쿄의 스미다강 근처의 카페에서 차를 마십니다. 스위스의 로잔과 사막의 도시, 피닉스와 캄보디아의 고아원도 갑니다. 이곳 저곳에서 그녀는 자신의 마음에 글을 적습니다. 여행이 그녀의 마음을 원고지로 만들었습니다.

이 책은 세계 여행에 관한 책이기도 하며 아니기도 합니다. 자신의 다녔던 곳의 이야기보다 마음 속의 풍경을 스케치하는데 더 많은 품을 들인 책입니다. 혼자인 그녀가, 혼자인 상태로 여행을 하며 알게 됩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왔던 마음의 여정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녀는 여행을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떠난 자리에 솟아난 나를 위한 작은 움직임. 이제 나를 만나러 갑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이애경이 쓴 <떠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입니다. 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갔던 곳을 가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읽어 본 여행 에세이 중 거의 유일하게 ‘여행 세포를 깨우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대신 그녀가 궁금해졌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녀의 마음을 여행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그녀는 무척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일도 연애도 잘 안풀리고 많이 답답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묶여있던 마음을 여행을 통해서 하나씩 풀어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야근을 하고 땅에 붙을 것같은 몸을 끌고 집에 들어옵니다.

억지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몸을 던졌는데, 잠이 안옵니다.

짜증이 확 올라옵니다. 이럴 때는 스탠드를 켜세요.

그리고 이 책을 보시면

여러분을 비엔나의 작고 예쁜 호텔방의 침대로 데려갈 것입니다.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읽어보기 > http://me2.do/GBRJCAJn

고현정의 여행,여행

햇살이 비춘다.
따뜻하다.

흙이라는 것이
원래 따뜻해서
그걸 만지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하는 힘이 있는 건가?

산 중턱의 집에서
흙을 빚을 수 있음에
날마다 감사하며 산다는 게,

쉬울 것 같지만
정말 어려운 거라는 걸

나도,
당신도,
우리 모두 다 안다.

그럼에도 그럴 수 있는 건
이들이 정말 심지가 굳고
선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척,

대충 모양만 흉내내는 사람들은
느낌으로 가려낼 수 있다.

애매한 것 없이 분명한 사람들.
그렇게 빛나는 영혼들이
묵묵히 자기 일을 하고 있다.

우리가 다 만나보고 다닐 수 없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다.

‘척하는’ 사람들뿐이라면
우리는 꿈을 꿀 수 없다.

그리고 나도 연기를
계속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서 이 사람들이
실제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니
나도 조금씩이라도
나다운 방식으로
뭔가를 계속 해도 된다는 격려를 받는다.

다시 정신을 똑바로 차려봐야지.

<고현정의 여행, 여행 : 풍경 사람 기억에 관한 오키나와 여행 이야기> 중에서
.
.
.

저는 항상 당신이 좋았습니다.
‘말이 통하는’ 느낌이랄까요.

당신을 만날 때면
난 언제나 여행 중이었습니다.

오늘 저녁에도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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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나라
1위는 항상 스위스였습니다. 왜일까요?
비밀은 바로 달력에 있습니다.

예전에는 12월이면 사람들이 모두
돌돌 말린 달력을 들고 다녔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때문에 그런 풍습이 없어졌지만요.

그 달력을 펼치면 비키니 미인이
12달 내내 나와 1년에 6개월은 춥게 만들거나
(전 물론 빨간 날을 세느라 본 것 뿐…) 아니면 스위스 사진이 있었습니다.
스위스는 어떤 카메라로 찍어도 모두 그림이 되는 풍경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 외에도 스위스에 대한 기억은 많은데요.
빌헬름 텔, 롤**, 주머니 칼, 초콜릿…
그 중에서도 사실 스위스에 관한 제 기억은 만화, <알프스 소녀 하이디>입니다.

나무로 된 집, 이층 다락방에 놓여진 밀짚으로 만든 침대 위에
깔린 하얀 이불, 아침이면 동그란 얼굴로 하품을 하며
일어나는 귀여운 하이디.
그리고 하이디는 햇살을 받으며 멀리 있는
알프스 산의 만년설을 봅니다. 얼마나 그 침대에 누워보고 싶었는지ㅜㅜ

소설 <알프스 소녀 하이디>는
스위스의 작가 요한나 슈피가 마이엔펠트의 작은 마을에서 썼다고 하는데요.
지금도 이곳에 가면 하이디 트레일이라는 걷기 코스가 있다고 합니다.
1시간 30분 정도를 걸으면 된다고 하네요.
그 곳엔 하이디 빌리지와 박물관까지 있다고 해요.

또 이 곳에서 가장 맛있는 식당은
슐로스 브란디스라고 합니다.
절대로 들어가서 먹지 말고 샌드위치와 음료를 테이크 아웃하랍니다.
그리고 하이디 오두막에 올라가서 하이디랜드를 보며 먹으라고 합니다.

아 정말…

‘돈’과 ‘시간’만 있다면 ㅜㅜ

항상 이 두 개가 문제죠.
다 던져버리고 확 떠났으면 좋겠지만 어디 쉬운 일인가요.
이럴 때 저는 서점에 갑니다.
책을 사서 어쨌든 책상 위 책꽂이에 꽂아놓습니다. 대리만족은 아니구요.
책은 꿈을 그대로 놔두지 않고 계획으로 바꾸기 때문입니다.
어디를 거쳐 어디를 방문할건지, 여행 계획을 세우고 교통비는 얼마나 들어가는지,
식비는, 숙식료는 하면서 견적서를 뽑습니다.
(오랜 회사 생활에 배운 것 중에 하나가 견적서지요ㅜㅜ)
멋지게 엑셀 표로 정리해 놓고
다들 그런 것처럼 들어갈 돈의 액수를 보고 한숨을 쉽니다.

그래도 언제 가야할 지를 정합니다. 그리고 돈 모을 계획으로 넘어갑니다.
‘술은 일주일에 한 번만 먹어야지.’(친구가 3명 즘 없어지겠군 ㅜㅜ)
‘그래 일단 책을 사지 말아야 해.’(그냥 저 쌓여있는 책을 중고로 팔아?)
‘부조금은 무조건 5만원이야’(이거 회수할 때는 어쩌지?)

못 갈 수도 있지만, 그래서 실망할 수도 있지만,
연말이 되었으니 대박 여행 계획 하나 세워보시면 어떨까요?
토익 점수도 올려야 하고 아이들 학비도 걱정되고
또 ‘저 세 살배기를 데리고 어디를?’ 이렇게 생각하시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겠지요.

스위스를 꿈꾸는 것과 가이드 책을 사서 여행 계획을 세워보는 것.
이 두가지는 생각과 실천의 차이일 것 같습니다.

여행비용이 비싸겠지만 ‘나’보다 비싸지는 않겠죠?

저에게 헛된(꼭 갈거에요!!~!) 계획을 하게 한 책을 소개합니다.
맹현정과 조원미가 쓴 <스위스 셀프 트래블>입니다.
맹현정과 조원미는 10년 간 유럽 관련 여행일을 하며
각종 여행 프로그램을 설계했던 저자입니다.
책을 읽으며 그 꼼꼼함에 놀랐습니다.
여튼 제 꿈에 많은 도움을 받아서 너무 고맙다는 말도 전하고 싶습니다.

p.s. 스위스 여행 견적이 궁금하신가요?
안 알려드려요. 얼마나 고생해서 뽑았는데요.
그래도 즐거운 ‘2015년 계획 짜기’였습니다.

스위스 알짜배기 정보를 얻고 싶다면,  스위스

25_자전거 여행 1

마암분교 이야기는 한도 없고 끝도 없다.
전교생 17명인 이 작은 학교에서는
매일매일의 생활 속에서
매일매일의 새로운 이야기들이 샘솟아 오른다.

날마다 새로운 날의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있다.
삶 속에서 끝없이 이야기가 생겨난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신나는 일인가.

봄에는 봄의 이야기가 있고
아침에는 아침의 이야기가 있다.
없는 것이 없이 모조리 다 있다.

사랑이 있고
죽음이 있고
가난과 슬픔이 있고
희망과 그리움이 있다.

세상의 악을 이해해가는 어린 영혼의 고뇌가 있고
세상을 향해 뻗어가는 성장의 설렘이 있다.

여기가 바로 세상이고,
삶의 현장이며,
삶과 배움이 어우러지는 터전이다.

김훈, <자전거 여행 1> 개정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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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면
자신감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된다.

상대가 당신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자
당신에게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그래서 떠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그녀)를 유혹하는 동안에는
당신이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그녀)에게 감출 수 있고,

또 그(그녀)도 경험이 부족해서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몇 주일,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난 후
그(그녀)는 결국 그 사실을 깨닫고
당신에게 싫증을 내는 것이다.

이로 인해 그(그녀)가 떠난 지금,
당신도 알고 있었지만
잊거나 상대화하는 데 성공했던
당신의 모든 신체적, 정신적, 지적, 사회적 열등함은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약점으로 당신에게 다가온다.

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 씨의 사랑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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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안에는 그(그녀)가 사랑할 이유와
헤어져야 할 이유가 같이 있습니다.

두 개를 같이 인정하고 사랑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떠나게 됩니다.

그(그녀)가 떠나게 되면
그(그녀)가 약점이라고 생각한 것이
내 생각과 무관하게 내 약점이 되어버립니다.
심지어 전에는 강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까지 말입니다.

그렇게 그 약점은 내가 가진 강점까지 염색합니다.

그리고 나의 모든 열등감을 자극하고
나는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실패자가 됩니다.

실패자들은 그(그녀)를 원망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자신의 모습에 자책감을 갖습니다.

결국 죄책감까지 들게 되고
이상한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내가 죄인이야’

버려진 사람은 심리적인 죄인이 되어버립니다.

찬 사람이 피해자가 되고
차인 사람이 가해자과 되는 역설.

더 큰 문제는 심리적 전과자가 되어버린
내가 다음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현실에서는 졌지만
마음으로는 절대 지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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