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29_파워

걱정하지 마.
맨날 말하지만 현재 상태가 중요한 게 아니야.
매일 나아지는 게 중요한 거야.

다같이 힘내서 예술을 하자.
그러니까 이 말은 왜 나왔냐면,
세스 고딘 아저씨가 그랬는데

예술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변화를 일으켜주는 선물을
리스크를 통해서 주는 거래.

우울해 보이는 커피숍 종업원에게
웃음을 띤 창의적인 위로의 한마디만 던져도
그건 art라는 얘기지.

지환이는 artist야.

힘!!

래퍼 스윙스가 쓴 책, <파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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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말을 대신 인간에게
전해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사제라고도 불렸고
그 이전에 사람들은
무당이나 천군이라고도 말했죠.

이렇게 하늘의 말을 전달했던
문학의 형식을 ‘시’라고 합니다.

예언도하고 충고도 합니다.

나중에는 이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시인’이라고 부릅니다.

그냥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요즘 시인’은 ‘래퍼’입니다.

힙팝은 시에 리듬을 붙여서
춤을 추며 부르고 춤을 추며 듣는
요즘의 축제 음악입니다.

방안에서 가만히 앉아서
시를 쓰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종류의 재능을 가지고 있지요.

오늘 시간되시면…
스윙스의 힙팝을 들어주세요.

참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이 책을 자식들에게 선물해주시면
분위기가 좀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장담은 못합니다만 ㅋㅋㅋ

28_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사랑의 역사는 그 후에나 시작되었다.

그녀의 몸에서 열이 나는 바람에,
그는 다른 여자들에게 그랬듯이
그녀를 돌려보낼 수 없었다.

그녀의 머리맡에 무릎을 꿇고 앉자
불현듯 그녀가 바구니에 넣어져 물에 떠내려 와
그에게 보내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은유가 위험하다는 것을
나는 이미 말한 적이 있다.

사랑은 은유로 시작된다.

달리 말하자면,
한 여자가 언어를 통해
우리의 사적 기억에 아로새겨지는 순간,

사랑은 시작되는 것이다.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중에서

141128_그래도 사랑

 

칼릴 지브란은 신전의 두 기둥처럼 사랑하라고 말했습니다.
신전의 두 기둥은 나란히 서 있죠.
그 사이로는 자유로운 바람이 오고 가고요.
기둥이 가까워지다 못해
하나로 포개진다면 신전은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가로수가 우거진 길을 걷는 걸 좋아합니다.
길가의 나무들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 있어요.
지나치게 가깝게 붙어 있으면 가지가 부딪치고 꺾일 거예요.
뿌리를 뻗어나갈 자리가 부족해 잎이 마르겠죠.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기둥도,
나무도,
사랑도,
관계 또한

그렇다는 걸 우리는 알아요.

정현주의 <그래도 사랑 언젠가 너로 인해 울게 될 것을 알지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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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두 사람 사이엔 바람 하나 지나가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죠…
사랑할 때는 바람에도 질투가 나거든요.

여러분은 어떤 사랑중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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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녀를 바라본다.
눈을 감아도 그녀가 보인다.
그는 그녀의 얼굴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다.

그는 어린 소녀의 향기를 들이마신다.

두 눈을 감고 그녀의 숨,
그녀가 내쉬는 따뜻한 숨결을 들어마신다.

그녀의 육체는 점점 경계가 희미해지고,
그는 이제 아무것도 분간할 수 없게 된다.

이 육체는,
다른 몸들과 달리,
무한하다.

침실 안에서
그녀의 육체는 점점 확대된다.
정해진 형태도 없다.

육체는 매 순간 생성되어,
그가 보고 있는 곳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존재한다.

시야 너머로 퍼져 나가
유희와 죽음을 향해 확장된다.

이 육체는 유연하여,
마치 성숙한 여자의 육체처럼
완전한 쾌락에 빠진다.

그녀의 육체에는 속임수가 없다.
놀라움 감각을 가진 육체이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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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영화 등에서 에로스에 대한 스토리는
꼭 죽음이라는 것과 같이 합니다.

욕망은 곧 죽음이라는 등식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욕망을 억누르는 연습을 합니다.

하지만 욕망의 어법은
죽음의 어법과는 다른 질을 갖습니다.

욕망하든 욕망하지 않든 죽음은 찾아오고
죽지 않고 살아남는 욕망도 언제든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도덕과 윤리는
욕망의 끝에 죽음이라는 테두리를 친 다음에야
그 의미를 갖습니다.

그 테두리를 ‘허용’이라고 부릅니다.

항상 궁금한 거지만,
그걸 허락하는 건 누구이며
왜 허용한걸까요?

그리고 사랑은
이 에로스에 대한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소설 ‘연인’에서 주인공이 사랑하는 소녀는
욕망을 벼려낸 결정체입니다.

육체라고 표현되지만
마음 속에서는 무한히 확장되는 ‘욕망’입니다.

수 많은 문학작품에서
이것을 파멸이라고 부릅니다.

파멸은 곧 죽음을 말합니다.

욕망과 파멸은
육체와 죽음과 맞대응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유한성이라고 부릅니다.

이 유한성이 바로 ‘허용’이지요.

이 ‘경계선’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이것을 친 사람을 찾는 것.
그것의 실체를 알아가는 것.
왜 그런 경계선이 생겼는 지 생각하는 것.

우리가 끊이지 않고 하는 고민입니다.

25_자전거 여행 1

마암분교 이야기는 한도 없고 끝도 없다.
전교생 17명인 이 작은 학교에서는
매일매일의 생활 속에서
매일매일의 새로운 이야기들이 샘솟아 오른다.

날마다 새로운 날의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있다.
삶 속에서 끝없이 이야기가 생겨난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신나는 일인가.

봄에는 봄의 이야기가 있고
아침에는 아침의 이야기가 있다.
없는 것이 없이 모조리 다 있다.

사랑이 있고
죽음이 있고
가난과 슬픔이 있고
희망과 그리움이 있다.

세상의 악을 이해해가는 어린 영혼의 고뇌가 있고
세상을 향해 뻗어가는 성장의 설렘이 있다.

여기가 바로 세상이고,
삶의 현장이며,
삶과 배움이 어우러지는 터전이다.

김훈, <자전거 여행 1> 개정판 중에서…

1950년 대 스페인의 바스크 지방의 한 마을에 젊은 신부님 한 분이 부임해옵니다.
이곳은 경제 사정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청년 실업률이 50%가 넘었죠.
도와주는 것으로는 해결이 나지 않겠다고 생각한 신부님은 자생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당에서 기부자들을 찾습니다. 그리고 기술학교를 설립합니다.

첫 졸업생은 11명입니다. 결과는 백수 11명의 탄생이었습니다.
알아봤더니 대졸이어야 취업이 가능하다고 해서 학비는 없고
주변의 명문대학의 청강생으로 11명을 입학시킵니다.

졸업을 했지만 청강생이라 졸업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신부님은 대학을 찾아가 반협박으로 졸업장까지 만들어 옵니다.

하지만 사정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성당의 기부자들에게 신부는 또 손을 벌립니다.

“돈 내세요. 공장을 하나 살 생각이랍니다.”

그래서 작은 난로 공장을 삽니다. 그 11명은 드디어 취직이 됩니다. 그런데 이 공장은 주인이 없습니다.
그래서 11명이 조합을 만듭니다. 물론 신부님은 참여가 안되지요.
처음 만든 난로는 불도 꺼지고 고장도 잦았습니다.
하지만 신부님은 그 난로를 기부자들을 찾아다니며 다 팝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 난로를 사주면 우리 조합에서 당신네 농장에서 생산되는 야채를 사겠습니다.”

이 신부님이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 신부님입니다.

이렇게 한 신부님의 창업으로 그 유명한 몬드라곤 협동조합 연합체가 생깁니다.
스페인은 요즘 경기 불황으로 실업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단 한 명의 해고자도 없습니다.

연매출 30조원
직원 8만 명
716개의 특허
직원이 조합원으로 1인 1표 체제

얼마 전에 가장 중요 사업인 파고르 전자가 불황으로 파산했지만
수 천 명의 노동자는 한 명도 해고 되지 않고 다른 사업으로 전환배치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면 협동조합 내에 있는 대학에서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공부하는 기간에도 임금은 받습니다.

몬드라곤에서 예전에 가구 사업을 했다가 실패를 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사업 실패를 당연히 받아들이고 다른 신규 사업을 할 수 있게 또 투자를 해줍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내부에 ‘노동인민금고’라는 은행이 있어서입니다.
우리나라의 신협이나 농협같은 은행입니다.

사장과 직원의 평균 임금 차이는 3~5 배 정도로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주주의 이익이 목표가 아니라 조합원의 사람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몬드라곤은 존재합니다. 그리고 돈을 쌓아놓는 법이 없습니다.
계속 신규 창업을 시도합니다. 그래야 일자리가 늘고 사람들의 고용을 늘릴 수 있습니다.

기업이기때문에 경기에 영향을 받지만 매출이 떨어지면 임금을 스스로 깎아서 조합의 어려움을 같이 극복합니다.
이 조합에는 집을 지어주는 아파트 협동조합, 여행 협동조합 등 사람들의 생활 전체를 책임집니다.
호세 신부님의 창업 정신인 ‘연대와 협동’이 살아 있는 곳. 이들은 각기 다른 일을 하지만 모두 같은 꿈을 꾸고 있습니다.

오늘 북티셰가 굽는 빵은 50년 간의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역사가 그대로 살아있는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라는 책입니다.
혼자 생각하면 환상이지만 같이 생각하면 비전이 됩니다.

평생 직장이 없어진 지금. 부자는 없지만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p.s

축구팀 F.C. 바르셀로나도 선키스트도 협동조합입니다.
유럽 여행가면 싸게 쇼핑할 수 있는 쿱(COOP)도 협동조합입니다.
이탈리아 볼로냐 시는 대중교통에서 구두방까지 협동조합 도시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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