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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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건 어른이건 동물이건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은 늘 커다란 두려움을 품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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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는 어떤 것도 완벽하지 않고,서로 같은 것은 하나도 없어.

모든 게 특별하지.
그렇기 때문에 자연이 아름다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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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자연의 일부야!

우리는 모두 특별하니까 모두 소중한 사람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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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야!

서로 다르기에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그 무엇을 서로 채워 줄 수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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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다른 사람이 그런 나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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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떤 가면을 쓰셨나요.
친절한 엄마 가면?
조금 화난 엄마 가면?
친구같은 엄마 가면?
그냥 그런 엄마 가면?

성격이란 말의 어원이 바로,
페르소나(가면)라고 합니다.
연구소를 운영하며 강의, 상담 등을 통해
참 많은 ‘엄마’들을만나게 되는데요,
엄마들마다 정말 성격도 다양하고
그에 따라 개성있는 ‘엄마가면’을 쓴 채
육아를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때론 ‘엄마가면’ 그 자체 때문에
힘들어서 제 연구소를 찾기도 하시지요.
가끔은 엄마가면을 벗기가 두렵다고도,
혹은 엄마가면을 쓰기가 싫다고도
고백 아닌 고백을 털어놓으시곤 합니다.

혹시,
육아서를 보고, TV속 이상적인 엄마상을 보고,
괜찮은 동네 엄마의 육아팁을 듣고…
다른 엄마들의 가면을 따라 써 보신 적 있나요.
저는 있습니다.
하지만 몇 일, 몇 시간 가지 않아
이내 ‘나 특유의 엄마가면’으로 돌아오더군요.

엄마가면,
어떤 가면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장 많이 쓰는 종류의 가면은 어떤 건가요.
아니면, 가장 버리고 싶은 가면은요?

저는 따뜻하고 씩씩한 엄마가면을 쓰고 싶고,
가장 많이 쓰는 엄마가면은
‘잠깐만 기다려’하는 목소리가면이고,
가장 버리고 싶은 가면은,
‘욱’하는 엄마가면입니다.

그 어떤 가면을 써도 ‘우.리.엄.마’라서
좋아해주고 기다려주는 우리 아이들.
저는 오늘 아들들이 가장 좋아하는
<파워레인저> 엄마가면을 힘차게 써봐야겠습니다.

“자, 덤벼랏! 파워레인줘~ 다이노뽀뜨!”


난 공부를 못한다.
올빼미 마스크처럼 계산을 빨리 하지도 못한다.
글씨도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처럼 쓰니까,
글씨 쓰기가 싫다.체육도 마찬가지다.
요즘 반에서 유행하는 씨름도
터무니없이 못한다.음악은 딱 질색이다.
리코더도 잘 못 불고,
노래할 때도 음정이 어긋나기 일쑤다.
그래, 나는 뒤처진 아이다.

정신을 차려 보니, 운동장 구석.
여기는 내 비밀 장소다.


우선 귀여운 꽃들에게 물을 줬다.
작아서 눈에 띄진 않지만 무척 예쁜 꽃이다.

내가 없어져서 지금쯤 다들 좋아하고 있을까?
내가 없어진 줄도 모르겠지..
내가 내가 아니라면 얼마나 좋을까…

저쪽에 무언가가 보인다.
가까이 가 보니 온갖 마스크가 흩어져 있었다.
올빼미 마스크, 장수풍뎅이 마스크,
해달 마스크, 토끼 마스크…

큰맘 먹고 올빼미 마스크를 써 보았다.
정말 대단한 마스크였다.
지금까지 풀리지 않던 문제가 술술 풀렸다.

다른 마스크도 써 보자!


다음은 장수풍뎅이 마스크.
아주 커다랗고 무거운 통나무도 번쩍!
다음은 개구리 마스크.
노래하는 게 이렇게 즐거울 줄 몰랐다.

이거나 저거나 굉장한 마스크였다.
내 머릿속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나는 머리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만들기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나는 도대체 뭐가 되고 싶은 걸까?

“치킨 마스크야, 다른 마스크가 되지 마.”
“네가 없어지면 누가 우리한테 물을 주겠어?”


어디선가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중한 나무 동산 식구들이
모두 슬픈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런 나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우아! 온통 마스크네!

자세히 보니까
진짜 우리 반 애들이 다 와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나였다.

“치킨 마스크야, 교실로 돌아가자.”

파랗게 갠 하늘이 멋진 날이었다.
내 그릇에 무언가 들어찬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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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들의 목욕시간.
셋을 몽땅 발가벗겨 놓으면…!?

감기들까 걱정되는 엄마 마음과 달리,
아이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뛰어다니며
까르르르,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뭔가 자유로움? 홀가분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 같다고 할까요.
벌거숭이 아들셋은 서로가 서로를
비비고 때리고 꼬집고 난리법석입니다.

하지만 그 자유로움과 홀가분함은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아빠의 등장과 함께 사라지지요.
‘가만히 있어라, 아파요. 뭐가 아프냐.
뜨거워요. 뭐가 뜨거우냐~’

결국 “으앙, 엄마아~~”하고 또르르…
살구색 자유덩어리들이
울며 밖으로 뛰쳐 나옵니다.

엄마가 ‘색과 무늬 입히기’에 돌입해야
다시 평화로워지는 아이러니한 상황…

엄마라면 다들 공감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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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첫날,
세상의 모든 동물들은
서로의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어요.

어떤 것은 키가 컸고,
어떤 것은 키가 작았어요.

코가 길고 몸집이 큰 동물 하나가
동물에게 말했어요.
“어이, 거기 키 큰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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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동물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말했어요.
“나? 지금 나 부른 거 맞아?”

키가 크다고 생각하는 동물들은
전부 대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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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모습은 모두 달랐지만
서로를 잘 알아보기가 어려웠어요.
시간이 지나도 동물 친구들은
서로를 잘 알아보기가 어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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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은 서로를 알아볼 수 있게
몸에 색을 칠하기로 하고
모든 식물들에게 색을 입혀준
해님을 찾아갔어요.

“노란색으로 입혀 주세요.”
“저도 노란색으로 입혀 주세요.”

해님은 고민에 빠졌어요.
“잠깐! 동물들아, 이대로 너희들에게 색을
입혀 주어도 너희가 원하는 색이 비슷하면,
여전히 너희들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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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노란 바탕에
검은 줄무늬를 넣어 주세요.”
이빨과 발톱이 날카로운 동물 하나가 말했어요.

“덤불 속을 지날 때 아무도 저를
알아보지 못하게 하려고요.”

해님은 껄껄 웃으며
모든 동물들이 원하는 대로
색을 입혀 주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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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빠르게 움직이고
꼬리에 침이 달린 동물이,
갈기가 아름답고 허벅지가 단단해서
달리기를 잘하는 동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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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는 없지만 몸이 엄청나게 긴 동물이,

차례차례 해님 앞으로 나와 원하는
색과 무늬를 이야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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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이 말했어요.
“네가 원하는 색과 무늬는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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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읽으면 좋을,
그런 그림책을 모아 놓은 곳, 엄마의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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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이가 시장 가요.
동생 팔러 시장 가요.

“짱짱이 어디 가니?”
꽃집 할아버지가 물었어요.

“동생 팔러요.

내 동생은요, 고자질쟁이예요.
세게 때리지도 않았는데 징징 짜기나 하고
엄마한테 일러서 나만 야단맞게 하잖아요.”

“고자질쟁이 동생을 얼마에 팔게?”
“꽃 한 다발 팔면 팔 거예요.”

“싫다, 나는. 꽃이야 두고 보면 되지만 네 동생을 어디다 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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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이가 시장 가요.
동생 팔러 시장 가요.

“짱짱이 어디 가니?”
빵집 아줌마가 물었어요.

“동생 팔러요.

내 동생은요, 욕심꾸러기 먹보예요.
자기 거 다 먹고, 내 거 엄마 거 다 달라 그래요.”

“그런 먹보 동생을 누가 사겠니?”
“좀 싸게 팔면 되지요.

빵 하나만 줘도 팔 거예요.”

“싫다, 나는. 빵이야 먹을 수 있지만 네 동생을 어디다 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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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이가 시장 가요.
동생 팔러 시장 가요.

“짱짱이 아직도 동생 못 팔았니?”
빵집 아줌마가 물었어요.

“아줌마가 사시게요?”
“먹보 동생을 내가 왜?”

“먹보지만, 노래를 잘 부르는걸요.”

“어머, 그러니? 그럼, 빵 하나랑 바꿀래?”

하지만 짱짱이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퍼뜩 떠올랐어요.

‘빵 하나랑 바꾸기엔 내가 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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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이가 시장 가요.
동생 팔러 시장 가요.

“짱짱이 아직도 동생 못 팔았니?”
꽃집 할아버지가 물었어요.

“할아버지가 사시게요?”
“두고 보지도 못할 동생을 내가 왜?”

“하지만 색종이로 꽃을 얼마나 예쁘게 접는데요.”

“정말이니? 그럼 내 꽃이랑 바꾸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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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이가 이번에도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어요.

‘꽃 한다발과 바꾸기엔 정말 아까워. 인형이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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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이가 집에 가요.
자전거 타고 집에 가요.

말 안 듣고 귀찮고 더럽고 얄밉고
징징 울보에게 욕심쟁이 먹보

고자질쟁이 바보 동생을 자전거에 태우고 신나게 집으로 달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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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는 막내가 유난히
형아들을 따라다니며 귀찮게 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면 종이를 찢고,
책을 읽으면 책을 뺏고,
밥을 먹으면 수저를 달라고 떼쓰고.

둘째가 참다참다 짜증이 났는 지,
동생 머리에 퍽! 주먹을 날렸습니다.

“으아아앙~”하고 우는 동생을 보며
씩씩거리던 둘째. 엄마 눈치를 살피며
“얘가 자꾸만 막 뺏고, 귀찮게해… 엉엉!”
동생보다 더 서럽게 울었습니다.

둘째는 얼른 안고 달래주다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 했습니다.
“우리, 그냥 막내동생 누구 줘 버릴까?
형아들을 너무 괴롭히잖아.”

눈이 동그래진 둘째.
갑자기 다시 눈물이 두 눈에 가득 고였습니다.
“안돼, 내 동생 누구 주면 안돼.
아직 어려서 그래. 엄만 왜그래에…엉엉!”

그러더니 동생을 두 팔로 얼싸안고
눈물바다를 이루는 게 아니겠어요.
영문 모르던 막내는 형아가 우니 같이울고,
첫째는 얼싸안은 두 동생들을 보고 따라울고.

아들셋을 달래는 것엔 ‘비타민’이 특효약.
숨겨뒀던 캐릭터 비타민을 손에 들려주니
또 셋이서 서로에게 뜯어주고, 먹여주고.

형제애가 별 거 있나요.
우애가 별 거 있나요.
서로 뜯고 싸우다가도 결국엔
서로를 필요로 하는 거겠죠.

6살 둘째가 그린, 꼭 함께 살아야한다는
다섯식구의 모습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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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어느 가난한 집에 딸이 셋이 있었어.
하루는 부모가 딸들을 모아 놓고 말했어.
“얘들아, 이제 집 걱정일랑 말고
넓은 세상에 나가 재주껏 신랑을 얻어서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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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딸은 부모 말대로 집을 나섰어.
첫째는 잘생긴 신랑을 만나고
둘째는 돈 많은 신랑을 만나
남부럽지 않게 살았대.

셋째는 몇 날 며칠을 산속에서 헤매다 그만
지쳐 쓰러지고 말았지.
정신이 들어 눈을 떠보니
생쥐 나라 왕이 사는 궁전이래.

셋째는 자기를 살려 준 생쥐 나라 왕을
신랑으로 맞아 오순도순 잘 살았어.
셋째는 언니들이랑 다시 만나기로 한 날이 와서
생쥐 신랑에게 말하고 친정으로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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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은 서로 다투어 신랑 자랑을 하는데
셋째는 아무 말도 못했어.
신랑이 생쥐라고 말할 수는 없었던 거야.

어머니가 말했어.
“누가 제일 신랑을 잘 만났는지 궁금하구나.
집으로 돌아가서 신랑 솜씨로 떡을 해 오너라.

한숨만 쉬는 각시를 보고
생쥐 신랑은 쿵더쿵쿵더쿵 떡을 쳐서
금세 맛있는 떡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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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생쥐 신랑이 만들어 준 떡을 들고
친정으로 갔어.부모는 셋째가 가져온 떡이
제일 맛있다고 칭찬을 했어.
언니들은 너무 샘이 나서
동생이 그만 보기 싫어졌지.

아버지가 이제는 신랑들을 데려오라고 했어.
마음씨 착한 셋째는 생쥐 신랑을
가마에 태우고 친정에 데리고 가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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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마를 멘 생쥐 하나가 냇물을 건너다
그만 퐁당 빠졌어. 생쥐 신랑이 탄 가마도.
셋째는 신랑이
물에 빠져 죽은 줄 알고 슬피 울었어.

그런데 갑자기 물 속에서
눈부신 황금 가마가 나타났어.
잘생긴 젊은이가 나오더니
셋째 앞으로 와서 말했어.

“내가 바로 생쥐 왕이오. 착한 당신 마음을
하늘이 알고 나를 사람으로 환생시켜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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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신랑과 함께
황금 가마를 타고 친정으로 갔어.
부모는 듬직한 사위를 보고
얼씨구나 좋아했지.
둘은 부모를 모시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대.

신랑이 본디 생쥐였다는 건
쉿! 비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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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들을 강의나 상담을 통해 만나면
부부의 문제가 육아에 영향을 미쳐
힘들어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육아에 무관심하거나,
술이나 게임에 빠져있거나,
사소한 일로 자주 다투거나…
부부의 관계가 소원해져
힘들다며 눈물을 보이곤 하시지요.

“이 남자를 안 만났더라면…”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같이 있고 싶어 결혼했는데,
가장 보기 싫고 원망스럽고
서로에게
가장 상처주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부부.

결혼을 앞둔 친구가 묻더군요.
“왜 지금의 신랑을 선택했어?”
제가 대답했습니다.
“나랑 많이 달라서.”

“지금은 그 ‘서로 다른 것’ 때문에
많이 힘들때고 있고, 많이 좋을 때도 있어.
부부는 그래. 살아보면 알아.
일단, 살.아.봐.야 알아^^”

제 말이 맞지요?
우리모두 신랑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아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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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야마 공원에서 매미를 잡고 있는데,
내 동생 다카시가 달려왔다.
다카시 녀석,
우리를 보는 순간 갑자기 도망치기 시작했다.

“앗, 저건 내 책가방이잖아!”
나는 잠자리채를 내던지고 다카시를 쫓아갔다.

공원 입구에서 다카시의 덜미를 잡았다.
한 대 쥐어박아 주었다.
다카시는 입만 삐죽 내밀고, 울지는 않았다.
한 대 더 쥐어박아 주려고, 주먹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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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해.”
노보루가 말리려고 달려왔다.
그 순간, 다카시 녀석 ‘왕’하고
울음을 터뜨리며 노보루에게 매달렸다.
“책가방 좀 메 보면 어때서.”
노보루가 다카시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가방을 열어 본 나는 깜짝 놀랐다.
빈 캔과 과자봉지가 잔뜩 들어 있었다.
다카시가 휭 하고 도망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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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동생 다카시가 무지무지 싫다.
“넌 형이잖아. 동생한테 잘할 수 없니?”

엄마하고 아빠는,
형이니까 어쩌고저쩌고,
그런 소리밖에 할 수 없는 거야?
형이 대체 뭔데?
다카시만 태어나지 않았어도,
형 같은 것은 안 됐을 거잖아!

“난 이제 이 학년이잖아.
혼자서 목욕하면 안 돼?”
엄마에게 말했다.

“무슨 소리 하는 거니?
다카시 봐 줘야지, 형이잖아.”
또 그 소리…

“나 먼저 들어가 있을게, 형.”
다카시 녀석, 잽싸게 목욕탕에 들어갔다.

“형아, 오늘 목욕물 엄청 뜨겁다.”
다카시가 욕조에 들어앉아서,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시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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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학교에서 돌아오니
다카시도 엄마도 집에 없었다.
테이블 위에 쪽지가 있었다.

‘뭐? 다카시가 행방불명!
설마… 거짓말이겠지!’
나는 멍하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앗, 전화다…” 엄마였다.

- 다카시가 글쎄, 친동야 아저씨(광고판을 메고
동네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따라갔지 뭐니.
곧 갈 테니까 유이치, 혼자 있어도 괜찮지?
형이니까.

또 그 소리.
하지만, 웬일인지 화가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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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학습 때 들고 갈 간식을 먹어 버린 다카시.
내가 아끼는 우표를 서랍장에 붙여 놓은 다카시.
하지만 다카시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장난을 하는 것뿐이다.

욕조 안에서, 히죽 웃던
다카시의 얼굴이 떠올랐다.
역시 얄미운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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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아, 라는 말.
개인적으로 참 정겹습니다.

둘째는 하루에도 몇 번씩 ‘형아’를 외치죠.
– 형아, 노올자~
– 형아, 언제와?
– 하지마, 형아.
– 이게 뭐야, 형아?

첫째는 그런 동생을
가끔 귀찮다고 외면하고,
시끄럽다며 무시하고,
기분 좋으면 친절하게 대답하고,
짜증나면 때립니다.

하지만 밖에 나가면 달라지지요.
나서기대장 동생보다 힘도, 깡도 부족하지만
누군가 동생을 밀거나, 혼자 놀다가 넘어지면
얼른 뛰어가 동생손을 잡고 엄마에게 옵니다.

좋지만 귀찮고, 싫지만 신경쓰이는 형제사이.
어른이 되어서도
서로의 호칭이 변함없었으면 합니다.

“우리 형아~!”
“내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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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어떤 할머니가 산 밑에서 팥을 심고 있는데,
뒤에서 ‘어흥’하는 소리가 나.
뒤를 돌아다보니까
황소만한 호랑이가 내려다보고 있잖아.

“할멈 잡아먹으러 왔다.”
하고 호랑이가 입을 쫙 벌려.
“팥농사 다 지어서
팥죽 쑤어먹을 때까지만 기다려 다오.”
그러니까 호랑이가
산 속으로 어슬렁어슬렁 들어가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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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팥죽을
한 솥 가득 쑤어 놓고 훌쩍훌쩍 울지.
그 때 자라가 엉금엉금 기어와.
“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 주지.”

자라는 뚝딱 먹어치우더니
부엌 물항아리 속에 숨었어.

밤톨도, 맷돌도, 쇠똥도,지게도, 멍석이도
“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 주지.”
“팥죽 한 그릇 주면 내 살려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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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호랑이가
할머니를 잡아먹으려고 나타났어.
“아이구, 추워. 아이구, 추워.”
하면서 들어오네.

“추우면 아궁이에 가서 불을 쬐렴.”
할머니가 일러 주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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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호랑이가
아궁이에 쭈그리고 앉았는데,
‘퍽’하고 밤톨이 튀어나오더니
‘탁’하고 호랑이 눈을 때렸어.

이번에는 자라가 호랑이 손을 꽉 물었지.
호랑이가 펄쩍펄쩍 뛰다가
쇠똥을 밟고 ‘쿵’하고 나자빠졌지.
그랬더니
맷돌이 ‘퍽’하고 호랑이 머리 위로 떨어졌어.

그 때, 멍석이
옳다구나 하고 호랑이를 둘둘 말아 버렸어.
그리고 지게가
냉큼 져다가 강물에 풍덩 빠뜨려 버렸지.
팥죽 한 사발씩 먹고 할머니를 살려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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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어떻게 됐냐고?
아직도 저기 재 너머에 살고 계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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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에 일어나니~
허리가 쑤십니다.
팔도 아픕니다.
손마디는 거칠거칠…

먹고 치우고 돌아서면
다시 식사시간 혹은 손님맞이.
고생많으셨어요, 이 시대의 며느님들.

팥죽 할멈을 도와준 존재들처럼
피곤하고 힘들었던 우리 며느리들을
도와줄 존재가 필요합니다.
누구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고생했어. 힘들었지”하는
남편 말한마디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에휴, 근데 우리 남편들은
호랑이처럼 어리석네요.
말 한마디 건네기는 커녕…
“아구구, 나 어깨 좀 주물러줄텨?”

콱, 그냥! 막, 그냥!

그나저나~ 복 많이 받으셨지요?
가족 모두 건강하고
‘나’라서 행복한 한해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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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씨와 아니요 씨를 소개할게요.
둘은 둘도 없는 친구지만,
서로 달라도 너무 달라요.

그래요 씨는
어떤 말에도 “그래, 좋아.”라고 대답하고
아니요 씨는
“아니, 싫어.”라고 대답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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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씨는 아니요 씨를 찾아가서
빵을 먹고 싶지 않냐고 물어요.
“아니, 별로.”
조명등을 하나 갖지 않겠냐고 물어요.
“아니, 별로.”
그럼 자동차를 타고 놀러 가지 않겠냐고 물어요.
“아니, 사양할게.”

그래요 씨는 마음이 서글퍼졌어요.
어쩌면 아니요 씨는
늘 “아니, 싫어.”라는 대답뿐일까요.
아니요 씨는 심지어 수백 가지 말로
“아니요.”를 말할 수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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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씨는
곧장 아니요 씨의 집으로 차를 몰고 가요.
“안녕, 아니요 씨! 같이 놀러 가자고 하면
아니라고 말할 테지?”
“아닌데?”
아니요 씨가 대답해요.

길을 지나던 한 판매원이 멋진 조명등을

하나 사지 않겠냐고 물어요.
그래요 씨는 대답했지요.
“그래, 좋아요!”

날이 어두워졌어요.

어디선가
거대한 악어 한 마리가 엉금엉금 기어와요.
그래요 씨와 아니요 씨를 보더니
둘을 먹어 치워도 되겠냐고 물어요.

늘 그래 왔듯이 그래요 씨는 대답하지요.
“그래,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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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 배 속은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새로 산 조명등을 켜요. 딸깍!

둘은 악어의 입에 조명등을 끼워 넣고
부릉부릉 차를 출발시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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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씨와 아니요 씨가
악어의 목구멍 사이로재빨리 빠져 나와요.
악어가 돌아오라고 씩씩대며 화를 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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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씨가 이번에는 힘껏 소리쳐요.
“아니, 싫어!”

둘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요.
멈추지 않고 씽씽 달려요.

“정말 즐거운 모험이었지?”
그래요 씨가 아니요 씨에게 다정하게 물어요.

아니요 씨는 대답해요.
“그래, 정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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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다
속이 터질 때가 있습니다.

“모르겠어”라는 말로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숨길 때입니다.

정말 싫어서 싫은 건지,
좋은데 싫은 척 하는 건지.
진짜 안 아픈지,
아픈데 안 아픈 척 하는 건지.

“모르겠어”가 정말 모르겠는 건지,
아는데도 귀찮아서 모르겠다고 하는 건지.
아이의 솔직한 마음을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참고 참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 하지요.

“엄마는 네가 어떻든 상관없어.
네가 좋으면 엄마도 좋아.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 해줄래?”

아이의 대답은, “모르겠다니깐, 나도.”
그 때부터의 엄마 마음은… 흠흠.

그래요,
모르겠다는 아이의 말이 답일 수도 있지요.

아니요,
정작 엄마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요.
아이의 마음이 아니라
엄마가 듣고 싶은 대답을 하지 않아서,
엄마도 모르기 때문에 아이를 닥달하는 지도요.

흐~흡! 심호흡을 해봅니다.

아이와의 소통을 위해
이분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정말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시간에 쫓겨, 상황에 쫓겨
“네” 혹은 “아니요”의 대답을
강요하진 않는지돌아봅니다.

p.s. 요즘 첫째가 어린이집 졸업을 해서
종일 함께 있어서 좋지만 솔직히…
한편으로는 힘든 점도 없잖아 있네요.

그래요, 힘들어요. 아, 아니요!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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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어느 작은 성에 작은 공주가 살았어.
어느 밤, 공주는 무시무시한 소리에 잠이 깼어.
공주는 겁이 나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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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 성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어.
아무도 어젯밤 일을 이야기하지 않았지.
공주는 무척 궁금했지만,
모르는 척 아침을 먹었어.

공주가 혼자서 블록쌓기를 하고 있을 때였어.
등 뒤에서 “꽝!”하고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어.
저쪽에서도 “꽝!”하는 소리가 들려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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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가 우유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창 밖에서 뜨거운 불덩이가 날아왔어!

꼬마 용이야!
꼬마 용이 씩씩거리며 날아들었어.
꼬마 용은 불을 마구 내뿜고, 데굴데굴 구르고,
발을 탕탕 굴러 댔어.
“하지 마. 하지 말란 말이야. 도대체 왜 그래?”
공주가 울상이 되어 물었어.

“뭐 어때?
우리 엄마 아빠도 날마다 이렇게 화내는데.
모르는 척했지만, 나도 무지무지 화가 나.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다고!”
꼬마 용이 소리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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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어!
탑 안으로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웠어.
“왕자님이다!”
작은 새가 반갑게 소리쳤어.그런데…

“나 오늘부터 여기에서 살 거야!
우리 엄마 아빠가 이제 같이 못 살겠대.
엄마 아빠가 헤어지면… 난 어떡하지?”
왕자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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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사실은 나도 그래.
엄마 아빠는 내가 아무 것도 모르는 줄 알지만,
나도 다 안단 말이야.”
공주도 울먹이기 시작했어.

그러자 모두들 참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어.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멀리멀리 세상 끝까지 울려 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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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에 엄마 아빠들이
싸움을 멈추고 바람처럼 달려왔어.
아이들은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갔어.
공주는 어떻게 됐냐고?
당연히 왕과 왕비를 따라서 성으로 돌아갔지.

공주는 밤새도록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지.
아마 다른 친구들도 그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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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절대! 제 얘긴 아니구요^^
지인의 이야기입니다.

12층에 사는 아이둘 엄마.
어느 날 외출하러 엘레베이터를 탔답니다.
그런데 속이 거북해진 엄마가 뽀오옹~!
엘레베이터에 아이들밖에 없었으니
마음놓고 방귀를 뀌었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9층에서 한 젊은 피자배달원이 탄 겁니다.

“엄마, 이상한 냄새가 나.”
“어어~ 피자 냄새야. 피자배달 형아가
피자가 들어있던 가방을 갖고 타서 그래.”
“아닌데.. 이거 피자냄새 아닌데.
방귀 냄새 같은데?”

“무, 무슨~ (둘째에게) 너 방귀 뀌었어?”
“엄마, 괜찮아. 창피해서 그래?
방귀 뀌는 건 나쁜거 아니라고 엄마가 그랬잖아.
잘 했어, 엄마.”
“…”

그 엄마는 다른 곳으로 이사할 때까지
특정 브랜드 피자는 절대 주문시켜 먹지
못했다는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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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가끔씩

새벽에 눈을 뜨면

다른 방에서 자던 아이가
내 얼굴을 베고
잠들어 있을 때가 있다.

난 그게 눈물 난다.

내가 거대하고
흉한 괴물이어도
이렇게 잠들어 줄 것 같아서.

아비라서.

우리가 클 수록
아빠는 더
힘들어 지시겠죠?

토닥토닥

아니, 더 시원해지겠지.

안녕하루 중에서/하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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