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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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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저는 아버지 일 때문에
스페인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어린 저에게 외국 생활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감 자체였습니다.
무엇보다 언어가 통하지 않았고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기가
어른 못지않게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7살이 되던 해, 외국인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도 저는
겉으로 빙빙 돌았습니다.
스스로 외국인 친구들을 경계했고
인사를 나누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으니까요.

시간이 흐르자
종종 또래 친구들과의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소통하지 않아
생긴 오해로 인한 싸움이었습니다.
몇 번의 다툼이 계속되자
외국인 친구들도 저에게
다가오지 않았고 저는 투명인간 같았습니다.

얼마 후,
학교에서 부모님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학교 교장 선생님께서는
제가 더는 학교 다니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하셨고,
부모님은 애써 눈물을 삼키시며
조금 더 시간을 달라며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정하셨습니다.

부모님의 부탁 때문인지
교장 선생님께서는 선생님들과
회의를 하셨고 전담 선생님을 통한
1:1 교육방법을 생각해내셨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선생님도
문제 학생인 저를 전담하여
가르쳐주겠다 나서지 않으셨지요.

서로 눈치만 보시던 선생님들 사이에서
한 선생님께서 조용히 손을 드셨습니다.

선생님의 성함은 Mrs. Oreal.

Mrs. Oreal 선생님은 그날부터
저를 자식처럼 신경 써주셨습니다.
처음에 경계하고 믿지 않던 저는
선생님의 진심에 마음을 서서히 열었습니다.

30분도 책상에 앉아있기 힘든 저는
선생님의 영어수업에
집중하며 실력을 키워가기 시작했지요.

Mrs. Oreal 선생님께서는
저의 성격이나 장단점을 파악하시고
당근과 채찍을 통한 가르침으로
공부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스스로 자신감이 붙던 나날이 계속되자
저는 선생님께서 시키시는 일이면
무엇이든 하기 시작했습니다.

1년 후, 저는 더는 선생님의
1:1 수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언어소통은 물론이고,
외국인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될 다양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셨던,

무엇보다
그 누구도 맡기 꺼리던
외국인 문제 학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봐 주신 Mrs. Oreal 선생님.

어른이 된 지금도
선생님과 함께했던 시간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외국인 앞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고
당당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건
모두 선생님 덕분입니다.

눈 맞춤 한 번,
인사 한 번 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었던
소극적이었던 동양인 학생을
긍정적인 사람으로,
배려하는 사람으로,
세상을 품는 사람으로 키워주신
Mrs. Oreal 선생님.

정말로
당신이 그립습니다.

최석민 님의 소중한 기억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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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그 시대에 젊음을 꽃피웠던 세대라면
누구나 이 영화를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바로, 박상민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장군의 아들>

‘우미관’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여성과
나쁜 일본인들을 때려눕히는
뒷골목의 사나이, 김두환의 러브스토리는
굉장한 인기를 넘어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지요.

아! 격투 장면 때마다
붕붕 날아다녔던 시라소니 역시
또 다른 영웅이었습니다.

그 시절,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흥얼거렸던 노래가 있지요.

바로, <장군의 아들> 영화에서
나왔던 ‘희망가’입니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일본인들에게 핍박받으며
억눌려 살아야 했던 삶 속에서
희미한 한 가닥의 희망을 품고
살아가야만 했던 이들이
구슬프게 불렀던 ‘희망가’.

1992년,
<장군의 아들> 3편이
‘희망가’와 함께 인기를 끌었던 그 무렵,
저는 예식장에서 결혼행진곡을 치는
피아노 반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주말,
여느 때와 같이 저는
누군가의 결혼식 반주를 하기 위해
일찌감치 구석에 자리 잡은
피아노 앞에 앉아 결혼행진곡을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혼자서 중얼거렸던 ‘희망가’가
저절로 손끝으로 연주되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만 쳐봐야지…’했던 게 그만,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고…
한 번 치고, 또 치고, 또 치고.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혼자만의 ‘희망가’연주에
폭 빠졌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한참 ‘희망가’를 열정적으로 연주하다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어
피아노실 커튼을 살짝 젖혀보니, 글쎄!

텅텅 비었던 객석은
사람들로 꽉 차있었고,
독주회를 열듯 연주하던 저를
모두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때 그 하객들은
저의 ‘희망가’ 연주실력에 감동했을까요?
아니면
기쁘고 축복 가득한 결혼식 날,
청승맞고 슬픈 희망가를 연주하던
이상한 사람의 정체가 뭔지 궁금했을까요?

황당하고 민망함도 잠시,
허둥지둥 바로 예식이 진행되어서
어떻게 잘 넘어갔지만
시간이 지나 그때를 다시 돌이켜볼 때마다
매번 저는 가슴이 ‘철렁’합니다.

‘아, 그때 어르신들께
멱살이 안 잡혔던 게 참 다행이구나’
하는 마음도 들고요.

많이 늦었지만
그날 저의 구슬픈 ‘희망가’연주로
결혼식을 시작하셔야 했던 신랑신부님,
정말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지금쯤 단란한 가족을 이루어
행복하게 살고 계시겠지요.

앞으로도
그 날의 아찔함이 떠오를 때마다
두 분의 건강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아찔했던 그 날의 추억을
다시 한 번 회상하며
‘희망가’를 조용히 불러봅니다^^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이 생각하니
세상만사가 춘몽 중에
또다시 꿈 같다♪

 
이수빈 님의 소중한 기억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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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세우면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았던
고집불통 내 딸.

대학입시를 앞두고도
딸의 고집은 산보다 더 높았다.
꼭 미대에 가겠다며
재수를 선언한 것이다.

입시원서를 접수하고
실기시험을 치르느라
여러 대학을 오가야만 했던 딸은
먹어도 먹어도 허하다며 웃었다.

딸의 축 처진 어깨가 얼마나 안쓰럽던지
어미로서 가슴만 저려 했을 뿐,
나는 그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실기시험을 갈 때 화구 통을 들어주는 일뿐.
딸과 동행을 할 때마다 화구 통 때문에
어깨가 빠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순간순간 내 마음이 울컥했다.
작은 체구에 이 무거운 화구 통을 들고
지하철을 갈아타고, 계단을 오르내렸을
딸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뜨거운 눈물을 가슴으로 삼키며
딸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챙겨보았다.

살뜰한 도시락 챙겨주기,
늦게 오더라도 꼭 기다려주기,
시간이 되면 꼭 실기시험 동행하기,
격려와 위로 아끼지 않기,
딸의 행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기…

절실함이 통한 것인지 몰라도
지금 우리 딸은 그토록 원하던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다.
벌써 대학 졸업반이다.

4학년 동안 수많은 보석 디자인을 만드느라
밤샘작업을 하면서도 마냥 즐거워했던 우리 딸.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딸은
하늘에서 천사였던 것이 분명하다.

남들보다 크지도, 예쁘지도 않은데
“엄마가 예쁘게 키워줘서 난 좋아!”
말해주는 우리 딸.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와서는
“아무리 봐도 우리 엄마가 최고야!”
안아주는 우리 딸.

가끔 엄마가 힘들어 보이면
“엄마가 우리 엄마라서 정말 좋아.”
말해주며 힘을 주는 우리 딸.

우린 전생에 어떤 인연이었을까.
어떤 인연이기에
이렇게 엄마와 딸로 만났을까.
천사가 예쁜 내 딸이 되어
내 곁에 이렇게 와주다니.

내게 자식은 보물단지다.
소중히 다루고 싶은 보물이며
내가 사는 이유다.

“사랑한다, 나의 천사 딸!”

김명숙 님의 소중한 기억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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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974

virangel 님이 보내주신 소중한 사연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봄 소풍에서
집으로 오는 길이었어요.

선생님께서 급한 목소리로
나만 데리고 잠시 같이 갈 곳이 있다고 하셨어요.

어디를 같이 가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우리 선생님 손을 잡고 가는 것이 참 좋았어요.

손을 잡고 가는데
교문 근처 저 멀리에서
딸 넷 중에 제일 큰 언니가
울면서 서 있는 게 아니겠어요?

큰 언니를 보자마자
선생님 손을 놓고 뛰어가려 했으나
제 손을 더 꽉 잡으며
선생님이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

놀라지 말고 천천히 들으라고…
전 놀랄 것도 없는데 왜 그러시냐고
선생님 손을 뿌리치고 큰 언니에게 뛰어갔어요.

그런데 큰 언니가 나를 꼭 안고 하는 말

“엄마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어.”

전 아직도 그때가 생생하게 기억나요…

어린 나이에 죽음이 무엇인지 몰라서
엄마 언제 오느냐고
엄마 있는 곳에 간다고 울부짖으며
대문 앞에서 엄마를 마냥 기다릴 거라고 고집부렸어요…

.
.
.

그러던 제가 이제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학부형이 되었어요.
오늘 우리 아들 소풍 간다고 하는 말에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어요.
엄마 보고 싶어요…
(virangel 님, 엄마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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