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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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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7시 30분,
우리 아빠 전일만 씨는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대요.

그때…
아빠 가방이 입을 쩍 벌리더니,
아빠를 꿀꺽 삼켜 버렸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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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정각,
우리 엄마 나성실 씨는
늘 그랬듯 나를 두드려 깨워,
아침을 먹이고 학교에 보냈어요.
그런 다음 재빨리 화장하고
회사에 가려고 현관문을 나설 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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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치마가 훌러덩
뒤집어지더니,
엄마를 보쌈하듯 싸안고
높이높이 날아올랐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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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30분,
나 전진해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어요.
내 머리는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것 같았어요.

띠리리리링!
문제를 다 풀지도 못했는데,
수업 마치는 종이 울렸어요.
그 순간 내 머리에서 숫자들이
빠져나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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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머리에서 숫자가
다 빠져나갈 때까지
이리저리 날아다녔어요.

그러다 엄마 아빠가 있는
바닷가에 툭 떨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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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실컷 먹고
엄마 치마 위에서 누워
쿨쿨쿨 잤어요.
회사도 집도 학교도 다 잊고요.

그래도 별일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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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직 어린 아들은
다시 시작된 학교생활에
신나하면서도
아직 시작 하지도 않은
받아쓰기 시험을
미리 걱정하고 있습니다.

엄마아빠도 마찬가지.
올해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마음다지며 각자의 일을 시작하면서도
조금부담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방학동안 뭐했나…
하반기엔 어쩌나…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부여잡을 수 없기에
이런 저런 생각들로
싱숭생숭한 8월 말.

콱, 눈 꼭 감고
멀리멀리 떠나서
반년동안 살고 오면 어떨까,
얼토당토? 대책없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뭐~ 몇 개월
다른 곳에서 생활한들
큰 일이야 생기겠습니까.

갔다와서
다시 적응하는게
문제겠지요..ㅋㅋ

상상만으로도
설레입니다아~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납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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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양이’라는
악명 높은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뚱뚱하고 먹을 것을 밝히는 데다,
작고 약한 동물을 괴롭히기 좋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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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날 아침,
니양이는 닭장 앞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탐스럽고 예쁜 달걀이고이 놓여 있었습니다.

니양이는 “잘 먹겠습니다.”
날름 꿀꺽-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가뜩이나 뚱뚱한 니양이의 배가
점점 더 부풀어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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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배야!”
니양이는 갑자기 똥이 마려워
화장실로 달려갔습니다.

끄으으 으 응–

그런데 니양이의 배 속에서
나온 것은 똥이 아니라
작고, 노랗고, 귀여운 병아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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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병아리는 어기적어기적 다가오더니
니양이 품 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당황한 니양이는
어찌할 바를 몰라
그대로 굳어 버렸습니다.

병아리는 기분 좋게 눈을 감고
“삐약…”하고 대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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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양이는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그래, 이제부터 너를
<삐약이>라고 불러 주마.”

니양이는 항상
삐약이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이웃들은
악명 높은 ‘니양이’라는 이름 대신
<삐약이 엄마>라는 이름으로
이 고양이를 부르고기억하게 되었습니다.

​p.s. 그림책 표지의 ‘니양이의 얼굴’에
낙서가 있어 양해 말씀드립니다.
(막내가 형아 매직으로 쓰윽, 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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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이나 했나요.
내 이름 대신 ‘누구 엄마, 누구 어머니’
호칭에 더 익숙해질 줄.

짐작이나 했나요.
내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새끼 입에 들어가는 게 우선인 삶을.

이럴 줄 알았나요.
내 소원 중 하나가
‘잠들어서 아침까지
한 번도 안깨고 자보기’가 될 줄.

이제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면 어색해요.
근데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줬으면 해요.

내 일도 생겼으면 좋겠고,
내 시간도 누렸으면 좋겠고,
내 몸 하나만 챙겼으면 좋겠고.

하지만, 걱정마세요.
그 어떤 일보다, 시간보다…
가장 우선시 되는 건
‘엄마’라는 역할일테니.

우리 아이가
‘응애~’하고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우리 아이가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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