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장님은 책을 참 많이 읽어요.
새 책이 들어오면 하나하나 살펴보아
책의 내용을 잘 알고 있지요.
“지로 왔니?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제가 잘못을 해서 엄마에게
꾸지람을 들었어요… 그래서 너무 슬퍼요.”
“그럴 땐 이 책을 읽어보렴.”
점장님은 지로에게 <덜렁이 발명가 로드니>
라는 책을 추천했어요.
“저도 나중에 점장님처럼
대단한 서점 직원이 되고 싶어요.”
고나로가 말하자, 점장님이 대답했어요.
“아니지, 내가 대단한 게 아니라
책이 대단한 거란다.”
구연동화는 누리의 일이에요.
아이들은 누리의 이야기를 기다렸어요.
“레드는 황금색으로 빛나는
보물을 찾으려고 여행을 떠났어요.
레드의 눈 앞에 커다란 바다가
매우 넓어서 끝없는 강 같았어요.”
아이들은 바다를 상상하기 시작했어요.
‘바다에는 물이 굉장히 많은가 봐!’
“레드는 모자 배를 타고
바다 저 멀리로 나아갔어요.
그런데 갑자기 높은 파도가…”
그때 갑자기 방 안이 깜깜해졌어요.
정전이 된 거예요!
“꺅!”
“으악 깜깜해!”
아이들은 놀라서 우왕자왕했어요.
누리는 다음 장면을 떠올리면서
구연동화를 다시 시작했어요.
울던 아이도 이야기가 듣고 싶어
금방 울음을 그쳤어요.
아이들은 조금씩 침착해졌어요.
캄캄하고 무서웠던 일은
이제 까맣게 잊고 말았어요.
방에 전기가 다시 들어왔어요.
“보물을 찾은 레드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
이야기는 끝났는데,
아이들은 아직도 책 속에 있었어요.
”책은 역시 굉장해요!
정말 마법의 힘이 있나봐요!”
누리는 책이 가진 힘이
신기하고 놀라웠어요.
점장님과 고나로도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 )
아이가 기분이 안좋을 땐
평소 낄낄대며 읽는 학습만화 몇 권을
일부러 집 안 여기저기에 둡니다.
아이가 뭔가에 삐쳐 있을 땐
엄마가 등장하는 정적인 그림책을
일부러 눈에 띄게 두고
아이가 공부 때문에 고민할 땐
휑~ 하니 글자없는 그림책을
슬쩍 들이밀어보기도 합니다.
먹힐 때도 있고,
좀처럼 안먹힐 때도 있지요.
하지만 이제 아이도
책을 통해 마음을 전하고픈
엄마의 마음을 눈치챈 걸까요.
“엄마, 이거 왜 여기있어?”하며
은근슬쩍 말을 걸기도 합니다.
그냥 큰 욕심 없습니다.
내 아이에게,
그리고 엄마들에게,
‘힘 내’라는 말 대신
책을 통해 힘을 주고 싶을 뿐입니다.
책이 가진 힘을 믿었던
그림책 속 도토리 마을의
멋진 친구들처럼!
(초판 한정 부록, 귀여운 활동북 득템!^^
옛날 종이인형 놀이하듯 놀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