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기다렸던 내 아이에게] 한밤중의 눈사람
아침부터 내린 함박눈이
온 동네에 수북이 쌓였어요.
“하늘을 날던 산타 할아버지의
썰매가 느티나무 언덕에서
멈춰 버렸어. 우리가 구하러 가자.”
아짱과 눈사람 친구들은
느티나무 언덕으로 향했어요.
아짱은 눈사람 산을 올라갔어요.
썰매에 걸린 나뭇가지를 빼내자,
쿠쿵 하고 썰매가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지금이에요, 산타 할아버지!”
썰매는 붕 날아올라
나무를 한 바퀴 빙 돌더니,
땅으로 내려왔어요.
“이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줄 수 있겠구나.
정말 고맙다.”
산타 할아버지가
작은 달님처럼 생긴 아이스크림을
모두에게 나눠 주었어요.
아침이 밝았어요.
“나도 산타 할아버지에게
빨간 모자를 선물 받았어.
우리 둘이 똑같네.”
아짱이 눈사람에게 말했어요.
그러자 조금씩 녹기 시작한
눈사람 얼굴이 살며시
미소 짓는 것 같았어요.
: )
그렇게 기다렸던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나무 위에도, 길 위에도,
차 위에도, 머리 위에도,
하얗게 쌓이는 눈을 아이들은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도로가 미끄러워지니까,
녹으면 질퍽거려지니까,
쌓인 눈을 치워야하니까,
출퇴근길이 귀찮아지니까,
눈을 반기지 않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추워도, 귀찮아도,
그저 반갑게 눈을 맞이합니다.
올 겨울이 가기 전,
꼭 함께 눈을 만져보고 싶었는데
조금 마음이 놓입니다.
겨울같은 겨울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작은 눈사람이라도 만들어
보여주려 했는데 벌써,
집 앞에 멋진 울라프 눈사람을
만들어놓으신 동네맘이 계시네요.
얼굴모를 그 분께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