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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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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서 힘이 쭉 빠져나갔다.

주민들 반응이 저런데,

끼니를 비스킷으로 때우고
모기와 온갖 벌레에 뜯겨가며
땡볕 아래 물 한 모금
제대로 못 먹으면서 일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인가?

속상하고 야속하고 억울해서
눈물이 핑 돌았다.

새삼 이 일을 시작할 때 들은 말이 생각난다.

‘죽을힘을 다해 도와주면서도
욕먹는 걸 잘 견뎌야 구호 일을 계속할 수 있다.’

구호 현장의 백전노장인
우리 회장과 지역 총책임자는
언성 한번 안 높이고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다.

난 아직 멀었나 보다.

한비야의 <1그램의 용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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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힘들어 도와주는데
도움을 받고 화를 내면
앞으로는 쳐다도 안보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사실 도움은
주는 사람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받아줘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한 일인데
누군가 도움을 받았다고
인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본전 생각과
서운한 마음은
당연한 인간의 마음처럼 보입니다.

그런 마음이 들 때,
도움을 준 것이 아니라
‘거래’를 한 것 아닐까요?

세상사 힘들다고
그냥 ‘남한테 피해안주고 나만 잘살자’로
결론을 내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또 받고 사는 것이 일상입니다.

그리고 거래 밖의 관계를 많이 만들수록
행복지수는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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