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수선화에게

[외로운 당신에게] 정호승, 수선화에게

0 3780

img_l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 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정호승, 수선화에게 中에서

사진출처 @tumbl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