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밤이와 안녕할 시간

[현명한 이별방법을 알고픈 엄마에게] 밤밤이와 안녕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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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

밤밤이가 죽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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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지? 밤밤이 죽은 거 아니지?”
아빠와 엄마는 대답 없이
상자를 들고 눈물만 흘리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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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밤이는 언제나
책상에 앉으면 책상 밑으로
소파에 앉으면 소파 밑으로
언제나 나를 따라다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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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더는 볼 수도 없고
안아 줄 수도 없고
따듯함을 느낄 수도 없어.
밤밤이는 이제 세상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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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강아지 한 마리를 봤어.
“엄마! 이것 보세요. 강아지예요”
“길 잃은 강아지인가 보다.
주인을 찾아 줘야겠구나.”

​아무리 기다려도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어.
그래서 우리가 키우기로 했지.
이름은 ‘기쁨이’로 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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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밤아!
나에게 많은 추억을 남겨 줘서 고마워.
널 영원히 기억할거야.
네가 이 세상을 기쁘고 즐겁게
살다 간 것처럼 나도 씩씩하고
멋지게 잘 살게.

고마워, 밤밤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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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 있던 막내는 형아가 불어준
보라색 풍선 하나로 하루종일
혼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던지고, 때리고, 밟고,
손가락으로 누르고, 발로 차고
그리고…
엉덩이로 앉아보기도 하며^^

“옴마, 나 뿡쏜 있뜨아~”

하지만 다 아시지요.
‘뿡쏜’의 운명…
엉덩이로 팡팡 대며 그렇게 앉더니
그만, “펑!”하고 터져버렸습니다.

놀란 것도 잠시,
너덜너덜 조각 난 풍선을 들고
“으아아앙~~ 뿡쏜, 뿡쏜~~”
난리 법석.

아무리 찾아도
집 안엔 똑같은 보라색 풍선은
없었고, 막내의 눈물은 꽤 오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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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외출길에 나선 막내는
뭘 보고 ‘뿡쏜’ 생각이 났는지
다시 한번 “뿡쏜~ 내 뿡쏜~”을
외치며 구슬프게 대성통곡을 하였습니다.

‘뿡쏜’과의 이별이 이렇게 힘든데
앞으로 아들이 마주할 무수한 이별들이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부모인 제가
담대하게 잘 견딜 수 있게
큰 나무가 되어 주어야 겠지요.

그나저나
오늘은 문구점에 들려
색색깔 ‘뿡쏜’ 친구들을
한아름 데리고 올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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