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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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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인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탓으로
내 곁에서 사라지게했던 사람들

한때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공유했으나
무엇 때문인가로 서로를 저버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관계의 죽음에 의한
아픔이나 상실로 인해
사람은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황폐해지는 건 아닌지.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는 신뢰,
서로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둘만 있어도
살아가는 일은 덜 막막하고 덜 불안할 것이다.

언제나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는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그랬더라면
지난날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덜 주었을것이다.

결국 이별할 수 밖에 없는 관계였다 해도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시의 한 구절처럼
우리가 자주 만난 날들은 맑은 무지개 같았다고
말할 수 있게 이별했을 것이다.

진작, 인연은
한번 밖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신경숙,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
신경숙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에서 발췌한 글.

[이책은] 장편소설 <외딴방>에 나타난 죽음에 관한
사실적인 고백과 출판사에서 만난 총무과 ‘미스 리’에 관한 이야기,
성철 스님의 다비식 참관기, 소설가 박경리 선생께 보내는 편지 등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 특유의 개성적인 문체로 어린 시절과 성장 과정,
습작 시절의 고통과 추억을 담아낸 산문들을 통해
저자의 문학세계의 근원과 내면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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