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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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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작품으로 죽음을 넘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삶을 초월하여 그의 영혼이
작품에 고스란히 깃든다는 뜻이겠지요.

멋있는 말 같지만
사실 잘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책을 읽을 때
작가의 삶을 자세히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작가를 알고나서는
작품으로 죽음을 넘는다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작가 ‘박완서’

그녀의 온 생은
‘상실과 죽음’이었습니다.

한국 전쟁 당시, 박완서는
작가가 되겠다는 꿈과 함께
오빠와 숙부를 잃고,

마흔 무렵에는
다시 펜을 들었지만
남편과 아들을 동시에 잃었죠.

이제 시대를 넘어
‘박완서’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녀의 아픔을 아는 사람은
여전히 많지 않습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7년이 되는 오늘,
박완서의 책을 들여다보며
그녀를 기억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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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6.25를 겪고,
친오빠를 여의고,
가족 전체가 심각한 가난을 겪습니다.

미군 부대 초상화 부에서 일을 하다가
결혼을 하고 1970년이 되었습니다.

그녀의 나이 마흔,
『나목(裸木)』이라는 소설로 등단합니다.

그녀의 딸, 호원숙은 이렇게 말합니다.

“노망이 든 할머니와
늘 해왔던 아버지 수발과
해마다 돌아오는
아이들의 입시로부터
어머니는 놓여날 수가 없었다.

그 가족사를 회피하지 않으면서
결국에는 다 문학으로 풀어내셨다.

그 어떤 것도 외면하지 않고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다.”

그녀는
한국에서 해방 이후
여성의 몸으로 시대를 견뎌오며
한 가정을 꾸려나가던
한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박완서.

어머니로,
며느리로,
아내로,
할머니로.

그녀의 삶은 한국 여성의 삶을 대변합니다.

날카롭게 벼려진 시대의식은 소설 속에서
우리 마음을 따끔거리게 하기도 합니다.

돌아가신 후,

소설에서
그녀를 다 읽을 수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녀의 삶은 우리 역사 80년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어머니 삶과도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역사의 기록처럼 그녀의 기록은
이 시대 여성의 발자취였습니다.

이번에 박완서의 삶이 기록된 책이
7권으로 출간되었습니다.

1977년부터 1990년까지 출간되었던
박완서의 산문집을 모았습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와
너무 많은 생각이 있어서

이 책을
한마디 말로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오늘은 여성으로서의 박완서를 소개합니다.

“식구들을 위해 장을 보고
맛있는 반찬을 만드는 일,

매일매일 집 안 구석구석을 쓸고 닦아
쾌적하고 정갈한 생활환경을 만드는 일,

아이들 공부를 돌보고
가끔 학교 출입을 하는 일, 뜨개질, 옷 만들기

―소위 살림이라 불리는
이런 일들을 나는 잘했고,
또 좋아했지만,
아무리 죽자꾸나 이런 일을 해도

결코 채워질 수 없는 허한 구석을
나는 내 내부에 갖고 있다는 걸
자각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가족들이 기대했던 여성으로의 삶만으로
자신의 삶을 채워갈 수 없었던
그 갈급함으로 박완서는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과거를 지내며
미래를 만들어가는
여성의 삶에 대해 박완서는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습니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딸에게 보내는 책’입니다.

딸에게서 딸에게로 이어지는 책
<박완서 산문집> 7권입니다.

박완서의 삶이 기록된 책, 박완서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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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줄이 사랑한 작가]
‘박완서’ 작품의 한줄테마

“자연이 놀랍고 아름다운 까닭은
목련이 쑥잎을 깔보지 않고,
도토리 나무가 밤나무한테 주눅 들지 않고,
오직 타고난 천성을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 있지 않을까.”

박완서 <노란집> 중에서

우리시대의 그리운 그 이름, 박완서
깊고 잔잔한 그녀의 울림을 간직하세요.

한줄테마 더 보러가기 >
결혼을 앞두고 있다면
인간관계에 지쳤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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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고 박완서 선생님은 전업주부로 살다
마흔이 넘어서야 등단한 늦깍이 소설가였다.

가족들 몰래 소설가의 꿈을 키우던
그녀는 아이들에게는 ‘일기를 쓴다’고 둘러대며
안방의 작은 소반에서 글을 썼다고 한다.

지금도 그녀의 자녀들은 엄마가
항상 책을 읽고 글을 쓰던 모습을
사진처럼 생생히 떠올린다.

따로 가르친 것이 아니라
엄마가 보여준 일상과 생활
그리고 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직접 보고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삶의 방식을 배우게 된다.

박완서 선생님 역시 평범한 엄마였지만
자신의 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자녀들에게 역할 모델이 되었다.

가족의 행복은
누군가 한 사람의 희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돕고 책임과 의무를 나눔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꿈이 있는 아내는 늙지 않는다, 김미경
아내들이여, 가슴 뛰는 삶을 포기하지 마라

당신의 꿈을 응원하는,
책속의 한줄
http://me2.do/FuL8VZ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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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가까운 친구들을 초대하여
즐거운 식탁을 차리셨다.

딸들이 도와주기도 했지만
메뉴는 꼭 엄마가 정하셨고
모자라지도 지나치지도 않은 양과
메뉴 선택으로 꾸미셨다.

초대받은 젊은 문인들과
엄마를 좋아하던 사람들은
엄마가 꾸민 식탁을
오래도록 못 잊어했다.

그것은 엄마가 평생 식구들을 위해
차려주었던 일상의 숱한 식탁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도 마당가에 올라오는
머윗잎을 따다가 데쳐서
된장에 싸먹으며 엄마 생각을 하게 된다.

씁쓸하면서도 개운하고
흙내음에 가까운 향취에
흙으로 돌아가신 분의 생각에 잠기게 된다.

지천으로 올라오는 부춧잎을 캐어
오이소박이를 담가놓으며 부추 뿌리에서
나는 신선한 흙냄새에 생기를 되찾는다.

호원숙의 <엄마는 아직도 여전히 : 엄마 박완서를 쓰고 사랑하고 그리워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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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원숙은 소설가 박완서의 딸입니다. 모든 딸들이 돌아가신 엄마를 이야기할 때 가지는 감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남자인 저는 아마 이해못할 것입니다. 이들은 오랫동안 같은 일을 반복해 왔습니다.

살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다시 그 딸도 살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이런 반복이 오랜 세월 몸에 익힌 후천적인 DNA를 딸에게 줍니다. 그래, 어느 부분이 아프고 어느 부분이 애달픈지 서로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서로를 추억하고 기억하는 부분도 이런 살림살이안에 있는가 봅니다. 한국에서 가장 위대한 여류 소설가의 딸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본 박완서의 모습과 아침밥을 챙겨주고 입시 때문에 마음 졸이고 연애와 결혼까지…

그렇게 여느 엄마의 삶처럼 동동거렸던 모습과 함께요. 호원숙은 책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노망이 든 할머니와 늘 해왔던 아버지 수발과 해마다 돌아오는 아이들의 입시로부터 어머니는 놓여날 수가 없었다. 그 가족사를 회피하지 않으면서 결국에는 다 문학으로 풀어내셨다. 그 어떤 것도 외면하지 않고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다.”

딸은 딸에게, 엄마는 엄마에게, 말은 하지 않지만 언제든 서로를 존경합니다.

소설가의 가족이 갖는 특별함보다 어느 집 문을 열고 들어가든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모녀’의 이야기를 엄마를 보낸 딸의 마음으로 담담히 풀어낸 책입니다.

박완서 작품에 항상 살아있었던 ‘절제미’가 딸의 글에서도 느껴집니다.

자주하는 부탁이지만… 지겹지는 않습니다.

꼭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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