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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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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정호승, 수선화에게 中에서

사진출처 @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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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왜 이렇게 고통이 많나’라고
생각하기보다 ‘고통 많은 내 인생에도
이런 기쁨이 있구나’라고 생각한다면
누구의 인생이든 달라집니다.

#내인생에용기가되어준한마디 중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로
오늘 하루 수고한
나의 가족, 연인, 친구의 어깨를
다독여주는 건 어떨까요?

더 많은 #책속의한줄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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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 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凍死者)가 얼어 죽을 때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위에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정호승 / 슬픔이 기쁨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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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을 겪으며
저에게 남았던 단어는 ‘연민’이었습니다.

누가 책임져야 하며,
누가 잘못했는지는
최소한 저에게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슬퍼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아플 때
아파하지도 못하고
자기의 영역안에서만
상처받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 학습된 ‘감정의 폭’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사람 사는 것 다 그렇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토가 나오는 것을 한참 참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 참배를 하러 가지 못했습니다.

그것으로 죄책감을 때우기에는
제가 너무 한심했기때문입니다.

사실 그 이유때문에 글을 써서
사람들과 같이해보자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북티셰의 탄생 설화입니다.

이 상식적인 연민이
몰상식의 망각안에 갇혀…

그렇게 고여버린 세상에서,

우리가 할 것은
‘슬픔을 간직하는 것’입니다.

슬퍼하는 마음,
이것으로 충분히 세상은 바뀌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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