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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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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있습니다

딸로 나고 자라
사회에 나왔습니다.

그렇게 일과 사람을 만나다 보니
그녀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승진에서 누락되기도,
일과 육아에 지치기도 했지만
그녀는 참 잘 이겨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뒤를 돌아보니
그녀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삼성전기에서 21년을 일했더군요.

딸로 입사한 그녀는
21년 후, 엄마로 퇴사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이주희,
<딸로 입사 엄마로 퇴사>의 작가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일과 육아에 관한 책이 아닙니다.

딸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사회에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적어놓은 책입니다.

‘한 남자의 성공 뒤에는
한 여자의 희생이 있다고 하고

한 여자의 성공 뒤에는
여자 셋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존재가 시어머니든, 친정엄마든, 제3의 인물이든
‘밥하는 여자’, ‘아이 돌봐주는 여자’ 없이
성공한 여자는 없다.’

진실한 엄마의 이야기와

‘세상은 내 성장 일기에 관심이 없다.

소설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캐릭터를 죽일지 살릴지, 조연에서 준 주연급으로
줄거리를 수정할지 결정한다.’

장애물을 이겨낸 한 사람의 이야기가
와닿았습니다.

사회로, 가정으로,
혹은 다른 어딘가로 나아가는
모든 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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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누구야?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뭐라고 답을 해야 하나 당황스럽더군요.

엄마? 엄마는… 네 엄마이지?!

아이에게 얼버무리고 난 후,
스스로 더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누구일까.
아이의 질문에 맞는 대답일까.’

자기 자신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그중에서 ‘엄마’가 되고 난 후엔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되고 말지요.

“엄마는 누구야?”

이 책을 읽고 난 뒤,
아이의 질문을 곱씹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엄마인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내 아이를 이해하는 것보다
나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나의 내면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엄마에게 추천합니다.
완벽한 엄마가 되기보다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
엄마들도 펼쳐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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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엄마’에게
강추! 하는 책이 있습니다.

그 어떤 육아서나 자녀교육서 보다 더
엄마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입소문이 난 책이지요.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다 말문이 막혔을 때,
상처주는 말을 해놓고 ‘아차’ 싶었을 때,
나도 모르게 아이를 무시하는 말을 할 때.
‘그럴’ 때마다 엄마들이
이 책을 펼쳐본다고 합니다.

오늘은 엄마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은
이임숙 소장님의 저서 3권을
한꺼번에 소개합니다.

<엄마의 말 공부 1_생활편>,
<엄마의 말 공부 2_공부편>,
다이어리 북 <엄마도 가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총 3권을 담아 Gift Set로 구성되어 나왔습니다.

혹시, 아직도 ‘엄마의 말 공부’를
못 읽어보셨나요. 그렇다면~
따로 구매하시는 것보다 7천 원 저렴한
특별판 세트를 만나보세요.

아이와 함께 더 성장하고 싶은 엄마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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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책속의 한줄의 6번째 추천도서는
마야 안젤루의 마지막 책입니다.

마야 안젤루는 오바마 대통령, 오프라 윈프리가
공통으로 손꼽는 멘토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시인, 가수, 배우, 인권운동가 등
“열 명의 삶을 살고 갔다.”고 말할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세계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흑인 여성입니다.
순탄한 삶은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3살 때부터
할머니 손에서 자랐고,
7살 땐 성폭행을 당해
여러 해 동안 말을 잃었으며,
16살, 어린 나이에 미혼모가 되기도 했지요.

그리고 그녀는

2014년 세상을 떠나면서
이 순탄치 못한 삶을 바꿔놓은
단 하나의 비결을 책으로 남깁니다.

바로 <엄마, 나 그리고 엄마>인데요,
넓은 마음으로
내게 어머니가 될 기회를 주었던 내 아들,

그리고 그 아들을 낳을
용기를 주었던 나의 어머니가
나락 같은 삶에서 유일한 치료제였다고 말이지요.
이 이야기를 읽고 책속의 한줄 가족분들도
치료제 같은 어머니의 사랑과
소중한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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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2년,
미국에서 태어난 한 여자아이는
부모를 따라 중국으로 갑니다.

그 당시만 해도 여성의 사회적 위치는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중국은 여성의 발 크기를
아이 손바닥만 하게 잡아두는
전족 문화가 남아있던 시절이기도 했죠.

아버지는 사업에 열중하셨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던 어머니는
그래도 딸이 신식 교육을 받길 원하셨습니다.

미국으로 돌아가 공부를 했고,
중국 농업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가 된
한 남자와 결혼을 했습니다.

평탄한 인생이었느냐고요?

중국, 역사의 흐름에 휘말리며,
국민정부 군에 의해
온 가족이 몰살당할 뻔했고,

부부 사이엔 두 딸이 있었습니다.
큰딸은 심각한 정신지체아였습니다.

그래서 불행해진 그녀가 아니라
그럼으로써 글을 쓸 수 있었다는 그녀입니다.

그녀는 바로,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세기의 여류소설가라 불리는‘펄 벅’입니다.

그녀의 소설, <대지> 에 나오는 왕룽의 딸이
바로 자신의 정신 지체아 딸이기도 했습니다.

문학적 영감을 주면서도,
커가는 모습이 애틋하고,
안타깝기도 했던 자신의 딸을 떠올리며,
엄마로서, 한 여성으로서 보내는
인생 조언을 담은 책이 있습니다.

바로 책,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입니다.

70여 년 전으로부터 온 책이지만,
고전은 시대가 흘러도
많은 이들을 울리는 것처럼,
펄 벅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여성으로서의 내 삶에 울림을 주고,
내 딸의 인생을 밝혀줄 등불이 되어줍니다.

이제 사랑을 갓 시작하는
혼란스러운 사춘기의 아이에게
생명의 가치를 알려주고,
딸에게 가정을 꾸려나가는 지혜를,

그리고 어떤 여성으로 인생을
꾸려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알려주는데,

마치 엄마가 내게 해주는 조언이듯, 따뜻합니다.
내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로 가득합니다.

1.아이가 정말 행복한 사람으로 커갔으면 싶다면?
2.육아의 이 순간, 아이와 정말 행복해지고 싶다면?
3.아이가 커갈수록 턱턱 막히는
어려운 육아에 해답을 찾고 싶다면?
4.아이에게 삶의 가치를 알려주고 싶다면?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펄 벅의 아름다운 글과
딸에게 보내는 인생의 지혜가 담긴 책,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입니다.

진정한 삶의 가치를 알려주고 싶다면,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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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하루의 방으로 손님이 찾아왔어요.
날씨가 좋아서 놀러 왔대요.
누가 왔을까요?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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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누굴까?

알았다!
하루가 좋아하는 토끼 베개구나?
토끼가 숨바꼭질 하자고 찾아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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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요. 아니에요.
이건 동~ 그랗고,
빠~~ 알간 거예요.

알았다! 무당벌레구나?
무당벌레가 땅따먹기 놀이하자고
구슬을 가져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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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 틀렸어요.
이건 무당벌레보다
훨~~ 씬 커요.

아! 꽃님인가?
퐁퐁달리아 꽃님일지도 모르겠구나.
소꿉놀이 하고 싶어서 찾아왔구나?

아니에요.
이건 꽃님보다 훨~~ 씬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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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풍선!
하루랑 술래잡기하려고
하늘에서 찾아왔구나?

엄마, 아직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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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해님이구나!

맞았어요!
해님이 하루랑 놀고 싶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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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째 임신했을 때가
무척 까마득합니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좋은 시간인지도 잘 모른채
그냥 두려움 반, 설레임 반으로
임산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둘째 때부터는
임산부 시간을 즐길래야
즐길 수 없는…^^;
아시죠?ㅋㅋ

정기검진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했습니다.
여기저기 임산부들이
산모수첩을 들고 있더라구요.

가만히 보니~
첫째 출산을 앞둔
초보 임산부인지, 아닌지가
한눈에 구분지어 보이더군요.

엄마들이라면, 아시죠?

“엄마들,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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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세우면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던
고집불통 내 딸.

대학입시를 앞두고도
딸의 고집은 산보다 더 높았다.
꼭 미대에 가겠다며
재수를 선언한 것이다.

입시원서를 접수하고
실기시험을 치르느라
여러 대학을 오가야만 했던 딸은
먹어도 먹어도 허하다며 웃었다.

딸의 축 처진 어깨가 얼마나 안쓰럽던지
어미로서 가슴만 저려 했을 뿐,
나는 그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실기시험을 갈 때 화구 통을 들어주는 일뿐.
딸과 동행을 할 때마다 화구 통 때문에
어깨가 빠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순간순간 내 마음이 울컥했다.
작은 체구에 이 무거운 화구 통을 들고
지하철을 갈아타고, 계단을 오르내렸을
딸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뜨거운 눈물을 가슴으로 삼키며
딸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챙겨보았다.

살뜰한 도시락 챙겨주기,
늦게 오더라도 꼭 기다려주기,
시간이 되면 꼭 실기시험 동행하기,
격려와 위로 아끼지 않기,
딸의 행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기…

절실함이 통한 것인지 몰라도
지금 우리 딸은 그토록 원하던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다.
벌써 대학 졸업반이다.

4학년 동안 수많은 보석 디자인을 만드느라
밤샘작업을 하면서도 마냥 즐거워했던 우리 딸.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딸은
하늘에서 천사였던 것이 분명하다.

남들보다 크지도, 예쁘지도 않은데
“엄마가 예쁘게 키워줘서 난 좋아!”
말해주는 우리 딸.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와서는
“아무리 봐도 우리 엄마가 최고야!”
안아주는 우리 딸.

가끔 엄마가 힘들어 보이면
“엄마가 우리 엄마라서 정말 좋아.”
말해주며 힘을 주는 우리 딸.

우린 전생에 어떤 인연이었을까.
어떤 인연이기에
이렇게 엄마와 딸로 만났을까.
천사가 예쁜 내 딸이 되어
내 곁에 이렇게 와주다니.

내게 자식은 보물단지다.
소중히 다루고 싶은 보물이며
내가 사는 이유다.

“사랑한다, 나의 천사 딸!”

김명숙 님의 소중한 기억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용기를 내 사연을 보내주신 분들께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은 삼가주세요~
———————————————

책속의 한줄이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가족 #연애 #직장 #인생 #우리사는이야기

*선정되신 분들께는
– #책속의한줄 SNS 글 소개
– 도서 출간 시 우선 수록
– 도서를 선물해드립니다.

*사연 보내실 곳 : story@ladybugs.co.kr
– 사연, 사진, 필명, 연락처 필수^^
(보내주신 사연/사진은 보기 편하게 수정 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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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한줄X그라폴리오
아트 콜라보 #꼬닐리오

#그라폴리오 에서 사랑받은 아티스트의 인터뷰와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는 네 번째 시간

꼬닐리오 님의 #그래도_너를_사랑한단다
작품보기

여기서 다 보여드리지 못하지만
‘달님에게’ 와 ‘꿈이많은소녀’
작품도 추천합니다^^

#인터뷰 보기

Q1. 책속의 한줄 식구들에게 인사 부탁 드려요.
그림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안녕하세요.
통통한 토끼와 소녀의 일상을 그리고 있는 꼬닐리오 입니다.
꼬닐리오는 이탈리아어로 토끼라는 뜻인데요,
한국에서 멀리 떨어져 이탈리아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토끼와 소녀를 통해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사랑을 듬뿍 받고 있어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요.
그림 그리기는 제 인생에서 뗄 수 없는 일이에요.
아주 어릴 때부터 외출할 때나 할머니 댁을 갈 때에도
꼭 연필과 스케치북을 챙겨다녔어요.
마치 제 장난감을 챙기는 일과 같았던 것 같아요.

막연히 어릴 때부터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될 거야’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오늘날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이
스스로 약속을 지킨 것 같아 뿌듯합니다.

Q2. 책한줄 공식질문입니다.
좋아하시는 책 또는 그림을 그리는 데 영감을 받은 책이 있나요?

저는 책을 비롯하여 무엇인가 읽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에요.
특히 책 욕심이라고 할까요.
동화책, 소설책, 일러스트집등을 비롯해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꼭 소장해야 하는 욕구가 마구마구 샘솟아요.
좋아하는 책들을 가지고 있으면 언제든지 펼쳐보고
또 그림에 대한 아이디어와 영감까지 얻을 수 있거든요.
이런 저에게 꼭 지녀야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르쳐준 구절이 있는데요,

류시화 시인이 엮은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라는 모음시집에
폴란드 여류시인 비슬라바 쉼보르스카가 쓴
<선택의 가능성들>이라는 멋진 시가 있어요.
꼭 시 전체를 읽어보시는 걸 추천해요.
그 시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문장은
“해마다 맞이하는 특별한 기념일이 아닌
사랑으로 모든 날들을 기념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예요.
그림 그릴 때 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면서 잊지 않고 싶은 구절이기도 해요.

Q3. 작품을 보면 어릴 적 추억들이 떠오르는데요,
과연 꼬닐리오 님에게 “엄마”와 “유년시절”은 어떤 의미일까요?

저에게 유년시절은 무수한 작은 것들이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따뜻한 추억이 깃든 시간이에요.
그리고 이런 추억들은 그림을 그릴 때
참 고맙고 소중한 순간들로 다시 태어나는 것 같아요.
어릴 때의 추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소중함이기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더 쉽고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그림들을 그리게 해 주고요.
더불어 유년시절부터 넘치고 또 넘치던 엄마의 사랑은
제가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하더라도 큰 응원과 관심이 되어주었어요.
엄마는 항상 내 편이라는 든든함과 고마움이
제 일생을 함께 했기에 제 그림에서의 엄마는 생각만해도 마음이 찡해지는 존재에요.

책속의 한줄X그라폴리오
아트 콜라보는 계속됩니다.
다음 주에도 멋진 작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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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오늘도 밥을 태웠다.
꼭 잊어버릴 만하면 밥에서 탄내가 진동한다.

“냄새나서 먹기 싫어.”

엄마는 기운 빠진 웃음으로
미안하단 말을 대신하며
타지 않은 쪽 밥을 내 밥그릇에 퍼 주셨다.

하지만 냄비 안에서 퍼진 탄내는
이미 집안 곳곳에 가득.

“안 먹어. 냄새난단 말이야!”

아침부터 온갖 투정을 부리며
엄마의 밥상을 외면하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학교에 가서는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엄마의 탄 밥은 금세 다 잊어버렸다.

툭툭 아픈 말만 내뱉고 걸음을 재촉하는 나를
멀찌감치 바라보며 눈을 떼지 못하셨을 엄마의 시선…
왜 그때는 몰랐을까.

학교 점심시간이 되면
도시락 뚜껑을 열자마자 탄 밥 냄새가 퍼졌다.
친구들이 수군거리고 괜스레 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엄마는 매일 하는 밥을 도대체 왜 태우는 거야…’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엄마의 탄 밥에 대한 나의 못되고 뾰족한 투정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계속됐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밥투정했던 나는 지금
8개월이 된 딸을 키우고 있다.

신생아 때부터 잠투정이 심했던 딸은
백일 즈음엔 정말 나를 시험에 들게 하듯
신체적,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게 했다.

“엄마, 힘들어 죽겠어. 아기가 잠투정이 너무 심해.
계속 울기만 해. 안아 줘도 울고,
업어줘도 울고 젖을 줘도 울어.
잠도 안 자니까 정말 내가 너무 힘들어…”

아기 키우는 게 쉬운 일인 줄 알았느냐고
오히려 나를 타박하던 엄마도
예민한 손녀의 잠투정에 두 손을 드셨다.

나는 점점 체중이 줄었다.
엄마는 나를 위해 반찬을 만들어 갖다 주셨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길
하루, 일주일… 한 달, 두 달…

거짓말처럼 어느 순간부터
딸아이의 잠투정이 줄고 예쁜 짓은 늘어갔다.
그제야 딸 때문에, 손녀 때문에
힘드셨을 친정엄마에게 눈길이 갔다.

“엄마, 엄마가 해온 불고기 먹고 가.
내가 차려줄게. 같이 먹어야 더 맛있지.”

얼른 찬밥을 전자레인지에 따끈하게 돌리고,
엄마표 돼지 불고기를 볶아 야무지게 상을 차렸다.
그런데 밥이 입안에서 겉돌았다.

시간이 좀 걸려도 새 밥을 해드릴걸,
후회가 밀려오면서
미안한 마음에 엄마의 눈치를 살폈다.

엄마는 밥에 현미가 들어가서 그런지
씹히는 맛이 있다며 맛있게 드셨다.
그리고 옛날 ‘탄 밥’ 이야기를 하셨다.

“네 외할머니는 내가 전기밥솥을 두고
새벽에 일어나 너희에게 냄비 밥해주는 걸
참 못마땅하게 생각하셨어.
밤 장사 하고 쪽잠도 챙겨 자면서
뭘 그렇게까지 바치느냐고.
그래도 엄마는 갓 지은 냄비에 고슬고슬~
밥해서 너랑 네 오빠 도시락 싸주는 게
그렇게 기분 좋고 뿌듯하더라.

그렇게 고슬고슬 냄비 밥 해먹이고
학교에 가는 너희 모습을 보면
온종일 내 마음이 좋았어.
아침에 가끔 깜빡 졸다가 태울 때도 있었지만…”

맞다. 엄마는 혼자서 우리 남매를 키우기 위해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여인숙을 하셨다.
밤에 하는 장사이기에 잠도 못 자며 일하시며
험한 손님도 상대하시곤 했다.

낮엔 다시 방 정리에, 청소에, 손빨래까지.
하루도 쉴 수 없는 일이 반복되는 고된 일이었다.

매월 월세를 내고 부족함 없이 우리를 키우기 위해
낮에 찾아오는 손님도 마다치 않았던 엄마.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일을 하셨지만,
본인 잠도 미루고 따끈한 냄비 밥만 고집하셨다.

“맞아. 나도 기억나네. 엄마가 밥 태우면
내가 막 짜증 내고 그랬잖아.”

“네 오빠는 별말 없이 먹는데
넌 냄새에 민감해서 그랬지. 물도 가려 마셨잖아.
꼭 보리차나 옥수수 차만 마시고
결명자차는 안 먹어서 물도 따로따로 끓였었지.”

엄마가 간만에 딸이 차려준 저녁을
맛있게 드시고 가셨다. 상을 치우고
칭얼거리는 딸아이를 재우는데 뭔가 울컥, 했다.

딸의 철없는 행동과 말들에
우리 엄마는 얼마나 상처받고 힘드셨을까.
애써 하신 냄비 밥이 타버려 얼마나 안타까우셨을까.
밥을 안 먹고 나간 딸내미 때문에
온종일 고된 일 사이사이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순간순간 그때의 엄마의 감정이 이입되어
가슴 한 곳이 울컥하더니, 찡… 울렸다.

엄마에겐 아직도 받는 게 익숙한 철부지 딸.
그래도 난 조금만 더, 응석 부리고 싶다.

아직 ‘딸 가진 엄마’
‘우리 엄마 딸’인 내가 더 좋으니까.

난 앞으로도 오래오래~
‘우리 엄마 딸’로 지내고 싶다.
난 엄마의 영원한 철부지 딸이 되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철든 딸이 될 거다!

“엄마,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 주세요.
제가 오래오래 따끈한 밥 해드릴게요!”

심희진 님의 소중한 기억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용기를 내 사연을 보내주신 분들께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은 삼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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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한줄이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가족 #연애 #직장 #인생 #우리사는이야기

*선정되신 분들께는
– #책속의한줄 SNS 글 소개
– 도서 출간 시 우선 수록
– 도서를 선물해드립니다.

*사연 보내실 곳 : story@ladybugs.co.kr
– 사연, 사진, 필명, 연락처 필수^^
(보내주신 사연/사진은 보기 편하게 수정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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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 님이 보내주신 소중한 사연입니다.

엄마의 ‘봄’은 바빴다.
농사일로 바쁜 것은 물론이고
틈틈이 산으로 들로 다니며
고사리, 냉이, 달래로 반찬도 챙겨야 했다.

그때마다 싸리 바구니 한구석엔
내가 좋아하는 산딸기며 찔레가 꼭 자리 잡고 있었다.

엄마의 ‘여름’ 또한 바빴다.
곡식이 자라는 속도에 맞춰
엄마의 손놀림도 그만큼 빨라져야 했고
매일 논과 밭 김매기는 기본적인 일이었다.

그렇게 해질 때까지 들에서 일하셨기에
우리 가족은 컴컴한 8시를 훌쩍 넘어서야
겨우 저녁밥을 먹을 수 있었다.

엄마의 ‘가을’은 더 바빴다.
시기에 맞춰 익어가는 곡식들을 거두어
말리고 털어 창고에 가지런히 보관해야 했고,
종가의 맏며느리로서 사대봉사도 섬겨야 했다.

내 기억 속에
엄마와 함께 잠든 기억이나
엄마의 잠자는 모습이 남아있지 않는 건
농사, 맏며느리, 엄마로서의 일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엄마가 조금은 한가해지는 계절은, 바로 ‘겨울’.
잎담배 감장이 끝나는 시기이다.

엄마는 날이 조금 쌀쌀해져서야
그제야 동네 분들과 화투도 치고
라면 국수도 끓여 함께 나눠드시곤 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다란 무쇠솥에 가득했던 라면 국수.
너무 많이 끓인 탓에 다 퍼졌지만
엄마가 해준 그 라면 국수의 맛은
어른이 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1년 내내 바빴던, 힘겨웠던 우리 엄마.

지금 우리 엄마는
어느 계절에도 편히 쉬고 계신다.

엄마 얼굴에 내 얼굴을 가만히 대보았던 어느 날.
마지막으로 엄마의 얼굴을 온전히 느꼈던 그 날.
따뜻했던 어머니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 있었던 잊지 못한 그 봄날…

난 잠시 마주했던 엄마의 얼굴을 뒤로하고
밖으로 뛰쳐나와 엄마와 함께한 시간만큼 울었다.
그렇게 엄마를 보내드렸다.

엄마와 서럽게 이별을 한 그 날 이후…
그동안 여섯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내 곁에 왔다가, 갔다.

오늘은 오랜만에
푹 퍼진 라면 국수를 먹어봐야겠다.

엄마와의 계절을 생각하며.

여리 님의 소중한 기억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용기를 내 사연을 보내주신 분들께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은 삼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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