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s Posts tagged with "​그림책 작가 나일성의 베스트셀러 《쿨쿨쿨》"

​그림책 작가 나일성의 베스트셀러 《쿨쿨쿨》

0 1043

img_xl

“아빠, 오늘 일찍 집에 들어와요?”
아빠는 머뭇거리며
엄마 얼굴을 쳐다보았어요.

img_xl (1)

아빠는 사흘에 한 번
회사에서 밤을 새웠어요.
아빠도 온종일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img_xl (2)

저녁이 다 되어가는 시간
은지는 엄마와 함께 회사 앞으로 와서
잠시 아빠 얼굴을 보고 가겠다고 했어요.

“이따가 우리 아이가 온다는데
나갈 수도 없고, 참…”
“저걸 어쩌나.
길 건너편에서 전화하라고 하세요.”
전기실 아저씨가 말했어요.​

img_xl (3)

길 건너에 아주 작은 모습으로
엄마와 함께 은지가 보였어요.
아빠는 손을 흔들었어요.

은지가 전화를 했어요.
“아빠, 보여요!”
“뭐가? 아빠가?”
“아뇨, 아빠 말고 아빠가 쓰는 글씨가요.”
“글씨?”

img_xl (4)

아빠가 지키고 있는 회사 건물 벽에
‘아빠♥은지, 축 성탄”이
별처럼 아로새겨지고 있었어요.

“아빠, 사랑해요.
메리 크리스마스.”
“그래, 아빠도
우리 은지를 사랑한다.”

img_xl (5)

: )

올해 좀처럼 아픈 적 없이
씩씩한 학교 생활을 하던 첫째.
주말 내내 축 쳐져있었습니다.

펄펄 열이 나고,
뭐만 먹으면 토하고,
뭐라 말하면 눈물이 뚝뚝.

동생들에게 치여
살뜰히 보살펴주지도 못한 채
엄마는 미리 선약되어 있던
약속때문에 외출도 했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안부를 묻고
흰죽을 만들어 먹였습니다.
바톤터치를 하듯
목욕탕에 다녀오겠다는 남편.

아이를 챙기고 잠자리에 들 무렵
남편이 들어왔습니다.
두 손 가득 과일을 들고.

아픈 첫째가 “딸기가 먹고 싶다”고
스치듯 말하던 걸 기억했나봅니다.

아빠의 무뚝뚝한 사랑표현을
참 맛있게 먹는 아들.
그것을 바라보는 아빠.

그런 내 남편과 우리 아이 모습이
제게는 조금 이르게 도착한
‘크리스마스 선물’ 같았습니다.

img_xl (6)

0 1010

img_xl

img_xl (1)

하늘이 어둑어둑해지고
달님이 두둥실 떠오르면
숲 속 친구들은 모두
달콤한 잠에 빠져요.

img_xl (2)

엄마 등에 매달려
새근새근 평화롭게

쿨.쿨.쿨

img_xl (3)

누가 왔나 두리번두리번
한쪽 눈 번쩍 뜨고

쿨.쿨.쿨

img_xl (4)

아이 깜짝이야!
밤새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쿨.쿨.쿨

img_xl (5)

옹기종기 빙글빙글
다 함께 모여
쿨.쿨.쿨

모두 포근히 잠든 숲 속
부엉이의 나 홀로 즐거운 여행.

img_xl (6)

어느새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고
두둥실 해님이 떠오르면
숲 속 친구들은 하나 둘 잠에서 깨어나요.

그러나 단 한 친구,
밤새 여행을 마친 부엉이는
그제야 단잠에 빠져요.

쿨.쿨.쿨

img_xl (7)

: )

그런 적 있으신가요.

아이가 잠들면 이 일을 해치워야겠다,
마음 먹었는데 눈 떠보니 아침.
아이 잘 때 같이 푹~ 자야겠다, 했는데
아이가 잠 들자마자 두 눈이 번쩍!

어젯밤 일입니다.
기필코 숙면을 취하자, 마음먹은 밤.
허나… 아들셋이 잠들자마자
후다닥 달아나버린 잠.

그냥 이것저것 하다가 일이 커졌습니다.
가구배치만 살짝 바꾼다는 게 그만…-.-;

제대로 마무리도 못하고
늦은 새벽이 되어서야 누워버렸습니다.
후회가득 복잡한 마음을 안고서.

아침 일찍 알람소리에 일어나
아주 힘들고 무거운 몸과 정신력 하나로
무사히 세 아들을 케어한 후…

어수선한 집을 가슴가득 아로새기며,
스스로 한없이 자책하며,
무거운 자전거 페달 밟으며,
투덜투덜 거리며,
전 지금 일터로 향하고 있습니다.

“내가 미쳤지, 미쳤어. 왜 그른거야~
진짜 무슨 일을 벌인거니, 아후!”

img_xl (8)

SNS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