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소 제11화 #승부욕이 강한 아이

고민상담소 제11화 #승부욕이 강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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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43개월이 되어가는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아이는 어른을 보면 인사도 잘하고 대답도 잘한답니다. 특히 할머니들을 굉장히 좋아하고요. 그런데 놀이에 있어서 지는 것을 못 참아 해요. 가위바위보를 하면 분명 졌는데 자기가 이겼다고 좋아하고요.

‘가위는 바위를 못 이겨 바위가 이긴 거야’ 라고 설명해도 자기가 이겼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카드게임에 푹 빠져있습니다. 카드에 점수가 적혀 있고 3장의 카드의 점수를 합산해서 이기고 지는 그런 게임을 하는데, 처음에는 그 카드 중 가장 점수가 높은 카드를 꼭 아이가 가지려고 해서 그렇게 하면 엄마는 하지 않겠다고, 둘 다 모르게 해야 하는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제는 그 높은 점수카드를 본인이 가지겠다는 것은 포기한 것 같은데 게임 끝에 점수를 합산해서 자기가 이기면 좋아하고, 지면 울어버리네요.

‘그래서 모든 게임에서 이길 수만은 없다고 질 수도 있다고, 다들 지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게임이니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자꾸 이기려고만 하면 친구들이 같이 놀지 않을 거라고’ 하며 설명을 했지만 아이는 ‘이기고 싶었다’고 하면서 울더라고요. 아이가 이겼을 때 제가 ‘엄마는 게임에서 져서 속상하다고’ 했더니 아이가 ‘질 수도 있는 거지’하며 저를 달래네요.

아이가 생기기 전에 다른 아이들이 졌다고 화내고 울면 좋게 보지 않았는데 제 아이가 그러니 굉장히 당황스럽고 굉장히 고민이 됩니다. 그렇다고 항상 이기게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또 항상 지게만 하면 아이가 상처받을 것 같고 너무 어렵네요.

#승부욕이강한아이

이임숙 샘: 안녕하세요?

인사성도 밝고 자기표현도 잘하는 활달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네요. 그런데 항상 이기려고 하는 태도가 엄마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엄마는 어떻게든 아이의 과한 욕심을 가라앉히고 공정하고 배려하는 행동을 하도록 가르치시지만, 마음처럼 잘 안 되실 거예요. 잘 안되는 이유가 있어요.

그건 아이의 타고난 기질과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부모에게 도움되는 심리적 지식이 있어요. 선택이론에서 말하는 4가지 심리적 욕구입니다.

①사랑과 소속의 욕구 ②즐거움의 욕구 ③자유의 욕구, ④힘과 성취의 욕구

이중 아이는 어떤 욕구가 강한 아이일까요? 어쩌면 힘과 성취의 욕구가 무척 강한 아이가 아닐까요? 지금껏 노력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이런 욕구는 타고난 것이며 일생 변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힘과 성취의 욕구가 강한 아이는 그야말로 이겨야 사는 것 같아요. 놀이에서도 게임에서도 그 어떤 것에서도 늘 이기는 것에 가치를 두지요. 이런 아이에게 져도 된다는 걸 가르치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그러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점에서 아이 마음도 흡족하면서 동시에 엄마가 원하는 모습을 가진 아이로 키우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지 말라고 말리는 것이 아니라 진짜 제대로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사소한 것에서 져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야 아이도 자신을 이해하고 마음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으로 커 갈 수 있어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아이가 바라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하고 격려하며 공정하고 타당한 방법으로 잘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고 자꾸 지적하고 고치려고만 하면 아이는 늘 이기지 못해 불만이고 다른 사람을 원망하거나 그야말로 부정한 방법으로도 이기기만 하려는 행동이 강화될 수 있으니까요.

이제 어떻게 아이를 도와주면 좋을지 알아보겠습니다.

1. “진짜 이기고 싶었구나. 잘하고 싶었구나. 그런 마음을 가진 건 정말 좋은 일이야. 네가 열심히 하도록 도와줄 거야.”

이런 말로 잘하고 싶은 마음을 지지하고 격려해 주세요. 그럼 마음을 진정하고 다음엔 어떻게 할지 생각할 수 있어요.

2. 진짜 이기는 것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알려 주세요.

‘졌지만 이긴 경기, 이겼지만 진거나 마찬가지’라는 개념이 있다는 걸 말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졌지만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모든 사람의 칭찬과 응원을 받은 사람이 나중에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성공했다는 사례. 반대로 이겼지만,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잘난 척하거나 편법이나 불법을 사용해서 오히려 사람들의 미움을 받았다는 얘기도 좋아요.

3. 졌지만 잘한 점, 노력한 점을 찾아 말해 주세요.

이기고 싶은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보통 아이보다 더 많이 노력합니다. 그러니 졌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잘한 점이 얼마나 많은지 꼭 찾아서 들려주는 일이 중요해요.

한 달 전, 일 년 전을 비교하면서 너무 잘 자라고 있고, 무엇을 하더라도 많이 노력하기 때문에 점점 더 굉장히 잘하게 될 거라는 말을 들려주세요.

4.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 새로운 방법을 배우고 싶어?”

이런 말이 필요합니다. “괜찮아 못해도 돼”라는 말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새로운 방법을 배우고 싶은지 물어보세요. 물론 그 선택도 아이가 하도록 기다려 주시는 게 좋아요. 자신이 선택해야 더 기분 좋게 배우는 일에 몰입할 수 있으니까요.

5. 반칙할 땐

가위바위보에서 졌는데도 이겼다고 우길 땐 그건 반칙이니 반칙패이고, 그래서 엄마가 이긴 거라고 냉정하게 설명해 주어도 괜찮아요. 처음 몇 번은 아이가 억지 부리며 울겠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게임의 규칙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예요. 올림픽 선수가 금메달을 땄다가도 반칙한 게 들통 나서 금메달을 빼앗긴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좋아요.

6.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가 정당하게 이겼을 때는 충분히 칭찬해 주세요.

진짜 멋지게 정정당당하게 이겨야 진짜 기쁘다는 걸 배우게 될 테니까요. 반칙하고 싶은 마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참아내고 정정당당한 선택을 한 경우를 잘 찾아 격려해 준다면 아이는 멋지게 성취해 가며 자랄 거라 기대됩니다.
#책속의한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