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여정, 와일드

나를 찾는 여정,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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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밤중에 아버지가 언니와 나를 침대 밖으로 내던진다. 아빠랑 살기 싫다고 말했다고. 나는 고작 다섯 살이다. 엄마는 잠들어 있는 갓난아이와 남동생을 끌어안고 피를 흘리면서 그러지 말라고 애원한다. 우리는 아무 말 못하고 울기만 한다. 아버지는 마룻바닥에 자기 머리를 짓찧으며 절망적인 비명을 질러댄다. 나는 이제 우리 모두 여기서 죽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한번은 아버지가 횡설수설하다가 엄마에게 몽땅 다 발거벗겨서 내쫓겠다고 위협한다.

(중략)

아버지는 펜실베이니아에 살 때도 종종 그렇게 우리 삼남매를 밖으로 내쫓았다. 엄마가 일하러 가야해서 아버지에게 우리를 맡겼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30여 년의 고난은 그녀에게 끊임없이 다가왔습니다. 작가에게 성공이라는 것은 고단한 삶으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는 부분까지 담는 그릇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엄마가 암으로 죽고 마약을 하고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생활. 이 생활을 접으려고 떠난 4285km의 여행에서도 20달러만 가지고 200km를 걸어야 했습니다.

우리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우리의 삶의 한 켠과 많이 닮아 있어서 일지 모릅니다. 작가가 아니어서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다 하지는 못합니다. 끙끙대는 마음 한 조각을 붙들고 이 책을 읽습니다. 말 못할 상처를 스스로의 선택으로 이겨내고 그녀는 우리에게 조용 조용 이야기해줍니다.‘일단 가라고…’

이제 곧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개봉합니다. <와일드> 전 이 책을 ‘책속의 한줄’에서 세 번째로 소개합니다. 2015년이 돼서 모두가 희망에 부풀어있지만 누구는 더 안좋아지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혹은 과거의 상처를 안고 여전히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새해를 맞지 못하는 사람들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잊고 싶지만 잊혀지지 않는 기억 때문에.
2014년 13월을 맞은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저자 셰릴 스트레이드는 자신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힘을 ‘야생’으로부터 얻습니다. 혼자서 곰과 여우와 사슴을 만나며 언제 생길지 모르는 위험에 두려워하지만 그 곳에서 무한한 자유를 얻습니다.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이 아니라 더 많은 상처가 생기는 여정에서 ‘논리적으로는 돌아가야 하지만 그래도 걷는다’고 말합니다.

옆에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다면 혹은 여러분이 힘든다면 같이 영화를 보러가세요. 영화로 부족한 이야기들. 다시 한 번 <wild>를 추천합니다. 오늘은 책에 있는 이야기 중에 밑줄을 그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9장의 카드로 만들었습니다. 몇 장의 이미지로 힘을 내기는 어렵겠지만 아주 짧은 순간. 그 순간에 같이 야생같은 이 세상에서 잠시 같은 느낌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셰릴 스트레이드의 <와일드 ;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입니다.

서점에 가고싶다면 > http://me2.do/5rO7y09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