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어떤 할머니가 산 밑에서 팥을 심고 있는데,
뒤에서 ‘어흥’하는 소리가 나.
뒤를 돌아다보니까
황소만한 호랑이가 내려다보고 있잖아.
“할멈 잡아먹으러 왔다.”
하고 호랑이가 입을 쫙 벌려.
“팥농사 다 지어서
팥죽 쑤어먹을 때까지만 기다려 다오.”
그러니까 호랑이가
산 속으로 어슬렁어슬렁 들어가 버려.
할머니는 팥죽을
한 솥 가득 쑤어 놓고 훌쩍훌쩍 울지.
그 때 자라가 엉금엉금 기어와.
“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 주지.”
자라는 뚝딱 먹어치우더니
부엌 물항아리 속에 숨었어.
밤톨도, 맷돌도, 쇠똥도,지게도, 멍석이도
“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 주지.”
“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 주지.”
드디어 호랑이가
할머니를 잡아먹으려고 나타났어.
“아이구, 추워. 아이구, 추워.”
하면서 들어오네.
“추우면 아궁이에 가서 불을 쬐렴.”
할머니가 일러 주었지.
그래서 호랑이가
아궁이에 쭈그리고 앉았는데,
‘퍽’하고 밤톨이 튀어나오더니
‘탁’하고 호랑이 눈을 때렸어.
이번에는 자라가 호랑이 손을 꽉 물었지.
호랑이가 펄쩍펄쩍 뛰다가
쇠똥을 밟고 ‘쿵’하고 나자빠졌지.
그랬더니
맷돌이 ‘퍽’하고 호랑이 머리 위로 떨어졌어.
그 때, 멍석이
옳다구나 하고 호랑이를 둘둘 말아 버렸어.
그리고 지게가
냉큼 져다가 강물에 풍덩 빠뜨려 버렸지.
팥죽 한 사발씩 먹고 할머니를 살려준거지.
할머니는 어떻게 됐냐고?
아직도 저기 재 너머에 살고 계신대.
: )
아침에 일어나니~
허리가 쑤십니다.
팔도 아픕니다.
손마디는 거칠거칠…
먹고 치우고 돌아서면
다시 식사시간 혹은 손님맞이.
고생많으셨어요, 이 시대의 며느님들.
팥죽 할멈을 도와준 존재들처럼
피곤하고 힘들었던 우리 며느리들을
도와줄 존재가 필요합니다.
누구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고생했어. 힘들었지”하는
남편 말한마디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에휴, 근데 우리 남편들은
호랑이처럼 어리석네요.
말 한마디 건네기는 커녕…
“아구구, 나 어깨 좀 주물러줄텨?”
콱, 그냥! 막, 그냥!
그나저나~ 복 많이 받으셨지요?
가족 모두 건강하고
‘나’라서 행복한 한해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