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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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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세상에 갓 나온 따끈따끈한 책이에요.
18살 이소벨이 썼답니다.
아니, 그렸답니다.
아… 아니군요.
쓰고, 그림 그리고, 낙서했네요.
하여튼 저는 아주 아주 멋지고
특이한 내용으로 채워져있어요.

두둥~!
저를 만든 ‘이소벨’양을 소개할게요.

이소벨은 영국 북서쪽 맨체스터와
리버풀 사이 어딘가에 살고 있어요.
보고 느낀 대로 그리는 걸 좋아한답니다.
종종 분위기 있게
혼자 차 마시는 것도 즐기고요,
전혀~ 아무것도 안하는 것도 ‘되게’ 좋아해요.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이소벨이 가장 많이 좋아하는 건,
<무.한.상.상>이에요.
자신만의 세상에 사는 시간들이
정말 행복하다나요.

말괄량이 ‘이소벨’의 취미는요,
바로 치마를 입고 자전거를 탈 때
치마 안에 체육복 반바지를 입는거랍니다.

지나가는 아저씨들을
놀릴 수 있는 이소벨만의 비법이래요^^
정말 귀엽고 웃긴 취미죠?

개성이 톡톡 넘치는 ‘이소벨’은
가끔, 자기 안에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곤 해요.
그럴 때마다 가슴이 콩닥콩닥 한답니다.

혹시,
당신도 그런 기분을 느낀 적 있나요?
‘이소벨’처럼 10대 때는 어땠어요?
요즘 10대들도
‘콩닥콩닥’을 느끼며 시간을 보내나요?

‘이소벨’은
이런 <무한상상과 콩닥콩닥>을
기록하고 또 공유했어요.
그래서 제가 탄생한거지요^^v (땡큐, 이소벨!♡)

이정도면 대충…
저를 만든 ‘이소벨’이
어떤 소녀인지 짐작이 가시죠?

엉뚱, 발랄, 재치, 섬세, 솔직…
오글오글 거리다가도, 할 말은 다하고 사는
당당하고 감수성 풍부한 18살!

요즘 10대들의 생각을 엿보고 싶다면~
10대 자녀의 머릿 속이 궁금하시다면~
10대인 내 삶이 단조롭고 재미없다면~
누구에게나 친구가 되어주는 ‘이소벨’을 만나보세요.

딱딱한 어른이 된 당신에겐,
잊고잊던 10대의 풋풋+말랑말랑함을

질풍노도 10대인 당신에겐,
혼자만 알고싶은 근사한 비밀친구를
선물할테니까요!

웃픈 열여덟 살의 비밀일기
<안녕 난 이소벨이야> 입니다.

읽어보기 > http://goo.gl/XCrp6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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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 합일, 친밀감을 바란다.
하지만 이것은 쉽게 충족되지 않은 욕망이다.

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이런 상품을 소비하는 데서 만족을 찾는다.

연인과의 관계에서
분리의 벽을 허물 수 없었던 남자와 여자는
스크린 속 연인의 행복한 또는
불행한 사랑의 이야기에 참여할 때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린다.

많은 연인들이 스크린 위에서 전개되는
이러한 이야기를 구경할 때

서로 사랑을 주고받지는 못하지만
함께 다른 사람의 ‘사랑’의 구경꾼으로서
사랑을 경험하는 유일한 기회를 갖는다.

사랑이 백일몽인 한,
그들은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랑이
실재하는 두 사람 사이의 현실적인 관계가 될 때,
그들은 얼어붙는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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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즐기고 재미있게 보내기.

맛집, 영화, 술, 여행, 기념일.

좋은 것을 같이 ‘하는’ 것일까요?

아님 좋은 것을 같이 ‘쓰는’ 것일까요?
‘소비’라는 매개없이

아무런 데이트를 즐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소비가 주인이 되고나면

데이트의 주인공은 하인이 됩니다.

소비에 끌려다니는…
그렇게 ‘사랑의 상품’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

연인관계일지도 모릅니다.
연인들이 쓸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

그들은 진공상태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서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잘 안맞나봐’

사실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서,
같은 것을 소비했지만

유일하게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것은
‘서로’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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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 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凍死者)가 얼어 죽을 때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위에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정호승 / 슬픔이 기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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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을 겪으며
저에게 남았던 단어는 ‘연민’이었습니다.

누가 책임져야 하며,
누가 잘못했는지는
최소한 저에게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슬퍼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아플 때
아파하지도 못하고
자기의 영역안에서만
상처받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 학습된 ‘감정의 폭’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사람 사는 것 다 그렇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토가 나오는 것을 한참 참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 참배를 하러 가지 못했습니다.

그것으로 죄책감을 때우기에는
제가 너무 한심했기때문입니다.

사실 그 이유때문에 글을 써서
사람들과 같이해보자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북티셰의 탄생 설화입니다.

이 상식적인 연민이
몰상식의 망각안에 갇혀…

그렇게 고여버린 세상에서,

우리가 할 것은
‘슬픔을 간직하는 것’입니다.

슬퍼하는 마음,
이것으로 충분히 세상은 바뀌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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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마리의 호랑이가 있습니다.

“내가 호랑인 게 들키면 어떻게 될까?”
이 녀석은 자신이 호랑인 걸 사실을
숨긴 채 매일 전전긍긍합니다.
그리고 완벽한 고양이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요.

또, 한 마리의 고양이도 있습니다.

“난 사실 호랑이야!”
이 녀석은 고양이임이 분명하지만
스스로 호랑이라고 믿고
언제나 어흥! 하고 울었습니다.

어.느.날
‘고양이인 척’ 하는 호랑이와
‘호랑이인 줄’ 아는 고양이가 만났습니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사람에게도 누구나 ‘척’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강자에겐 약한 척, 회사에선 일하는 척,
가족에겐 강한 척, 친구에겐 잘나가는 척,
힘든데 괜찮은 척, 슬픈데 행복한 척…
책 속 주인공인 두 동물 친구들 또한 그렇지요.

하지만 그들이 사람과 다른 건,
‘척’하는 것에 솔직하다는 점입니다.
친구에게 자신의 본모습을 고백한다는 점입니다.

이 책은
‘그림책인 척’하는 한 권의 소설 같고
‘그림책인 척’하는 한 편의 시 같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유치원 아이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남녀노소 누가 읽어도 쉽고, 재밌고, 잘 읽히고
거기다 생각거리가 많아집니다.

자녀와 함께 읽어보시고
‘척’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나눠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직 자신의 진가를 발견하지 못하는 친구나
자존감이 살짝 떨어진 분께 선물해도 좋습니다.

아, 그 누구보다!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판매순위나 인기도에 치중하는 편이거나
그림책이나 동화책은 쳐다보지도 않는
‘독서편식’ 어른이라면 꼭 추천드립니다.

짧고 간단하고 잘 읽히는 ‘그림책 한 권’이
‘열 권의 베스트셀러’ 부럽지 않음을
직접 경험할 수 있을 테니까요.

보러가기 > http://goo.gl/f14KFA

관련 책 보기 > 내 마음 다치지 않게

l9788932311715

玉階生白露 옥계생백노
夜久侵羅襪 야구침나말

却下水晶簾 각하수정렴
玲瓏望秋月 령롱망추월

옥 계단에
흰 이슬 내려
밤 깊어
비단 버선을 적신다

돌아와
수정 발 내리고
영롱한
가을 달을 바라본다
옥계원(玉階怨)-이백(李白)

참고 : 이백시선 / 이원섭 편역 (현암사, 20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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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알콜릭 시인이

천재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입니다.

수 천번을
퇴고했다는 두보와 다르게
한 번에 써내려가는 시인.

그는
우리 마음 책상에
가만히 꽃 한 송이 올려놓고
홀연히 사라집니다.

집에
두보 시집과
이백 시집이
한 권씩 있다면

당신은
이미
구름을 타고 땅을 볼 수 있고
봄날 새싹이 움트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옥계단을
눈을 감고 떠올려 보세요.
대신 순서를 잡아야 합니다.

보름 달빛이 비추고
집은 이미 캄캄한 빛으로 바뀌었지만

달빛에 반사되는
흰 옥 계단이 어른거립니다.

너무 예뻐 발하나 올려보지만
차가운 옥 계단 위로 이슬이 내려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발틈으로 올라오는 물기가 버선을 적시고
옥계단에 기대했던 마음은 서운해집니다.

젖은 버선을 벗으러 집안으로 들어와서
수정으로 만든 발을 치고

그 사이로 들어오는 영롱한 달빛에
서운함을 잊습니다.

빛은 옥과 수정을 통해
새로운 색깔을 띄웁니다.

p.s.

지금 이백이 살아있으면
아마
백화점 명품관에 있겠지요?

옥으로 계단을 만들고
수정으로 발을 짜고
비단으로 만든 양말을 신다니…

1 1032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
아이가 물었습니다.

순간 황당했습니다.

그리고, 뭐라고 대답해야할 지
모르는 제 자신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우리 엄마는 뭐가 되고 싶었을까요.
엄마인 당신은 앞으로 뭐가 되고 싶은 걸까요.
혹은,
당신의 아내의 꿈은 무엇일까요.

아이 키운다고, 일을 한다고, 살림한다고
나름대로는 바쁘게 열심히 살았지만
정작 ‘꿈’이 무엇이었는지, 아득하기만 엄마들.

분명, 우리 엄마에게도 꿈을 꾸던 시절이 있었을 겁니다.
분명, 엄마가 된 나에게도 꿈이 있었습니다.
분명, 당신의 아내에게도 꿈이 있을 겁니다.

화가, 직장인, 연예인, 선생님, 아나운서, 간호사…
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꿈’이라는 단어를
아이에게만 한정시킬 뿐, 자신에게 대입시키지 않습니다.

<꿈>
몇 안 되는 미래형 명사.
처음엔 ‘꾸다’라는 동사와 붙어 지내지만
꾸다, 꾸다, 꾸다, 꾸다 반복하여 주문을 외우면
어느새 ‘이루다’라는 동사와 붙어 있다.

-생각을 뒤집는 인생사전 101중에서

여기 18명의 엄마들이 있습니다.
이름 석자만 말해도 누구나 알만한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했다는 이른바 ‘알파맘’들입니다.
과연, 그 알파맘들은 아이들을 키우며
어떻게 주문을 외웠을까요.

그 주문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한 아이의 엄마’인 박경림 씨가 엄마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육아와 결혼, 일과 가족 사이에서
그들이 고민하고 분투하고 외로워하던 이야기와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았냈던 노하우를 들었습니다.

우리 엄마들의 꿈이 궁금하시다면,
내 꿈이 무엇이었는지 가물거리신다면,
엄마로 지내며 꿈을 꾸지도 못할만큼 지쳐있다면,
우리 아내에게도 꿈이 있었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누구보다 ‘꿈이 없는 엄마’에게 강추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한번 생각해보세요.

“엄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라고 묻는 아이에게
뭐라고 대답할지.

보러가기 > http://me2.do/xbCz1i3R
관련 책 더보기 > 여자에게 공부가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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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
그 뒤에는 반드시
‘평가’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가능한 한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나보다 잘났거나,
훌륭한 사람과는
비교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그런 사람들과 비교해봤자,
내게 남는 건 씁쓸한 기분뿐이거든요.

김원의 <봄날을 지나는 너에게>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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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동창회만 갔다오면 기분이 나쁠까요?

오랫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기쁨은 잠시,
헤어질 땐 비참해지는 이유는 뭘까요?

우리 머리 속에는 정보를 저장하는 창고가 있습니다.
그 창고는 단층이 아니라 빌딩으로 되어 있습니다.

저 친구는 3층,
이 친구는 5층,
쟤는 팬트하우스…

이렇게 사람을 층별로 나누어 넣어놓고,
만약 내가 ‘지하층’에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확 나빠집니다.

자연스레 사람을 세로로 줄을 세우고
자신도 한 층을 골라 들어갑니다.

반대로 내가 고층에 있다고 생각하면
사람들을 걱정해주게 됩니다.

그럼 아래층에 있다고 생각하는
나는 아주 기분이 나빠집니다.

머리 속 빌딩을 무너뜨리는 건 어떨까요?

단층으로 만들어서
‘옆집 사람’으로 만들어야
우정도 인간관계도 편해집니다.

“이번에 삼성 들어갔다며?”
“아들이 서울대갔으니 술한잔 거하게 사야지.”
“그 일 하지말고 내가 자리하나 알아봐줄테니…”
“프라하 좋더라. 지난 달에…”

이런 말들이 횡행하는 자리에서
추억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내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말며,
남의 이야기에 의견을 함부로 붙이지 말며,
설혹 기분이 나빠지게 되면
나도 누군가의 기분을 나쁘게 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자랑 많이 하는 사람들은
내가 기분나빠하는 것을 보며
나 보고 열등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자랑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
열등감이 정말 많습니다.

그러니 자신이 열등한 부분을 숨기고
우월함만을 드러내는 거지요.

남들 보라고~~^^

이렇게 쌓여가는 열등감 속에 살지 마세요~~^^

남들이 뭘하든
흠뻑 축하하고
같이 슬퍼하고
그가 하는 것을 응원해주세요.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의 윗층으로 올라가면?

‘더 많은 윗층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욕심은 계속됩니다.

이것이 천 억 부자가 더 많이 가지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p.s. 사랑시 올린다고 제가 연애하는 건 아닙니다 ㅜㅜ
항상 말씀드리지만 제가 연애를 하면(불가능하겠지만ㅜ)
북티셰에 올라오는 글은
다 철학아니면 경제학 뭐 이런 것들로 꽉 채웁니다 ㅋㅋㅋ

사랑을 못하니 사랑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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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주에서 우리에겐 두 가지 선물이 주어진다.

‘사랑하는 능력과 질문하는 능력.’

그 두 가지 선물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불인 동시에
우리를 태우는 불이기도 하다.

메리 올리버, <휘파람 부는 사람 : 모든 존재를 향한 높고 우아한 너그러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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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안그러려고 벽을 쌓아도
결국 나 좋다고 계속 표현하는 남자에게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렇게 관심을 줄거면 계속 좋아해 달라고
오래 오래

나만…’

페북에서 본 글입니다.

이글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뜻하고는 싶지만 날 태우지는 않겠다.’

이 우주가 저에게 준 ‘질문하는 능력’이 필요해지더군요.

“나를 태우지 않는 사랑도 가능할까?”
“열심히 불을 때서 젖은 나무를 말려놨더니, 불을 다른 곳에서 피우면?”
“오래 오래 태우다가 나까지 타 버리면?”

속좁은 남자의 ‘본전’ 생각일까요?
아님,
쓸모없어져버리는 자신을 참지못하는 ‘자괴감’때문일까요?

저런 질문을 하다보면 ‘안해 안해 안하고 말지.’라고 말하게 됩니다.
저 해답을 찾기 위해 날 불태우는 건 참…

이 우주는 우리에게 더이상 선물 줄 생각이 없는지도 모릅니다.

‘사랑도, 질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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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수녀원에서는
여덟 개의 밥상에
열 명씩 앉아서 밥을 먹는데

어느 땐 서열 순으로
어느 땐 또 다른 방식으로
섞여서 앉기도 한다.

나는 요즘 5번 밥상의 큰언니인데
어느 날 내 축일을 축하해주는 카드에

어느 아우수녀가
‘수녀님과 한 식탁임을 기뻐하는 밥알들 올림’
이라고 적어준 게 인상적이었다.

사실 큰 공동체 안에 함께 살다 보면
밥알들끼리 서로 좋아해서 붙어 있기도 하지만

다름에서 오는 사소한 갈등과 아픔을 못 견뎌
갈라지고 싶은 유혹을 받기도 한다.

우리가 같은 집 안에서 함께
밥을 먹고 산다는 것은
그만큼의 인내와 희생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에
더욱 귀한 인연일 것이다.

이해인, 「성자가 된 밥풀」 중에서
출처 <나를 흔든 시 한 줄 : 아프고 외로웠던 나를 지탱해준 청춘의 문장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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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녀들의 식탁에는 웃음이 그칠 날이 없을 것 같습니다. 설날은 밥알이 엉겨붙어 있듯 우리 삶의 순간들이 그렇게 엮여있을 시간입니다. 조금 더 손해보고 조금 더 참으라고 말하는 왕언니의 말을 마음에 새겨야 할텐데 말이죠.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도 한 알 한 알 나누어져 다시 자신의 식탁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아쉬운 시간이기도 합니다.

서로에게 조금은 미더운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오늘 소개하는 책은 우리 시대 명사 55인이 뽑은 내 인생의 시 한 줄을 뽑아 그 시에 대한 인연과 사연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고은, 김훈, 이해인, 이외수, 도정일 등이 젊음의 고뇌와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제가 읽기에는 모두가 청춘처럼 살라는 말처럼 읽혔습니다.

오랫만에 ‘회춘하는 책’을 소개합니다~~^^
주말에 원래 사시는 곳으로 가시게 되면 새로운 해를 맞는 느낌으로 읽어보세요.

어른들은 책 한 번 읽고 한 살 어려지고
청춘은 이 책을 읽고 미래를 버티기가 조금 더 쉬워질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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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지 않은지가
중요한 것이 사랑의 세계다.

나의 ‘없음’과 너의 ‘없음’이
서로를 알아볼 때,

우리 사이에는 격렬하지 않지만
무언가 고요하고 단호한 일이 일어난다.

함께 있을 때만 견뎌지는 결여가 있는데,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나는 너를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자신의 결여를 깨달을 때의
그 절박함으로 누군가를 부른다.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향해
할 수 있는 가장 간절한 말,

‘나도 너를 사랑해’라는 말의 속뜻은 바로 이것이다.

‘나는 결여다.’

신형철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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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 부족한 곳을 채워주거나(결핍)
내가 원하는 사람입니다.(갈망)

연애를 하는 이유는 어쩌면,
빈 곳을 채우거나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빈 곳을 채우려고 하지만
그 곳은 너무 커서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하면 할수록
갖고 싶은 것은 더 많아집니다.

다 채우지는 못하지만
포만감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조금씩 차오릅니다.

하지만,

내 마음.
어느 방에 문을 열어보면
아무리 채워도 아무것도 쌓이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남친이나 여친이 채워주지 못하는 곳.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도 마찬가지로 없어져버립니다.

가만히 그 문에 손을 대고
그(녀)도 내 문에 손을 대고
안에서 느껴지는 ‘빈 공간’의 소리를
손으로 느낄 때 전율이 느껴지면

그때,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채우려 하지말고
빈 곳을 느끼는 것.
이것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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