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달걀왕

[첫 요리에 도전하는 내 아이에게] 우리 동네 달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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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비 내리는 나른한 오후.

아빠는 탄광에,
엄마는 밭에 나가시고
집에는 나들이와 산들이뿐이에요.

“나들이 언니야, 입이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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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 들어간 나들이가
두리번두리번
아하, 달걀 한 판이 보이네요.

톡,톡,톡!
잔뜩 달궈진 프라이팬에
달걀이 쏘옥
지글지글 바삭바삭
신나게 익어가요.

“와하하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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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웃기웃 장난꾸러기 이웃 아이들
너도나도 함께 하겠다며
소리를 질러요.

“내가 가져올게!”
“나도! 나도!”

“우리 집 오리 둥지에서
빼 와 부렸데이.”
금홍이가 들고 온 건
큼직한 오리 알!

툭, 툭, 턱!
“억수로 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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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그들 뭐하노?”
이런, 나들이네 엄마가
집에 돌아오셨어요.

“옴마야, 이게 다 뭐꼬?”
엉망진창이 된 부엌.

한바탕 야단을 맞고
나란히 벌을 서면서도
아이들 마음속에는 맛난
달걀 프라이가 두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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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달걀 프라이 진짜 맛났데이~”
“나들이는 우리 동네 달걀왕이래이~”

톡, 톡, 탁, 지글지글~
고소한 냄새가
나들이의 코끝에 맴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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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만에 아이와
시도한 요리놀이.

식빵에 토마토 소스 바르고,
채소 몇 개, 피자치즈 놓고,
후라이팬에서 잠깐 데우기.

엄마는 생각하지 못한
식빵얼굴을 만들어 놓곤
뿌듯한 표정을 지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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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가르쳐도 될까요.
엄마의 로망, ‘달걀 프라이’

엄마를 위해
요리하는 아들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세 아들 중 하나라도
‘요리사’가 되기를…
요리에 여엉, 자신없는 엄마는
살짝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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