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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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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책속의 한줄에서
고전문학으로 함께하는
‘마음 치유 약국’을 오픈했습니다.

어떤 상황이신가요???

연애를 막 시작해서 왠지 불안해하면?

이럴 때는 사랑에 대한 확신을 주는 책인
막스 뮐러가 쓴 ‘독일인의 사랑’입니다.

* 구남친(여친)이 헤어진지
3개월 만에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두 번을, 세 번을 읽어도 울게 되는
치유의 책이 될 것입니다.

* 딸 혹은 아들이 중2병에 걸렸다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자신을 가둘 때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겠죠?

* 부모님이 갱년기가 시작되었다고 하면?

인생을 관조하고 살아온 날들과
살아갈 날들을 돌아보는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가 좋습니다.

* 뭔가 나한테 맞지 않고 세상이 싫다면?

인간의 관습과 부조리를
여지없이 파헤쳐 낸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입니다.

* 회사 가기가 죽기보다 싫다면?

개인을 배제하고 집단을 강조하는
인간의 어두운 면을 밝힌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 어떨까요?

* 마흔 살이 되었다면?

삶의 의미가 꼭 필요한 나이입니다.
이럴 때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보세요.

* 멘탈이 약해져 자꾸만 소심해질 때?

상어랑 싸울 용기를 얻어가세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입니다.

* 세상이 암흑 같을 때?

밝은 곳으로 억지로 가지 말고
어둠에 익숙해지는 건 어떨까요?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선’을 보세요.

* 살기 팍팍할 때?

내 안의 소년 소녀를 불러오세요.
가끔은 아름다운 판타지에서
인생을 길어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입니다.

집에 구급약 상자를 놓는 것처럼
힘들 때마다 꺼내 보는
‘마음 구급약 상자’가 있습니다.

세계 대표 고전 문학 10권을
묶은 세트입니다.

게다가 미니북입니다.
한 권이 한 손에 쏙 들어옵니다.
너무너무 가벼워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미니북 세트> 입니다.
영문판이 있어 영어 공부도 되고
독후감과 독서논술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가볍게 읽을 수 있게 만든 책입니다.

작가 연표와 깔끔한 서평도 괜찮습니다.

고전 읽기를 미뤄둔 분들이라면
한 달 안에 읽을 수 있는 ‘열 권의 책’입니다.
(국문, 영문판 총 20권의 가격이 3만원이 채 안된다는 점이 더욱 소장욕구를 자극합니다^^)

우리의 손은 스마트폰 말고
책을 펴는 용도도 있다는 것.

잊지 마세요~

이 시대 꼭 읽어야 하는 고전 10선,  더 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미니북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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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정하고 나니
작품 한 편을 고르기 위하여
모든 작가의 단편소설들은 물론

우리 문학사에 기록되어 있는
그들의 중 장편소설들을 찾아서
확인하는 과정 또한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결국, 나에게는
나 자신의 세계이기도 한
한국문학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기도 했다.”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서문 중에서

여기 한국 대표작가 황석영이 고른
101편의 한국 단편 소설이 있습니다.

자그마치 10권.

많아 보이지만
세상을 아는 데 10권이면
아주 작은 투자일 것 같습니다.

100년 전부터 바로 오늘까지,
한국 사람들의 기록입니다.

외국에서는 단편 소설가들을
스토리 텔러(story teller)라고 부른답니다.

이야기꾼이죠.
세상을 말하는 이야기꾼.

곧 개봉하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의 원작 소설가 김훈.

고등학교 때 배웠던 소설가들,
염상섭, 현진건, 채만식, 김유정…

6.25 전쟁을 겪었던 소설가들,
황순원, 김동리, 박경리, 김승옥…

전후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했던 소설가들,
박완서, 조정래, 조해일, 김주영…

어둠의 시대, 인간 군상들을 그렸던 소설가들,
이창동, 임철우, 최인호, 박범신, 이문열, 이외수 …

민주화를 겪었던 소설가들,
홍희담, 강석경, 정도상, 양귀자 …

이제 온전한 개인으로 돌아온 소설가들,
신경숙, 공지영, 윤대녕, 김소진 그리고 김영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추구하는 소설가들,
성석제, 은희경, 전경린, 천운영, 김연수…

그리고 지금 ‘우리’를 말하는 소설가들,
박민규, 편해영, 정이현, 김애란…
101명의 소설가가
이야기꾼이 되어 쓴 단편 소설 중에
101편을 골라서 10권의 책으로 묶었습니다.

이 컬렉션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장장 3년간의 대작업이었습니다.

보통 내공으로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제 문단의 선배는 없다고 말하는
‘황석영의 갤러리’입니다.

작가들의 단편 소설을 다 읽고
고르고 골라서
독자들을 위해서 책을 엮었습니다.

그리고 황석영의 필력으로
각 소설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었습니다.

소설가 이전에 20세기 최고의 구라꾼으로 불리우는
자칭 ‘아날로그 구라꾼’이라고 말하는 황석영.

그가 선후배, 동료 이야기꾼들을 한 곳에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말을 합니다.

선배들의 글에는 시대상과 개인사를 얹어
세상을 이해하는 눈을 보여줍니다.

동료들의 글에는 개인적인 경험과
같이 겪었던 당시의 모습을 그려줍니다.

후배들에게는 존경심을 표하기도 합니다.

자신과 동종 업계의 이야기꾼들의 작품을
‘소설 나부랭이’라고 부르며
거침없이 세상을 이야기하는 황석영.

90살까지 소설을 쓰기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는 그는

자신의 작품에 써야할 시간을
독자들의 지혜로운 삶을 위해 할애합니다.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는
삶과 일상 그리고 인생의 교과서’

이 교과서에는 사람과 시대가 담겨있습니다.

100년의 기록이며 2015년 우리의 삶도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그리고 나.
3대가 이 10권의 책에 있습니다.

중고등학생에게는
‘황석영 문학교과서’입니다.
저처럼 세상이 잘 보이지 않는 성인에게는
‘황석영 세상교과서’이며
중년이 지나 노년에 접어든 분들에게는
‘황석영 인생교과서’입니다.

저랑 세상 공부 같이 할 분들을 찾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입니다.

p.s.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것처럼
책 10권을 눈 앞에 쌓아놓고
혼자 씨익~ 웃었습니다.

문단에서는
대작업이라고들 하지만
전 그런 것은 잘 모릅니다.

그냥 눈 앞의 100년에
흥분이 될 뿐…

거장 황석영과 함께 걷는 한국문학,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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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테마] 간직하고 싶은 “어린왕자” 속 한줄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 만큼
힘든일도 없을꺼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건 기적이란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중에서-

지금 당신의 곁에 있는 “기적”을 잊지 마세요.

한줄테마 더보기 >
나의 연애세포를 살려줄 한줄
따스한 봄기운이 반가운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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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테마] 달달한 사탕대신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면 좋은 책 BEST 5

여자친구에게 식상한 사탕 선물 대신
센스있는 로맨스 책 선물은 어떨까요?

1.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무라카미 하루키

“작지만 큰,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 작품들!”

-감각적이고 환상적인 하루키 특유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초기 단편들을 모은 소설집

2. 미 비포 유(Me Before You)- 조조 모예스

“맞닿을 것 하나 없이
다른 둘이 만나 하나의 꿈을 꾸다!”

-꿈같은 삶을 산 남자와 꿈을 선물 받은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3. 구해줘- 기욤 뮈소

“진정 사랑한다면
당신 앞을 막아설 운명은 없다.”

-러브스토리의 진한 감동과
미스터리의 스릴과 서스펜스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소설

4.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케이트 디카밀로

“인류 공통의 그리움,
사랑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여정”

-마음을 열고 뜨거운 사랑을
찾게 된 토끼 인형이 전하는 사랑과 감동의 메시지

5.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

“사랑에 빠지는 행위는
자기 자신의 허점을 넘어서고 싶어하는
인간 희망의 승리이다.”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한 24가지의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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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살의 봄,
스미레는 난생처음 사랑에 빠졌다.

광활한 평원을 가로지르며
돌진하는 회오리바람처럼
격렬한 사랑이었다.

그것은 지나가는 땅 위의 형태가 있는
모든 사물들을 남김없이 짓밟고,

모조리 하늘로 휘감아올리며
아무 목적도 없이 산산조각 내고
철저하게 두들겨 부수었다.

그리고 고삐를 추호도 늦추지 않고
바다를 가로질러
앙코르와트를 무자비하게 무너뜨리고,

가련한 한 무리의 호랑이들과 함께
인도의 숲을 뜨거운 열로 태워버렸으며,

페르시아 사막의 모래폭풍이 되어
어느 곳엔가 있는 이국적인 성곽 도시를
모래 속에 통째로 묻어버렸다.

그것은 멋지고 기념비적인 사랑이었다.

사랑에 빠진 상대는 스미레보다
열일곱 살 연상으로, 결혼한 사람이었다.

거기에 덧붙인다면 여성이었다.

그것이 모든 것이 시작된 장소이자
(거의) 모든 것이 끝난 장소였다.

무라카미 하루키, <스푸트니크의 연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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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은 싫습니다.

소설이 끝나고 나면
다시 파멸이 시작될 것 같거든요.

‘오래 오래 행복했답니다’는
고전 동화의 말이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동화의 꿈이 깨져가는
시간을 ‘성장한다’고 합니다.

잔인한 결말이 예상되는 사랑은
그래서 청춘에게만 허용됩니다.

다른 삶을 살아볼 기회가 주어지기때문이죠.

그렇지만
파격과 파괴가 없는 사랑은

냉동고에서 꺼낸 찐빵을 바로 먹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북극에서 뜨거운 찐빵을 먹어야 할텐데요.

열정적인 사랑을 끝내고나면
두려움에 누구 앞에서도
사랑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 상처와 두려움은
장벽이 되어버립니다.

그 건너편에 봄날이 있을지
전쟁터가 있을지 모르기때문에
넘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그 벽을 넘고 싶습니다.

단 하나의 내가 남지 않더라도요.
p.s. 하루키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사랑 소설은 별로 쓰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루키의 소설을 읽어보면
사랑에 대해 가장 잘아는 소설가인 것 같습니다.

월트 디즈니가 10대의 사랑을 만들었다면
20대의 사랑은 하루키가 만들고 있습니다.

그래 존경하지만
하루키에게 사랑을 배운 여자랑
연애하기는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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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예요,

차 나를 때
절대 손님을
사람으로 안 보거든요.

내 열아홉에

어쩌다가
쟁반을 들게 됐는데
그때 살고 싶은 마음 하나도 없었어요.

아, 옛날 생각하니까 꿀꿀해지네.

뭐 지금도 역시
손님을 사람으로 안 봐요.

그런다고 돈으로 보느냐,
그것도 아니에요.

짐승으로도 안 봐요.
그냥 사람으로 안 볼 뿐이에요.

뭐라고 그래야 될까.

암튼 그냥 나는 찻잔을 나르는 거거든요.
배달 많은 날은 하루에도 사백잔을 날라요.

뭔 맘이 있겠어요.”

전성태 소설집, <두번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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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을 받은 바르가스 요사는 소설은
현실을 비판하고 꿈을 벼리는 것을 목표로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보려는 노력입니다.

자동화 기계가 도입되고
아웃소싱이라는 이름으로
공장이 해외로 이전하고
비정규직은 인구의 반을 차지합니다.

일자리는 줄고 줄어갑니다.

남아있는 일자리는
10년간 19%나 줄어든 대기업 일자리와

기업을 대신하여 욕을 먹어야 하는 감정 노동자들과

자영업자에게 속하여 저임금 노동을 하는 서비스 노동자들입니다.

이들은 청춘이며, 엄마이고, 아빠이며, 삼촌과 이모들입니다.

스스로 다른 사람들을 사람으로 볼 수 없고
감정이 사라진 생명들이
아무 느낌없이
신세 한탄도 없이

없이, 없이 살아갑니다.

우리도 아무 의식없이 자동으로
감정을 없애고 살아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다방의 커피 배달부처럼 말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웃어야 하고
정해진대로 손과 발이 움직입니다.

먹고 사는 일에서 감정을 제거하고
무의식적으로 일하는 상태.

감정 노동자가
직업병으로 갖는 것은

아마도
‘무감정’일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 …

소설가 전성태는
현실과의 긴장감을 절대로 놓치지 않습니다.

어떤 단락을 드러내어도 시가 되는 소설가,
전성태의 단편 소설집입니다.

그 전의 어떤 소설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려는 그의 노력은
바르가스 요사가 후배들에게 부탁한 소설가의 풍모를 유지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있는 그대로의 삶과 만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전성태의 <두 번의 자화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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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테마] 소설속 아름다운 첫문장

첫인상이 좋은 사람에게 끌리듯,
첫문장이 좋은 책에 끌립니다.

깊고 서늘한,
아름다운 첫 문장을 음미해보세요.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날 저녁 어느 카페의 테라스에서 나는
한낱 실루엣에 지나지 않았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중에서

여러분의 첫 문장은 어떻게 시작되나요.
부디 눈부시게 아름다운 문장이길 –

한줄테마 더 보기 >
새롭게 다짐하는 당신에게 
오래 가는 연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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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는 건 물건뿐이다.
그래서 나도 어떤 것도 버리지 못한다.

바로 이런 이유로
내가 이 세계를 축적하는지도 모른다.

죽고 나면 나의 물건들을 전부 합한 것이
내가 살았던 삶보다
더 큰 삶을 암시하리라는 희망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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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선물하는 날’입니다.

오늘 받는 선물은
‘특별히’
버려지는 날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내 방에는 물건이 별로 없습니다.

‘이별하고 나면 그에게 받았던 물건들을 전부 합한 것이
그와의 추억보다
더 큰 상처가 떠오르는 아픔 때문에’

– 발렌타인, 북티셰의 저주

sigle valen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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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베란다에 내놓은 허브 화분에서
3년 만에 빨간 꽃이 피었다.

활짝 피기까지 몇 주일이 걸렸다.
처음에는 꽃망울이 생기더니
날마다 꽃이 하나둘씩 피어나며
계속 이어졌다.

그동안 유디트는
한네스와 만나는 횟수를 줄이려고 했다.

한네스는 하루에 다섯 번 이상 만나기를 원했지만
유디트는 만남을 한두 번으로 제한하고 싶었다.

너무 자주 만나면
그만큼 매력이 반감될 것 같아서였다.

너무 자주 보면 몸짓이나
얼굴 표정을 식상해하다
차츰 할 말이 없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들었다.

어떤 꽃을 선물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거나
쪽지, 이메일, 문자메시지에 쏟아붓던 정성과
한 자 한 자 어떤 단어를 써야 할지 고민하던 것이
‘굿 모닝’과 ‘굿 나잇’ 등…

간단한 안부만 주고받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영원히 사랑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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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계하는 호르몬

1. 아드레날린 : 두근거림 (번지점프시 나오는 호르몬과 동일, 이녀석때문에 불안감과 사랑의 감정을 헛갈리기도 함)
2. 도파민 : 쾌감 (강력한 자연 마약, 코카인 등 마약류를 통해서도 활성화됨)
3. 페닐에틸아민 : 콩깍지 호르몬 (마약 성분인 암페타민과 비슷, 내성이 있어 3년 이상 지속되기 어려움, 이성마비)
4.엔돌핀 : hormone in bed(모르핀보다 진통효과 200배, 뇌 마약으로 아편과 비슷)
5. 옥시토신 : 정서적 친밀감(여성에게 주로 작용, 극치의 만족감)

이것 말고 더 있겠죠? 사랑은 이렇듯 만나는 횟수보다 이런 호르몬의 작용으로 기간이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마약에 내성이 있듯 이 호르몬도 내성이 생겨서 호르몬은 비슷한 양으로 분비되지만 느끼던 감각은 떨어지게 됩니다.

내성이 떨어지면 더 큰 자극을 원할 것 같습니다. 새로운 면을 발견하는 것도 이런 자극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가능하면 덜 보여주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계속 내가 변해야 합니다. ‘새로워지는 나’만한 자극은 없을테니까요. 그렇지만 사랑을 호르몬으로 이루어진 ‘자연과학의 기준’으로만 보게되면 참 슬픈일이 벌어집니다.

‘이제 호르몬 분비가 끝났으니 헤어지자~~^^’

이런 멘트가 ㅜㅜ 가능하겠죠.

그래서 사랑에도 ‘윤리나 책임감’같은 것을 들이댑니다. 그렇다고 사랑을 책임감으로만 볼 수도 없는 일입니다.

‘내 인생 책임져!'(대한민국에서는 공식적으로 1993년부터 없어진 멘트입니다.)

이건 어떨까요?

조금 서로 부족하게,
그래서 욕망을 조금씩 덜 채워주는 일.

속도를 조절하는 일.

그래서 내성이 생기지 않고
사랑에 대해 책임을 묻지않게 해야하지 않을까요?

사랑은 부족할 때
더 많은 행복감을
더 오랜 시간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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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라, 아직 실수를 한 개도 저지르지 않은 내일이 남았다는 건 멋진 일인 거죠?”

마릴라가 대답했다.

“내일도 실수를 저지르게 될 거야. 실수하지 않는 널 본 적이 없잖아, 앤.”

앤이 울적하게 끄덕였다.

“네, 저도 알아요. 하지만 좋은 점도 있다는 거 아세요, 마릴라? 전 똑같은 실수를 다시 하진 않는다고요.”

“대신 새로운 실수를 늘 저지르잖니.”

“모르세요, 마릴라?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에는 한계가 있다고요. 제가 그 한계점에 닿으면 더 이상 실수도 없을 거예요.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좀 놓여요.”

루시 M. 몽고메리의 <빨강 머리 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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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은 강합니다. 저런 낙관은 쉽게 나오기 어려운데 말이죠. 핑계처럼 들리지만 앞으로도 자기가 상상하고 생각한 것은 다 해보겠다는 강한 의지입니다.

하던 대로 하면 실수를 안하겠지만 절대로 그렇게 안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것 저것 다 해보겠다는…

거기다 ‘실수 총량의 법칙’이라니.

우리는 ‘실수 반복의 법칙’과 ‘실수 무한의 법칙’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비밀은 사실 마릴라에게 있습니다. 엄마처럼 따뜻하게 해주는 마릴라가 있기에 가능한 말일 것입니다.

다른 이의 실수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반복해서 실수를 하거나 상상도 못하는 사고를 치면 정말 미워집니다. 화도 내고 혼도 냅니다. 소설이니 저렇지 현실의 우리는 앤과 마릴라를 왔다 갔다 합니다.

앤은 실수에 대해 자책도 하고 긍정도 하며 자라납니다. 어른이 된다고 이것은 바뀌지 않습니다.

사실 어른이 되면 앤처럼 못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실수에 대한 ‘인정’이지요. 아이에게는 책임이 덜하지만 어른이 되면 인정하는 순간 바로 책임을 져야 하기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사실대로 말만 하면 괜찮아’라는 말은 어릴 때만 통하지요. 책임을 묻기때문에 어른들은 여하한 상황에서도 실수를 인정안합니다. 그런데 이런 태도때문에 아무도 책임지려하지 않고 문제해결에 대해 의지를 갖지 않습니다.

그냥 책임자만 쫓아내면 그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태도가 수 많은 부실과 사고를 만듭니다. 사고가 터졌을 때 책임을 지는 것은 실수를 인정한 사람이 문제 해결 과정에 있어야 진정 책임지는 것일텐데 말이죠.

실수는 의지와 무관하게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는 것입니다. 즉 우리 모두가 ‘실수 하는 중’입니다. 우리도 언젠가 그 실수 때문에 쫓겨날지 모릅니다. 아무도 문제 해결없이 미봉책만 계속되는 현실은 혹 책임을 물어서이지 않을까요?

실수라면 그게 밝혀졌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원인 제공자인 실수한 사람이 꼭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탄의 대상이 되기 보다는…

그럴 때만 우리도 새로운 시도와 상상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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