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우리나라에
‘신라’라는 나라가 있었지.
임금님은 공주들을 불렀어.
“한 달 뒤면 추석이구나.
오늘부터 길쌈 내기를 시작하거라.”
추석이 내일로 성큼 다가왔지만
달빛공주는 빈둥거리기만 했어.
산신령이 공주를 불렀어.
“네 자손들이 사는 곳으로 가서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을 때
신라로 돌아오너라.”
달빛공주는 감나무 집
가족들을 따라갔어.
감나무 집은 추석 전날이라
한자리에 모인 친척들로 시끌벅적했지.
“공주 누나,
우리랑 같이 송편 빚어요.”
달빛공주가 만든 쑥 송편은
찌그러진 두꺼비 같았어.
“언니, 송편 잘 빚어야
예쁜 아기 낳는대요.”
화가 난 달빛공주는
송편 빚기를 그만두어 버렸지.
감나무 집은 맛있는 냄새로 그득했어.
달빛공주도 가족들이 생각났어.
달빛공주는 꽹과리 소리가
울리는 논두렁으로 갔지.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었어.
“올해는 풍년이에요!”
“한 해 농사짓느라 수고했네.”
달빛 공주도 흥겨워서
어깨를 들썩였지.
‘추석이 이렇게 즐거운
날인 줄 왜 몰랐을까?’
달빛공주는 신라의 추석이
점점 더 그리워졌어.
그때, 어디선가 안개가 밀려왔어.
안개는 달빛공주를
자욱하게 감싸 안았지.
다음 날, 달빛공주는 아랫마을
아낙들과 함께 열심히 길쌈을 했어.
달빛공주는 웃으며
음식을 베풀었어.
: )
“엄마, 왜 어른들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말씀하셔?”
추석날이 되면 날씨가 참 좋거든.
여름처럼 덥지고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고. 그치?
“엄마, 추석은 언제 생겼어?”
옛날옛날 신라 시대에 생겼어.
신라 유리왕 때 왕녀 두 명이
여자들을 두 편으로 짜서 옷감을
누가 많이 짜나 경쟁을 시켰데.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음식을 만들어
이긴 편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며 놀았거든.
그때 궁중 놀이가 유래가 되어서
지금의 추석이 된거야.”
“엄마, 왜 보름달을 보는거야?”
추석이 되면 일 년 중에
가장 밝고 둥근 달이 뜨거든.
올해 곡식수확에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풍년이 들게 해달라고
달님께 기원하는 거야.
또 앞으로의 이루고 싶은 소원을 빌지.
너도 소원을 빌어봐.
그러면 달님께서
소원을 이뤄주실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