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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아이와 함께 놀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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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32개월 딸아이와 9개월 된 둘째가 있어요.
남편이 7시에 출근하고 밤 11시나 되야 퇴근해서 제가 항상 지쳐있습니다.
첫째가 어린이집에서 하원 후 뽀로로 혹은 다른 애니메이션을 자기 전까지 봐요.
저는 둘째를 업고 저녁 준비하고 애들 밥 먹이고, 그러고 나면 제가 지쳐서 첫째와 놀아주지 못해요.
TV만 보여주는데 과연 괜찮은 걸까요?

A.    이임숙 샘:  안녕하세요?

어린 두 아이를 돌보시느라 무척 힘드시죠? 얼마나 지치고 힘들면 TV만 보여줄까 하는 마음이 들어요.
게다가 놀아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 때문에 더 괴로우실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집에 있는 시간 내내 TV만 본다면 걱정이 됩니다.
한창 다양한 자극을 통해 감성이 발달해야 하는데 TV, 스마트 폰, 혹은 태블릿 PC 등 미디어에만 노출되어 있다면 괜찮다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어요.
미디어에 과다하게 노출된 유아를 두뇌 검사와 스트레스 검사를 해보니 엄마 품에서 보다 미디어에 노출되었을 때 더 안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태는 ‘심각한 약물 중독 상태’와 유사하다고 해요. 그만큼 엄마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지쳐서 못 놀아 주시는 것도 있겠지만, 혹시 무엇으로 어떻게 놀아야 할지 막막하신 건 아닌지요?
인형이나 블록 등 장난감을 준다고 아이가 잘 놀지는 못해요.
인형 놀이를 함께해 주어야 하는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블록을 주어도 일일이 함께 조작을 도와주어야 하기 때문이 힘들 수 있어요.
이럴 땐 가능하면 엄마의 손이 덜 가고 직접 함께하지 않아도 되는 실제적인 놀이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해요.

첫째, 실컷 그림 그리게 해 주세요.

이면지나 신문지, 그리고 색연필이 있으면 됩니다. 물론 온통 낙서가 될 것이고, 선 하나 죽 그어 놓고 다른 종이를 달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기에 실컷 가져다 쓸 수 있게 이면지나 신문지를 활용하는 게 좋아요.
아이가 그어 놓은 선을 집이나 나무로 변형시켜 그려주면 아이는 따라 하며 더 좋은 상상을 발전시킬 거예요.

종이가 어질러 지는 건 좀 참으시기 바라요. 나중에 한꺼번에 치우면 되니까요. 치울 때도 비닐봉지에 담아 뭉쳐서 공놀이로 활용할 수 있어요.
아이들은 그런 원시적인 놀이를 더 좋아한답니다.
유대인들의 유치원인 키부츠 마당에 시소나 그네 대신 고물을 잔뜩 모아 놓은 건
그런 놀이가 아이들의 감성과 창의력을 더 잘 발달시켜 주기 때문이지요.
아이가 뭔가를 그리면 이렇게 말해 보세요.

“그건 뭐야? 뭘 그렸어? 정말?
그렇구나. 잘 그렸다. 멋지다.”

이런 대화면 충분합니다.
아이는 동그라미 하나 그려 놓고 강아지라 할 수도 있고 자동차라 할 수 있어요.
그냥 아이의 상상을 따라가며 대화를 나누면 됩니다. 그럼 아이는 신이 나서 계속 그림 그리며 즐겁게 놀 수 있어요.

둘째, 퍼즐을 사 주세요.

다양한 그림의 유아용 퍼즐은 조각 수도 아이 수준에 맞게 고를 수 있어요. 32개월 이면 6조각 정도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 맞추는 방법을 보여주기만 해도 쉽게 따라 맞출 수 있어요. 비슷한 조각 수를 잘하게 되면 조각 수를 늘려 가는 것도 아주 재미있는 일이랍니다.
퍼즐 놀이는 시작만 하면 자기도 모르게 몰입할 수 있는 놀이에요. 게다가 아이들의 관찰력, 집중력을 키워주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답니다.

셋째, 엄마 아빠 목소리로 녹음한 책을 읽어주세요.

책을 한번 읽어주실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녹음해 주세요.
원래 직접 책을 읽어주면 좋지만, 힘드실 땐 엄마 목소리로 녹음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됩니다.
동화 CD를 들려주거나 세이펜 기능이 있는 그림책을 주셔도 좋아요. 하지만 아이는 엄마 아빠 목소리로 녹음한 이야기를 더 좋아합니다.
디지털 기계를 거쳤지만, 엄마 아빠이기 때문에 직접 상호작용하는 듯한 느낌을 주어 심리적으로는 더 큰 도움이 된답니다.
스마트폰을 듣기용으로 활용하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아요.
게다가 아빠와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아빠 목소리로 녹음해 둔 동화를 들려준다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아이가 놀이에 집중하고 엄마는 그 옆에서 미소 지으며 아이에게 말을 걸어주는 그림을 상상해 보세요.
하루에 10~20분뿐이라 하더라도 이런 좋은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잘 자라는 것 같아요.
아이와 행복한 시간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책속의 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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