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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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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매우 차분하고 정적인 기질인데 초등학교 2학년인 우리 딸은 활력이 넘치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성격입니다. 누구와도 쉽게 친해지고, 호기심도 많고, 적극적이고, 애교도 많은 예쁜 딸인데요. 저랑 기질이 너무 맞지 않으니까 제가 너무 힘이 듭니다.

직장을 다니는 저는 일하고 돌아오면 힘들어서 밥만 대충 먹고 누워서 쉬고 싶은데 아이는 종일 놀고도 또 놀고 싶어 하니까 제가 짜증을 좀 많이 냈지요. 지금은 커서 혼자서도 잘 놀긴 하는데요. 노는 것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해요. 자기주장도 강하고요.

제가 제일 힘든 건, 놀다가 잘 시간이 돼서 씻자고 하면 항상 “조금만 더, 꼭 씻어야 해?”를 반복한다는 겁니다. “그럼 5분만 더 놀아” 라고 하면 “10분” “7분”을 말하며 항상 제가 양보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하고요. 제 뜻대로 안 해 주면 “엄마, 미워! 뽀뽀 금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그 밖에 다른 것에 대한 대답도 “싫어”가 많습니다. 무조건 “싫다”고 대답을 하고 자기가 생각했을 때 좋은 거라고 생각되면 그 때 다시 한다고 해요. 저는 굉장히 순종적이고 애어른이라는 별명을 듣고 커서 그런 아이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갑니다. 어떤 한 행동을 할 때도 제가 두세 번은 말을 해야 하고요. 좋은 말로 해서 듣는 경우보다 화를 내야 듣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는 하나뿐인 예쁜 딸과 늘 웃으며 사랑하며 지내고 싶은데요.
자기 전에 씻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부터 ‘싫어’를 매일 반복하는 딸과 화목하게 지내는 게 너무 어렵네요.

이임숙 샘:  안녕하세요?

#워킹맘 으로 살기가 만만치가 않으시죠? 그래도 일과 육아 모두 잘 해내시기 위해 애쓰시는 모습에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애쓰는 엄마의 마음도 모르고 아이가 싫다고 외치기만 하면 정말 화나고 원망스런 마음이 들 겁니다.

그 마음은 저도 너무 잘 알지요. 그럴 땐 잠시 심호흡하거나 잠깐 바람 쐬고 마음 잘 진정시키시기 바라요. 다시 힘이 나면 행동이 달라지게 하려면 필수조건인 아이 마음부터 알아볼게요.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살펴볼게요.

#워킹맘의자녀 로 산다는 것

제가 워킹맘들에게 특히 강조하는 것이 일하는 ‘워킹맘을 둔 아이의 마음’을 알아보는 일이에요. 마음을 알지 못하면 아이의 행동이 변화되기는 어려워요. 자기 마음도 몰라 주는 사람을 위해 행동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겠지요.

워킹맘은 전업맘에 비해 아이를 챙기는 일이 부실할 수밖에 없어요. 아침이면 엄마도 출근준비를 해야 해서 더 바쁘게 다그치거나 챙길 걸 빠뜨리는 일이 종종 있지요. 하교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학교 앞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엄마들을 보며 아이가 느끼는 외로움과 쓸쓸함도 만만치가 않아요. 학교 일에 열심히 참가하는 엄마들을 보면서 아이는 엄마가 저렇게 학교에 종종 오기를 바라기도 하지요. 이렇게 엄마 없이 견디는 시간 동안 아이의 마음에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쌓이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퇴근한 엄마와 만납니다. 아이는 엄마에게서 어떤 말을 듣고 싶을까요? 엄마가 어떻게 해 주기를 바랄까요? 이런 아이에게 엄마가 지시하고 채근하기만 한다면 아이는 엄마의 말을 듣고 싶을까요?

②엄마의 말과 행동에 따라 아이의 마음이 움직입니다.

퇴근한 엄마의 행동은 이후 시간 아이의 행동에 치명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엄마를 배려해 주고 예쁘게 자기 할 일도 잘하는 아이로 행동하거나 아니면 억지 부리고 짜증 내는 행동을 반복하거나. 지금 아이는 후자의 행동이 반복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럴 땐 아쉽게도 아이가 먼저 변하기는 어렵답니다. 심리 기법인 현실치료에서는 이런 말이 있어요.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당신 자신이다.’ 이 말에 따른다면 아이를 어떻게 달라지게 할까? 보다는 ‘엄마가 무엇을 다르게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 되지요. 결국, 엄마가 무언가를 다르게 해야 아이의 행동도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③퇴근 후 10분이 저녁 시간을 바꿉니다.

퇴근하자마자 엄마는 할 일이 너무 많지요. 하지만 온종일 엄마를 그리워했을 아이와 사랑을 나누는 시간 10분은 꼭 내어주시기 바라요. 엄마 없는 시간 동안 엄마를 보고 싶지 않았는지? 엄마가 없어서 불편한 건 없었는지 물어봐 주세요. 얼굴 마주 보고 눈 마주치고 안아주면서 잠시 쉬어 보세요.

아이 마음에 쌓인 안 좋은 감정이 싹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들 수 있을 거예요.
초등학교 2학년은 아직 아주 어린 나이입니다. 그저 엄마의 친절하고 포근한 말과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어린아이일 뿐이지요.
그런 아이에게 다그치는 잔소리만 한다면 아이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뿐 아니라 원망, 분노 등으로 반항적인 행동이 나타날 수밖에 없어요.

④저녁 시간 계획을 세워보세요.

이제 마음이 안정되었다면 엄마가 할 일, 아이가 할 일을 각자 말하고 서로 잘 해보자고 격려해 주면 됩니다. 단, 거창한 계획표가 아닙니다. “엄마는 이제 청소하고 저녁 준비하고 밥 먹고 30분 쉴 거야.

그다음에 너랑 30분 놀고 싶어. 넌?” 이렇게 엄마가 저녁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말한다면 아이도 엄마를 모델 삼아 비슷하게 말할 수 있어요. 조금 마음에 들지 않으시다면 엄마의 걱정되는 마음과 바라는 것을 말해 주세요. 얼마든지 행복한 협상이 가능할 테니까요.

⑤아이가 싫어하는 것은 억지로 하라고 하지 마세요. 대신 이렇게 말해 보세요.

“싫으면 억지로 안 해도 돼. 하고 싶을 때 하면 되니까 괜찮아”. 이렇게 말해주면 아이는 그때부터 할까 말까를 고민하게 되지요. 물론 아이의 선택이 마음이 들지 않을 때도 있을 거예요.

그래도 그날은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주시고 다음 날 이렇게 말해주세요.
“오늘은 어떻게 하고 싶어?” 이렇게 아이의 생각을 질문하면 아이는 하루하루 더 좋은 방향으로 생각을 키워가게 될 것입니다.

참, 이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진짜 신기한 일이 생깁니다. 아이가 싫다고 했던 바로 그 행동을 오히려 더 잘하려 애를 쓰게 되지요. 사람의 마음이 참 오묘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싫다고 했을 때 그 마음을 바꾸려 하면 더 완강해 지지만, 그 마음을 받아주고 다독여 주면 오히려 싫은 일을 해낼 힘이 생기니 말입니다.

제가 늘 경험하고 신기해하며 때로는 짜릿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아이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어머니께서도 꼭 경험하시기를 바랍니다.

 

#책속의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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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43개월이 되어가는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아이는 어른을 보면 인사도 잘하고 대답도 잘한답니다. 특히 할머니들을 굉장히 좋아하고요. 그런데 놀이에 있어서 지는 것을 못 참아 해요. 가위바위보를 하면 분명 졌는데 자기가 이겼다고 좋아하고요.

‘가위는 바위를 못 이겨 바위가 이긴 거야’ 라고 설명해도 자기가 이겼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카드게임에 푹 빠져있습니다. 카드에 점수가 적혀 있고 3장의 카드의 점수를 합산해서 이기고 지는 그런 게임을 하는데, 처음에는 그 카드 중 가장 점수가 높은 카드를 꼭 아이가 가지려고 해서 그렇게 하면 엄마는 하지 않겠다고, 둘 다 모르게 해야 하는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제는 그 높은 점수카드를 본인이 가지겠다는 것은 포기한 것 같은데 게임 끝에 점수를 합산해서 자기가 이기면 좋아하고, 지면 울어버리네요.

‘그래서 모든 게임에서 이길 수만은 없다고 질 수도 있다고, 다들 지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게임이니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자꾸 이기려고만 하면 친구들이 같이 놀지 않을 거라고’ 하며 설명을 했지만 아이는 ‘이기고 싶었다’고 하면서 울더라고요. 아이가 이겼을 때 제가 ‘엄마는 게임에서 져서 속상하다고’ 했더니 아이가 ‘질 수도 있는 거지’하며 저를 달래네요.

아이가 생기기 전에 다른 아이들이 졌다고 화내고 울면 좋게 보지 않았는데 제 아이가 그러니 굉장히 당황스럽고 굉장히 고민이 됩니다. 그렇다고 항상 이기게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또 항상 지게만 하면 아이가 상처받을 것 같고 너무 어렵네요.

#승부욕이강한아이

이임숙 샘: 안녕하세요?

인사성도 밝고 자기표현도 잘하는 활달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네요. 그런데 항상 이기려고 하는 태도가 엄마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엄마는 어떻게든 아이의 과한 욕심을 가라앉히고 공정하고 배려하는 행동을 하도록 가르치시지만, 마음처럼 잘 안 되실 거예요. 잘 안되는 이유가 있어요.

그건 아이의 타고난 기질과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부모에게 도움되는 심리적 지식이 있어요. 선택이론에서 말하는 4가지 심리적 욕구입니다.

①사랑과 소속의 욕구 ②즐거움의 욕구 ③자유의 욕구, ④힘과 성취의 욕구

이중 아이는 어떤 욕구가 강한 아이일까요? 어쩌면 힘과 성취의 욕구가 무척 강한 아이가 아닐까요? 지금껏 노력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이런 욕구는 타고난 것이며 일생 변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힘과 성취의 욕구가 강한 아이는 그야말로 이겨야 사는 것 같아요. 놀이에서도 게임에서도 그 어떤 것에서도 늘 이기는 것에 가치를 두지요. 이런 아이에게 져도 된다는 걸 가르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그러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에서 아이 마음도 흡족하면서 동시에 엄마가 원하는 모습을 가진 아이로 키우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지 말라고 말리는 것이 아니라 진짜 제대로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사소한 것에서 져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야 아이도 자신을 이해하고 마음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으로 커 갈 수 있어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아이가 바라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하고 격려하며 공정하고 타당한 방법으로 잘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고 자꾸 지적하고 고치려고만 하면 아이는 늘 이기지 못해 불만이고 다른 사람을 원망하거나 그야말로 부정한 방법으로도 이기기만 하려는 행동이 강화될 수 있으니까요.

이제 어떻게 아이를 도와주면 좋을지 알아보겠습니다.

1. “진짜 이기고 싶었구나. 잘하고 싶었구나. 그런 마음을 가진 건 정말 좋은 일이야. 네가 열심히 하도록 도와줄 거야.”

이런 말로 잘하고 싶은 마음을 지지하고 격려해 주세요. 그럼 마음을 진정하고 다음엔 어떻게 할지 생각할 수 있어요.

2. 진짜 이기는 것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알려 주세요.

‘졌지만 이긴 경기, 이겼지만 진거나 마찬가지’라는 개념이 있다는 걸 말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졌지만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모든 사람의 칭찬과 응원을 받은 사람이 나중에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성공했다는 사례. 반대로 이겼지만,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잘난 척하거나 편법이나 불법을 사용해서 오히려 사람들의 미움을 받았다는 얘기도 좋아요.

3. 졌지만 잘한 점, 노력한 점을 찾아 말해 주세요.

이기고 싶은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보통 아이보다 더 많이 노력합니다. 그러니 졌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잘한 점이 얼마나 많은지 꼭 찾아서 들려주는 일이 중요해요.

한 달 전, 일 년 전을 비교하면서 너무 잘 자라고 있고, 무엇을 하더라도 많이 노력하기 때문에 점점 더 굉장히 잘하게 될 거라는 말을 들려주세요.

4.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 새로운 방법을 배우고 싶어?”

이런 말이 필요합니다. “괜찮아 못해도 돼”라는 말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새로운 방법을 배우고 싶은지 물어보세요. 물론 그 선택도 아이가 하도록 기다려 주시는 게 좋아요. 자신이 선택해야 더 기분 좋게 배우는 일에 몰입할 수 있으니까요.

5. 반칙할 땐

가위바위보에서 졌는데도 이겼다고 우길 땐 그건 반칙이니 반칙패이고, 그래서 엄마가 이긴 거라고 냉정하게 설명해 주어도 괜찮아요. 처음 몇 번은 아이가 억지 부리며 울겠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게임의 규칙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예요. 올림픽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가도 반칙한 게 들통 나서 금메달을 빼앗긴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좋아요.

6.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가 정당하게 이겼을 때는 충분히 칭찬해 주세요.

진짜 멋지게 정정당당하게 이겨야 진짜 기쁘다는 걸 배우게 될 테니까요. 반칙하고 싶은 마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참아내고 정정당당한 선택을 한 경우를 잘 찾아 격려해 준다면 아이는 멋지게 성취해 가며 자랄 거라 기대됩니다.
#책속의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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