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s Posts tagged with "2007년 이탈리아 볼로냐아동도서전 뉴호라이즌 부문 수상작"

2007년 이탈리아 볼로냐아동도서전 뉴호라이즌 부문 수상작

0 920

img_xl

아기가 어디에 있죠?

img_xl (1)

이불 속에 있나요?
책상 아래에 있나요?
의자 뒤에 있나요?
복도에 있나요?
계단에 있나요?

img_xl (2)

​아기 사슴은
흐린 봄의 햇빛 속으로 사라져요.

​아기 북극곰은
눈 속으로 사라져요.

아기 코끼리들은
코끼리 다리 사이로 서서히 사라져요

img_xl (3)

​아기 박쥐들은
조용하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박쥐 몇 백 마리와 함께
매달려 있어요.

img_xl (4)

하지만 모든 아기들은
자신들이 어디에 있든지
위에 있든지 아래에 있든지
올라와 있든지 내려와 있든지

걱정할 필요 없어요.

img_xl (5)

엄마는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img_xl (6)

: )

“꼭 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집집마다 아이들의
단골 ‘숨바꼭질 장소’가 있으시지요.

냉장고 옆, 베란다 구석, 책상 밑, 문 뒤,
화장실 욕조, 장롱 속, 이불더미 속…

우리 아이들의 단골 ‘숨바꼭질 장소’는
바로, 식탁 밑입니다.

특히 엄마 아빠가 오붓하게
밥을 먹으려고 할 때,
소심하게^^ 발가락을 간지럽히지요.

약속도 안했는데
순식간에 술래가 되는 엄마아빠.

밥을 먹는 건지, 술래잡기를 하는 건지…
놀아주는 건지, 놀면서 밥을 먹는 건지…

정신을 쏙 빼며 먹는 밥.
어디로 들어가는 지 모르겠는 식사.
그래도 괜찮습니다.

img_xl (7)

“까르르~ 꺅꺅!”
천연소화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니까요.

img_xl (8)

0 1106

img_xl

샤샤는 동동이가 무지 마음에 들었어요.
샤샤는 동동이 말이라면 무조건 따랐어요.

img_xl (1)

덩치 큰 코끼리와 늘 함께 다니다 보니
불편한 점도 많았어요.

시소도 탈 수 없었어요.
샤샤가 일단 시소에 앉으면…

그리고 샤샤의 코 고는 소리는
탱크기 지나가는 소리 같았어요.

img_xl (2)

동동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샤샤와 같이 다니는 게 힘들고 귀찮아졌어요.

“샤샤, 우리 숨바꼭질하자.”
샤샤는 바로 나무 안에 숨었어요.

“샤샤는 정말 대단해. 도무지 찾을 수가 없네!”
동동이는 일부러 큰 소리로 말하며
살금살금 그곳을 벗어났어요.

img_xl (3)

“동동아, 어디 있니?”
샤샤는 동동이를 찾아다녔어요.

동동이가 샤샤를 떠올렸을 때에는
이미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어요.
동동이는 급히 샤샤가 있던 곳으로 달려갔어요.

img_xl (4)

“샤샤! 샤샤!”
동동이는 숲 속으로 들어가며
큰 소리로 샤샤를 불렀어요.

동동이의 자전거가 무언가에 걸려서
퍽 소리를 내며 쓰러졌어요.
동동이는 커다란 바위에 몸을 부딪혔어요.
왼쪽 다리를 다쳤는지

“샤샤, 도대체 어디 있는 거니?”

img_xl (5)

​툭! 툭!
무언가가 동동이의 머리를 두드렸어요.
동동이가 부딪힌 것은 바위가 아니라
바로 샤샤였던 거예요.

“샤샤, 넌 정말 똑똑해!
그렇게 감쪽같이 숨어 있다니!”

샤샤는 다친 동동이를 안고,
망가진 자전거는 겨드랑이에 끼고
천천히 집을 향해 걸었어요.

동동이는 정말 몰랐어요.
샤샤가 세상에서
가장 믿음직한 친구가 될 줄은요!

img_xl (6)

: )

세아들과 남편을 놀이터로 내쫓듯이 내보내고
혼자 청소를 했던 어느 날.

한 10분이나 지났을까,
둘째가 “엄마, 큰일났어!”하며 뛰어들어왔습니다.
동시에 울리는 핸드폰, 남편 목소리.
“혹시 막내, 집에 있어?”

‘두 돌도 안된 우리 막내가
놀이터에서 집으로 제 발로 찾아온다고?!’

순간, 머리가 띵~ 해져지고 앞이 컴컴.
걸레를 내던지고 밖으로 나가며
냅다 소리소리를 질렀습니다.

“택아! 어디갔어, 택아!!!”

첫째는 눈이 휘둥그레,
둘째는 소리치는 엄마 옆에서 울먹울먹,
남편은 황당해하며 이곳저곳 바쁘게 살피더군요.

“택아, 택아, 어디간거야, 택아아아~~ 악!!”

아기를 찾는 건지, 소리를 지르는 건지…
하여튼 아파트 단지 안을 미친듯이 달렸습니다.

근데 어디선가 들리는 여자 목소리.
“혹시, 여기 애기 엄마 아니에요?”

놀이터 한 구석에 있는 그네에서
모르는 동네 형아랑 놀고 있는 막내.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한 애기엄마가
혹시나 해서 물어본 겁니다.

어이없었지만,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주변부터 돌아보지 못한
스스로가 멍청하게 느껴졌습니다.

모든 사건의 원인인 막내는 해맑게 웃었고,
이번 사건을 만든 주범인 남편은 허탈해했습니다.

“아까, 엄마가 소리 지를 때 진짜 웃겼지, 엉?”
남편이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어, 맞아. 우리 엄마 진짜 목소리 컸지~잉?”
못말리는, 눈치없는 ‘부자’입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온 몸으로 느껴졌던 그날…
아무리 생각해도 아찔하기만 합니다.

그림책 속 동동이가 샤샤를 찾으며
엉엉 우는 모습이
그 날의 제 모습과 겹쳐 보이네요.

img_xl (7)

0 1048

img_xl

내 이름은 토마스.
내가 어떻게 색깔을 느끼는 지 들어볼래?

img_xl (1)

빨간색은 딸기처럼
새콤하고 수박처럼 달콤해.
그런데 넘어져 무릎에서 피가 날 때처럼
아픈 느낌이기도 해.

img_xl (2)

갑자기 먹구름이 우르르 몰려와
후드득 비를 뿌리면 하늘은 회색이 돼.

img_xl (3)

초록색은 금방 깎은 잔디에서 나는
싱그러운 냄새고 녹차 아이스크림 맛도 나.

img_xl (4)

그런데 뭐니 뭐니 해도
색깔들 중에 왕은 검은색이야.
검은색은 엄마가 나를 꼭 안아줄 때
내 뺨을 간질이는
엄마의 부드러운 머리카락 색깔이거든.

img_xl (5)

나는 모든 색깔을 좋아해.
볼 수는 없지만 소리와 냄새와 맛과 촉감으로
세상 모든 색깔을 느낄 수 있거든.

너도 눈을 감고 느껴봐!

img_xl (6)

: )

가끔 눈을 감고 싶습니다.

산더미같은 설거지더미.
건조대 가득 빨래들.
끈적이는 방바닥 과자 부스러기들.
여기저기 널부러진 옷가지들.
이리저리 밟고다니는 이불들.
열면 와르르르 서랍들.

가끔 눈을 감고 싶습니다.

엄마는 강해져야한다는 이야기.
엄마라서 희생해야한다는 것들.
엄마에 따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
엄마니까 할 수 있다는 일들.
엄마라면 이 정도는 기본이라는 교육관들.

눈을 감고 다짐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

눈을 감고 되새깁니다.
부모가 함께 세웠던 기본에 충실한 육아관과
부모가 목표로 한 흔들리지 말아야할 교육관.

초.심.
눈을 감고 느껴봅니다.

img_xl (7)

SNS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