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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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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아무리 바쁘게 일해도,
누구와 있어도, 그 무엇을 사도,
힘이 빠지고 외로워지는 날이 있습니다.

사춘기라도 다시 온 것처럼
순서도 없고, 예고도 없이
마음에 불어온 바람은,
쉽게 달래지지 않습니다.

이렇듯,
인생의 오춘기를 겪으며,
마음에 바람이 불 때마다
현대 미술관을 찾은 사람이 있습니다.

서른다섯 살의 싱글녀로 살아가는
방송기자, 권란입니다.

그녀는 나만의 ‘휴식처’가 되어주는
작품을 보기 위해,
주말근무와 잦은 야근에도
시간을 쪼개어 미술관을 찾습니다.

그럴 때마다 복잡한 내 마음을
표현한 것 같은 현대 미술 작품들은,
서른 중반의 오춘기를 맞은
그녀의 마음을 울리기도, 위로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결심합니다.
“도심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닮아 있는 현대 미술을 소개해보자!”

그리고 이 결심은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책, <마음에 바람이 부는 날엔, 현대 미술> 로 말이지요.

이 책에 담겨 있는 작품 중에는
머리카락을 모아 완성한 그림도 있고,
깨진 도자기들을 이용해
재탄생시킨 작품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당황스럽지만,
천천히 살펴보면, 힘들고 고단한
인간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들 속에
어느새 나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저자 또한 그림에 대한 지식도,
그림을 그리는 솜씨도 없지만
“내 맘대로, 내 멋대로 생각할 수 있는 맛에
현대 미술에 중독되었다”고 말합니다.

만원 혹은 공짜로
교양 있으면서 유산소 운동까지 되는
취미 생활을 시작해보고 싶으시다면,

이론이 필요할 것 같아 어렵게만 느껴졌던
현대 미술 입문서를 찾고 계신다면,

이 책을 읽어 보세요.

‘독한 세상’에서
나다운 ‘멋’을 가지고 싶은
당신에게 힘이 되어줄 책,
권란의 <마음에 바람이 부는 날엔, 현대 미술> 을 추천합니다.

 

img_l (2)

1863년,
미술가들이 매년 자신의 최근 작품을 알리는
파리 살롱에서는 출품작 5,000점 가운데
3,000점에 가까운 작품들이 심사에서 탈락한다.

이 때문에 항의가 빗발치자
나폴레옹 3세는 자신의 관대함도 과시할 겸
이른바 ‘낙선전’을 허락하는데,

사실 그 목적은 ‘불량한’ 그림들에 대한
심사위원회의 결정이 옳았음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

기획은 성공적이었다.

img_l (1)

낙선전은 우스꽝스러운 구경거리가 되었고,
그 가운데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
(당시 제목은 <목욕>이었다)는 단연 큰 관심을 끌었다.

사람들은 정장을 한 두 남자 앞에서
완전히 벌거벗고 있는 여인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거나 분노를 표했다.

더구나 이 여인은 관람자를 경멸하듯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이 그림은 조르조네의 1510년작 <전원의 합주>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이었는데,

img_l

대신 마네는 조르조네의 여신과 음악가들을
동시대 인물들로 대체했다.

보수주의적 도덕에
어긋나지 않는 신화적 주제의 누드를
그리는 것만을 허용했던 기준을 깨고,

그림 속 풍경을 ‘섹스 파티’의
현장으로 바꾸어놓은 것이다!

카롤린 라로슈의
<누가 누구를 베꼈을까? : 명작을 모방한 명작들의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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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전은 프랑스 인상파의 탄생을
알리는 전시회였습니다.

이들은 눈에 보이고 손에 만져지고
기록된 신화와 역사를
그리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기존의 그림 형식에 들어있던
모습을 강력하게 부정합니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풍경을
그림으로 옮겨놓았습니다.

이때만해도 보이는 것이나
들리는 것을 그렸지만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화가들은 이제
보이지 않는 것도 그리고

신화와 성경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나중에는 일상 속에 모든 것을
드러내어 작품으로 끌어들입니다.

그리고 일상에 파묻힌 우리를 비웃습니다.

그림을 보는 우리가 참기 힘든 것은
비웃음이 아니라

탈출할 수 없는 세상의 한계일 것 같습니다.

그림을 읽는다는 것은
작가의 상상을 거울로 만들어
우리를 비춰보는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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