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아리가 울린다 / 이종민
산을 보면
산은 너머를 가리다가
함축하기도 한다
산 속에서는 산을 볼 수 없고
산 밖에서 우리는 산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지
이름을 부르면 기대하게 된다
느낌만으로 온 세상을 다 채우고도 모자라
지워버릴 수도 있을 거라는 예감
너라는 사람은 넓고
그 이름 안에서
꽃이 피고 지고
나도 한철을 지낼 수 있지만
나무 안에서 산이 계획되고
산에서 나무의 이름이 궁금한 것처럼
산은 산
내 마음 속의 산
이름에 갇힌 그 울림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